농민을 위한 새 청사 건립 통해 100년의 미래를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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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을 위한 새 청사 건립 통해 100년의 미래를 준비
  • 양성빈 본부장
  • 승인 2010.09.08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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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농법을 이용한 ‘해평 흑두루미 쌀’ 경북우수브랜드로 자리 잡다

새로운 농법 개발, 신기술, 농협 조합원들의 삶의 질 향상에 온 힘을 기울이면서 ‘미래를 내다보는 것이 곧 농촌 발전의 지름길’이라는 생각으로 해평 흑두루미 쌀을 경북우수브랜드화 시키고 조합원들과 함께 노력하고 땀 흘려 새로운 청사 건립을 통해 100년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구미 해평농업협동조합(www.nonghyup.com)의 최서호 조합장을 만나보았다.

금오산과 냉산 아래 영남의 젖줄인 낙동강 유역에 위치해 있어 토질이 비옥하고 농업용 용수가 풍부해 깨끗하고 잘 보존된 자연환경과 천연기념물 228호인 흑두루미의 도래지로 구미시민의 휴식처로 각광받고 있는 전원 농촌지역의 해평면에 2010년 4월 심혈을 기울인 신축사옥 준공 및 하나로마트 개점을 통해 지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킨 해평농업협동조합.

 

새 청사는 한눈에 들어오는 위치에 세워져 이용하기 편해지면서 지역 홍보와 내수 경기에 새로운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총 29억 원을 투자해 3,411㎡ 대지에 472㎡의 1층 금융영업장, 473㎡ 넓이의 2층 소회의실, 498㎡의 3층 대회의실 외에도 424㎡ 상당의 하나로마트를 갖춘 총 2,345㎡ 넓이의 신축사옥은 외곽으로 이동하는 운전자들의 눈에도 쉽게 띄는 자리에 위치해 있다. 지리적 위치상 이점 때문에 주로 구미, 김천 쪽으로 다니던 사람들의 발길을 끌고 일손이 바쁜 농민들도 시간을 아끼고 편의를 제공받을 수 있어 농협 내 마트의 이용률도 배 이상으로 늘어나는 추세. 여기에는 도시화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거시적 시선으로 장래를 내다보고 항상 조합원과 함께 뛰는 해평농협 최 조합장의 결단이 있었다.

신기술과 농법 도입 등으로 지역경쟁력 키워
남다른 결단력과 추진력으로 정평이 난 최 조합장에 대한 지역민의 신뢰는 경력에서 드러난다. 8대, 9대, 11대, 12대 조합장으로 선출된 그는 지난해 13대 해평농협 조합장에 선출되었다.
“저도 농촌 출신입니다. 어려웠던 시절 굶어보기도 했고 본인보다 자식부터 먹이려 희생한 옛날 부모님들을 직접 겪으면서 자랐지요. 그래서 항상 ‘농촌을 잘 살게 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많은 생각과 연구를 하는데, 경험에서부터 그런 마음이 우러나 농촌 발전에 이바지하게 되어 이러한 과정을 거쳐 온 것 같습니다.”

 

5선에 13대 조합장이라는 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것은 미곡처리장과 지속적인 고정자산 투자 등 거시적 시선으로 미래를 내다보고 실행한 덕분이다. 예로부터 낙동강 주변에 위치한 해평은 지리적 특성상 오래 전부터 쌀농사가 발달해왔지만 장마나 쌀값 폭락 때면 애로 사항이 많아지곤 했다. 최 조합장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선 무렵에는 친환경 농법과 고급화 전략, 다방면 판로 개척 등 새 전략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최 조합장은 “많이 알려진 우렁이 농법 외에도 쌀겨를 이용하는 친환경 농법을 도입했습니다. 미곡 과정에서 나오는 쌀의 왕겨를 벗긴 쌀겨를 펠렛으로 만들어 뿌리는 거지요. 그러면 쌀겨의 기름기가 물 위에 떠 그늘을 만들어 잡초가 자라나는 것을 막아주고 땅에 스며들어 기름지게 만들어 기름지고 맛있는 쌀을 생산하게 되었습니다”고 말했다.

또한 30년 넘게 해평농협에 몸담고 있는 황치현 상무는 “처음 시행 시 새로운 농법에 대한 농민들의 우려와 반발이 많아 최 조합장이 직접 논에 나가 농사일을 도와 농법을 지도하는 등 몸을 아끼지 않고 조합직원들과 농민들이 함께 노력한 결과 쌀겨를 이용한 친환경농법이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라며 최 조합장의 솔선수범을 통한 지도력이 조합원들의 협조와 참여를 높였다고 말했다.

최 조합장의 이런 계획들은 그저 탁상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그는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기 위해 직접 각지를 다니며 많은 정보를 조달해오고 1995년에는 해평에 미곡종합처리장을 건립하는 등 신기술과 농법을 도입하는 등 직접 연구하고 나아가야할 방향을 모색해왔다.
이런 노력이 결실을 보기까지 넘어야할 문제도 많았다. 처음 미곡종합처리장과 우렁이 농법을 도입했을 때 조합원들은 낯선 농법에 불신감을 보였던 것이다.

 

그러나 타고난 강단을 가진 최 조합장은 좌절하는 대신 ‘언젠가는 해야 할 일’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직접 농사에 뛰어들어 손수 우렁이 단지의 풀까지 뽑아주며 농민들을 설득했다. 쌀겨 농법을 시작했을 때도 처음에는 시행착오 때문에 원망도 들었으나 우렁이 농법 단지와 쌀겨 농법 단지를 나란히 두고 어느 쪽이 성과가 좋은지 비교하는 등 발 벗고 뛰어다닌 결과는 점차 실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2003년 양곡 부문 대통령 표창 수상, 2005년에는 해평 흑두루미 쌀이 경북대 장수생활과학연구소 주관 ‘경북 대표 우수 브랜드 쌀’로 3년 연속 선정되고 코엑스에서 열린 쌀 전시회에까지 진출, 홈쇼핑, 서울 최대의 음식점까지 정복한 것이다. 그 밖에도 맛, 미관, DNA 분석 평가 등에서도 1위를 휩쓸었다.
최 조합장의 지휘 아래 농협이 나서서 품질 개선은 물론 시식을 주관하는 등 적극적 홍보에 이르기까지 쏟은 노력이 결실을 맺은 순간이었다.

영남 쌀이 서울을 뚫기까지
최 조합장은 농법뿐 아니라 판매 경로와 홍보에도 주의 깊게 눈을 돌렸다. 나날이 넓어지는 시장 안에서 다른 지역 특산 쌀과 경쟁해야 하는 해평 흑두루미 쌀을 알리기 위해 고심하던 최 조합장은 ‘저가부터 찾는 소비자 성향’을 역으로 이용하기 시작했다. 해평 흑두루미 쌀의 ‘고급화 전략’을 실행한 것이다. 해평쌀이 원래 고급이기 때문에 그만큼 비싸다는 인식을 심어주고 예전부터 어려운 경로였던 대형 마트에도 직접 찾아가 해평 쌀을 마트에 진출시켰다. 대형 마트 점주들이 감사를 나올 때도 친환경 농법과 농사 과정을 직접 보여주며 이미지를 개선시켜 인정을 받았다. 최 조합장은 실제 소비자층을 공략해야한다는 사실을 꿰뚫고 식당, 병원, 학교 등에도 납품해 뛰어난 품질을 인정받아 해평 흑두루미 쌀의 위상을 높였다. 실제적 홍보 뿐 아니라 소비자 심리의 ‘블루 오션’까지 공략해 성공을 거둔 좋은 예가 아닐 수 없다.

 

 

해평은 예전부터 쌀 외에도 땅콩 산지로 유명한 고장이다. 현재는 수박과 무 등 김장 채소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쌀 외에도 이 해평 특산물들의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최 조합장은 다시 나서서 서울의 유명 백화점을 직접 찾아가 연계하는데 성공했고 백화점 측이 인건비, 운송비, 포장, 홍보에 이르기까지 부담하여 ‘농민과의 상생’이라는 이미지로 재탄생하는 계기로 만들기도 했다.

 

최 조합장은 항상 현재에 안주하지 않는다. 아직도 미래를 내다보고 있는 그는 해평 흑두루미 쌀의 고급화와 발전을 위해 다방면으로 연구하면서 노력을 쏟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농촌 이미지 개선 문제와 장래 소비자층을 공략하고 주식인 쌀의 역사를 알리고 쌀의 중요성을 인식, 교육하기 위하여 ‘쌀이 쌀 나무에서 열린다’고 알고 있을 정도로 농촌에 대한 인식이 열악한 청소년을 대상으로 교육과 체험을 통해 미래의 소비자층이 될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친환경 농법 체험,농사 과정을 보여주는 영상물 제작 및 상영, RPC공장 견학 등 특히 자라나는 청소년의 식생활과 영양을 책임지는 영양사를 초빙하여 친환경농법으로 생산되는 쌀의 우수성과 안전성을 알리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하여 쌀 DNA 분석 등 해평 흑두루미 쌀의 고급화를 과학적으로 뒷받침할 ‘쌀 연구소’를 올해 10~11월 사이 완공 개설 준비 중에 있다.

발로 뛰어 얻은 농민의 신뢰
황치현 해평농협 상무는 “곁에서 16년을 같이 지도업무를 추진해 왔지만 여태 잡음 없이 여기까지 온 걸 보면서 우리 조합장님은 참 인복이 있는 분이라고 느낄 때가 많습니다. 인맥도 넓고 농협 직원들, 조합원들도 어렵지 않게 다가갈 수 있는 분이라 길에서 만나면 조합원들이 전기세가 많이 나왔다는 등 온갖 이야기와 소소한 하소연들을 다 할 정도로 조합원들과의 관계가 돈독하신 분이십니다”라고 하며 직원의 한사람으로서 옆에서 볼 때 열정과 조합 직원으로서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최 조합장이 우선으로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농협의 주인’인 지역민들의 편의이다. 그래서 해평농협에서는 가정의 달, 보훈의 달 등 의미 있는 달마다 지역민들과 모임을 갖는다. 2009년 5월 해평면 관내 각 영농회 경로당에 건강 증진 복지를 위한 3,750만 원 상당의 안마기 25대 등을 지원, 고령 농업인들에게 카네이션을 달아드리는 행사를 가졌고 올해 어버이날 전날인 5월7일에도 총 25대의 안마기 등 3,550만 원 상당을 지원했다. 그 외에도 경로당에 운동기구 등을 설치하는 등 농촌 고령화에 따른 고령 농업인의 삶의 질 향상과 노후 복지 증진을 목표로 하고 있다. 6월 보훈의 달에는 국가 유공자들과 가족들을 초대해 간담회를 가져 보훈처장·구미시장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지역민들의 의식 향상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해평농협은 추석에는 조합원들에게 2만 원권, 설에는 6만 원권 상품권을 지급하고 주민세 대납 등으로 그들이 농협의 주인임을 인식시키고 있다. 미래를 내다보고 준비하는 냉철한 시각과 별도로, 권위주의 대신 농민들과 직접 부대끼며 생활하고 체험하는 최 조합장에 대한 농민들의 신뢰감과 친근감이 두터운 것은 당연한 일이다.

 

농촌의 발전, 농협의 주인은 조합원들이라는 의식을 바탕으로 청사 앞에는 1,830명이 넘는 조합원들의 이름이 새겨진 기념비가 서 있다. 최 조합장은 “이 청사는 조합원들의 힘으로 지은 건물입니다.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공간으로, 100년 후까지 갈 수 있는 건물을 지었고 장차 대비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는 것에 따라 미래가 달라집니다. 멀리 보고 생각하고 토론하면서 지역민들에게 가까이 가는 겁니다. 단순히 농협 업무를 넘어서 우리 해평면과 면민 전체가 잘 살기 위해, 농협 조합원들과 함께 앞으로의 농협의 역할에 대해 의식을 가지고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
해평농협의 최 조합장의 열정과 직원들의 적극적인 노력이 조합원들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나아가 농업의 경쟁력이 국가의 미래를 탄탄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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