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 발언 일파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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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 발언 일파만파
  • 정대근 기자
  • 승인 2010.08.16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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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前 대통령 차명계좌 발견으로 서거?”

“차명계좌 때문에 노 前 대통령 서거”…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 발언 일파만파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의 노무현 前 대통령 서거 관련 언급과 천안함 유족 비하 등 부적절한 발언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과 조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한나라당마저 “조 후보자를 비호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노 前 대통령 측 인사인 이해찬, 한명숙 前 총리도 15일 노무현재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이 된 전직 대통령과 유족들의 명예를 정면으로 훼손하는 패륜적 망언이며 이에 대한 법적, 정치적 책임을 묻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안함 유가족 역시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조 후보자의 공개사과와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했다.

이에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본인이 결자해지 차원에서 진심으로 사과해야 하겠지만, 경찰청장으로서의 인식과 직무수행과 직결되는 문제로 연결시킬 필요까지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당장 사퇴시키지는 않겠지만, 여론의 흐름을 살펴본 뒤 거취문제에 대해 결론을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파문은 조 후보자가 서울청장으로 있던 지난 3월, 경찰 지휘관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시작됐다. 이 자리에서 그는 “노 前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은 거액의 차명계좌가 발견됐기 때문이다”고 말했고, 이어 천안함 유족을 겨냥한 듯 “(천안함 유족)이 동물처럼 울고불고 과민, 격한 반응을 보이는 것을 언론에서 보도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조현오 후보자 조폭과도 연계됐다는 제보 있어”
한편 조 후보자와 관련된 추가 의혹도 속속 터져나오고 있다.
15일 민주당 지도부가 참석한 기자간담회에서 백원우 행안위 간사는 “위장전입, 항명파문, 양천서 고문사건 등 경찰청장 후보자로서 자격을 상실한 인물”이며, “모 재벌 회장이 자식 폭행사건 뒤에 싸움에 개입해 조폭을 동원한 린치 사건이 있었다는데, 그때 동원된 조폭이 조 후보자와 연루되어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맑혔다. 민주당은 현재 이에 대한 조사를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백 간사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조 후보자에게 대해 민형사상 책을 반드시 물을 것”이라며 “민생치안에 땀 흘리는 15만 경찰들을 더 이상 욕 먹이지 말고 하루속히 자진 사퇴하라”고 주문했다.

노무현 前 대통령 차명계좌…檢, “사실무근”
한편, 조 후보자가 발언한 노 前 대통령 서거 정황과 관련해 그 진위 여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5일, 검찰은 “차명계좌와 관련된 발언은 사실무근”이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다. 당시 대검 수사기획관 역시 여러 차례 언론브리핑을 통해 “노무현 前 대통령이나 권양숙 여사에 대해 계좌추적을 가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대검 대변인은 “당시 경기경찰청장이던 분이 대건 중수부 수사내용을 어떻게 알 수 있겠느냐”며 “검찰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대응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당시 노 前 대통령 가족은 박연차 前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총 640만 달러의 뇌물을 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었다. 500만 달러는 아들 건호 씨와 조카사위 연철호 씨가, 100만 달러는 권양숙 여사가, 40만 달러는 딸 정연 씨가 받았다는 게 당시 검찰이 발표한 수사결과였다.

노 前 대통령이 직접 받은 건 아니지만, 검찰은 여러 정황과 박 前 회장의 진술을 들어 포괄적 뇌물수수죄를 적용하려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지난해 4월30일 노 前 대통령은 검찰 소환조사를 받았고, 다음 달 23일 스스로 목숨을 끊어 서거했다. 이후 검찰은 ‘공소원 없음’ 처분으로 수사를 종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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