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다가오는 정월대보름을 맞아 마을 안녕과 번영 기원하는 고유의 민속행사 3개가 함양에서 열려 산업화·도시화 영향으로 명맥이 단절된 현대사회에서 모처럼 전통문화를 만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2일 함양군에 따르면 정월대보름 나흘전인 7일 오전 10시 서하면 봉전리 화림동 거연정 일원에서 마을의 안녕과 평안을 위해 용왕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용신제(龍神祭)가 열린다.

용왕제로도 불리는 용신제는 예부터 이곳 일대 주민들이 음력 정월 대보름날 물가로 나가 용왕신에게 가정의 행운과 장수·풍요를 비는 풍속으로, 현대사회 들어 명맥이 끊어진 상태였으나 군이 조상의 문화와 정신을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2015년 다시 개최하기 시작해 올해로 3년째 열리고 있다.

이어 11일 오후 2시에는 함양읍 학사루 느티나무 당산제와 서하면 운곡리 은행나무 고사제가 각각 진행된다.

천연기념물(제407호)로 지정된 학사루 느티나무는 조선 대표 성리학자 점필재 김종직 선생이 함양 군수(1471~1474)재직 시 학사루 앞에 심었다고 전해지며, 수령 약 600년·높이 22.2m·둘레 7.25m에 달하는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느티나무로 손꼽힌다.

느티나무 당산제는 사라져가는 전통 민속행사로 대한노인회 함양지부에서 2009년부터 문화재청의 지원을 받아 정월 대보름날 당산제를 재현해오고 있다.

또한, 수령 800년의 마을 상징목 운곡리 은행나무는 높이 30m·둘레 9.5m로 모습이 매우 아름답고 균형잡혀 있으며, 이곳에서 마을주민들은 해마다 정성을 다해 고사를 지내며 마을 안녕을 기원해왔다.

군관계자는 “문화재청이 2003년부터 천연기념물과 명승을 대상으로 한 당산제, 산신제 등을 지원해온 덕분에 군에서도 주민들의 결속력을 다지는 마을 고유의 민속신앙을 계승할 수 있었다”며 “많은 군민과 관광객이 행사장으로 찾아와 소중한 우리문화유산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교육·체험·문화의 장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