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여정에 의욕을 불어넣는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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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여정에 의욕을 불어넣는 가이드
  • 공동취재단
  • 승인 2010.08.12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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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이’의 숭고함과 ‘-쟁이’의 경이로움을 모두 가진 이 사람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사람은 대개 ‘-장이’나 ‘-쟁이’ 중 하나에 속했다. 적어도 지금까지 만나본 사람들은 그랬다. 하지만 한국재무설계 이수옥 FP의 경우 장시간의 인터뷰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가진 능력의 근원을 밝혀내는 일이 쉽지 않았다.
한국재무설계의 한결같은 FP, 한 시라도 자기계발을 위해 책을 놓지 않는 학습광, 지천명(知天命)의 나이임에도 경영학과의 인사조직을 전공하였으며 ‘인간관계’의 심오한 원론에 대해 탐구하는 열정가, 은퇴 후 남편과 함께 하고 싶은 일이 있어 바리스타 자격증 공부를 시작했다는 로맨티스트, 군인인 남편을 내조하며, 두 딸을 당당한 사회인으로 성장시킨 삶의 원칙과 소신이 있는. 어쩌면 이 치열하고 부지런하며, 유능한 한 인간의 실체를 밝혀내겠다는 생각 자체가 욕심이요, 오만이었는지 모르겠다. 그나마 뚜렷하게 드러나는 FP로서의 삶을 정리해 볼 수 있다는 것 정도가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더욱 넓고 깊어지기
이수옥 FP의 지난 20년은 고스란히 ‘-장이’로 수렴되고 있었다.
지역농협에서 13년 동안 근무한 바 있고, 메트라이프생명을 거쳐 지금의 한국재무설계로 옮긴 지는 이제 겨우 3년. 사회의 인지도나 수입면에서 이전의 직장이 더욱 안정적이고 풍요로웠다. 하지만 그녀는 앞선 17년의 세월은 최근의 3년을 위해 준비해 온 시간이었노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또한 그 오랜 세월 동안 이어온 준비는 “더욱 높아지기 위함”이 아니라, “더욱 넓고 깊어지기 위함”이었노라고 덧붙였다.
“농협생활을 마무리하고, 이 분야로 전직하겠다고 사직을 결심 했을 때 많은 분들이 안타까워 하셨습니다. 그대로만 있어도 안정적인 생활이 보장된다고 생각했었으니까요. 하지만 당시에 제게 간절했던 건 현재의 안정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미래지향적이며 가치있고 의미있는 일은 없을까 생각하며 준비하고 결정했던 것입니다.”
물론 당시에도 한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기여도에 대해 생각하며 일하였고,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자기발전을 위한 준비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하지만 운명처럼 자신을 끌어당겼던 재무설계 분야를 상담할 땐 자신이 속해 있는 브랜드와 상품에 한정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한 제한이 자신의 한계로 다가왔다고 했다. 그 한계는 능력의 결핍이 아니라,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의 협소함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좀 더 객관적인 정보와 분석을 토대로 한 금융의 영역에 치중되지 않으며,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시스템을 찾기 시작했죠. 그리고 재무설계에 대해 보다 전문적이고 본격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이곳을 찾아냈던 것입니다.”
어차피 더 편해지려고 선택한 길이 아니었으므로, 이미 얼마간의 고난과 시련은 단단히 각오한 터였다. 하지만 차근차근 밟아왔던 17년의 준비기간을 본격적으로 펼쳐내는 데는 녹록치 않은 어려움이 뒤따랐다. 이 FP는 서울 태생이지만 대부분의 기간을 지방에서 활동했던 까닭에 고객을 확보하고, 시장을 개척하는 일은 거의 다시 시작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또한 국내에서 재무설계는 아직 생소한 분야였던 까닭에 ‘자산관리를 위한 재테크 또는 상품판매를 위한 수단 등’으로 인식되어 있는 고객들의 생각을 바꾸는 것도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세월은 ‘-장이’에게 내공을 남긴다
‘-장이’에게 있어서 세월은 곧 내공이 된다. 그리고 이 FP는 생존 자체가 곧 실력으로 인정받는 이 치열하고 신산스러운 업계에서 자그마치 20여 년을 버텨온 사람이었다. 그러한 내공 덕분에 새로운 공간 속에서 둥지를 트는 데 채 1년의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지금은 지방고객보다 서울고객이 더 늘어난 상태고, 기존고객으로부터 소개 받았다는 고객의 전화가 걸려올 정도로 재무설계의 저변을 확대시키기도 했다.

“이 일은 고객만을 위한 봉사도 아니고 FP만을 위해 고객에게 민폐를 끼치는 일은 더욱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고객과 FP가 합리적으로 소통하는 가운데 서로의 이익을 배가시키는 Win-Win전략의 정수라 할 수 있거든요. 하지만 2% 정도는 항상 먼저 고객을 위해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얼핏 2%는 적은 비율처럼 보이겠지만, 그 여백이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고객과 저희를 이끌어 주는 강력한 동력이 되어 준답니다.”
그녀를 구성하고 있는 99%의 성분인 자신감에는 거품이 없어 보였다. 그만큼 단단하다는 이야기다. 항상 기준과 원칙을 가지고 고객과 상담하는 그녀의 업무원칙도 그러한 단단함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무리수를 두는 계약은 진행하지 않습니다. 큰 성과보다는 고객이 놓칠 수 있는 부분을 섬세하게 챙기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고객의 유동성이나 수익성, 목표기간 등 고려해야 할 점이 꽤 많거든요.”
그렇다고 이 FP가 수익성이나 절세에 대해 소홀히 여기는 것은 아니다. 다만, ‘고객이 진정 원하는 삶이 어떤 것인가’라는 화두를 두고, 고객의 삶 속에 녹아 있는 감성까지 읽어낼 수 있도록 마음을 쓴다는 뜻이었다. 이 FP 자신은 ‘촌스러움’이라는 단어를 썼지만, 어려운 전문용어를 친근한 생활용어만으로 깊이 있는 이해와 분석을 해내는 그녀만의 독특한 능력은 한 차원을 초월한 ‘세련됨’으로 여겨졌다.

심오한 ‘인간관계’에 대한 접근
‘재무설계사’란 직업에 세월이 더해질수록 의미가 깊어진다”는 이수옥 FP. 그녀는 요즘 심리상담을 겸비한 재무설계를 준비하고 있다. 결국 이 일이 사람 속에서 사람과 함께 빚어가야 하는 것이라서, 인간과 관계에 관한 더욱 깊이 있는 탐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영학을 공부했던 이 FP는 인사조직을 전공하며 이미 이에 대해 깊이 있는 고민을 시작한 바 있었다.
“지식의 함정이라고 할까요. 얼마 안 살았지만 그 동안의 시행착오, 또 그와 관련된 전공논문도 썼지만, 사람의 관계에 대한 명쾌한 해답은 없는 것 같아요. 결국 그 문제들은 각 사람의 몫으로 남아 스스로 고민하고 순리대로 해결해야 될 것 같아요.”
이 FP는 공부와 고민이 더해질수록 그 심오하기 이를 데 없는 ‘인간’에 대해 조금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을 거라며 설레어 했다. 그리고 그에 가까워질수록 그녀 역시 기술적인 재무설계사가 아니라, 인생의 진정한 가이드로서 고객의 삶에 의욕과 희망을 불어넣어 줄 수 있을 것이라며, 잔잔한 미소를 보여주었다.
일이 곧 그녀의 삶인 듯 했다. 그리고 고스란히 ‘-장이’의 세월로 이어왔다. 하지만 그것은 20여 년 전에 시작된 것이 아니었다. 어쩌면 이수옥 FP가 이 세상에 올 때부터 지니고 온 ‘-쟁이’의 속성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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