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고양이의 명랑 발랄한 ‘지겨운 재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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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고양이의 명랑 발랄한 ‘지겨운 재테크’
  • 공동취재단
  • 승인 2010.08.11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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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좋게 꾸려가는 젊은 재무설계 철학

하나도 지겹지 않은 ‘지겨운 재테크’
모니터를 깨물고 싶을 정도로 귀여운 개와 고양이가 천연덕스러운 말투로 금융정보와 재테크 테크닉을 전파하고 있었다. 물론 조금도 지겹지 않았고, 오히려 두 장난꾸러기의 이야기를 읽어가다 보니 인터넷 창을 닫기가 쉽지 않을 정도로 중독성이 몰려온다. 이 블로그가 개설된지 한 달 만에 일일 방문자 1,000명을 돌파한 것도 바로 이러한 재기발랄함 덕분이었다.

수준급의 그림체와 치밀한 구성만 보면 프로 카툰작가가 운영하는 것 같지만, 뜻밖에도 이 블로그의 주인은 현직 금융업 종사자들이다. 이들은 카툰에서 등장하는 캐릭터인 오성과 한음이라는 닉네임을 사이좋게 나눠가진 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들며 금융정보 전도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었다. 둘은 메트라이프생명에서 일하고 있는 오성 박기훈, 한음 이미연 파이낸싱 컨설턴트(이하 FSR)였다.
“인터넷을 뒤져보면 금융정보가 홍수를 이룹니다. 하지만 잘못됐거나 낡은 정보가 너무 많더군요. 이에 대한 길잡이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아이디어를 먼저 제안한 것은 한음 이미연 FSR였다. 현장에서 고객상담을 하는 동안 세간에 퍼져있는 오래된 정보들을 확인하게 되면서 이러한 블로그를 떠올렸다고 한다. 좀 더 기능이 좋은 인터넷카페나 클럽이 아닌 블로그를 선택한 것도 네티즌들이 보다 손쉽게 정보에 접근하고, 정보검색이 잘 되도록 배려한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이 FSR은 카툰의 이야기 구성을 담당하고 있다.
“어느 업체에서 카툰을 공급받느냐고 물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크게 외치고 싶습니다. 저희가 주말을 다 바쳐 직접 그려내는 것들입니다.”
카툰을 그리는 것은 박기훈 FSR의 몫이었다. 학생 시절 한동안 그림공부를 했던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두 사람은 블로그를 개설한 이후 주말 중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이곳에 쏟아 넣는다. 힘들거나 지치지 않느냐는 물음에 “하루하루 방문자가 늘어가는 걸 바라보고 있으니, 힘든 줄 모르겠다”며 주먹을 불끈 쥐어 보였다. 또한 “조만간에는 일일 방문자 2,000명도 가뿐할 것 같다”며 설렘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열정이 만들어 낸 예리한 분석과 전망들
이렇듯 재기발랄함으로 가득 찬 카툰만 보고, 그들이 제공하는 정보가 가벼울 것이라 생각했다면 그것은 오산이다. 또한 업계 최연소 FSR인 이들의 나이만 보고, 정보 분석의 깊이와 품격을 의심했다면 그것은 더욱 큰 오산이다.

미술품 옥션에서 VIP 전문 큐레이터로 활동했던 이미연 FSR과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며 파이낸싱 컨설턴트로서 역량을 쌓아온 박기훈 FSR. 이 두 사람이 상시적으로 의견을 교환하며 만들어낸 시장전망과 분석정보는 예리하면서도 치밀했다. “저희가 가장 비중을 두는 분야는 은퇴자금설계입니다. 한국경제를 이끌었던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 되면 이들의 노후생활재원을 설계하는 일이 자산관리 시장의 최대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입니다.”
자본시장통합법 시행과 그 해 12월 발생한 증시 급랭사태를 본 후 자산관리의 시작은 보장자산 확보에서 출발한다는 점을 깨닫고 이직을 결심했다는 이미연 FSR, 그녀가 주목했던 것은 나날이 증가하는 노령인구에 비해 생산가능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줄고 있다는 것. 그리고 2047년 고갈이 예상되는 국민연금이 미래노령인구의 연금재원을 빌려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국민연금만으로는 안정적인 노후보장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런 점에서 그녀가 ‘은퇴자금설계’ 분야에 집중하게 된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우리나라에서 은퇴를 앞두고 있는 40~50대들의 전체 자산 중 85% 이상은 부동산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개인 채무를 제외하고 나면 대부분 7천만 원대 이하의 현금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죠. 이 정도의 규모로는 은퇴 후 5년 정도의 생활밖에는 보장받을 수 없습니다. 설상가상 부동산시장은 불안정성을 내재한 채 나날이 가치하락을 거듭하는 중입니다. 이에 국내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는 미국의 경우 변액유니버설보험(VUL) 가입률에 비해 변액연금보험(VA) 가입률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박기훈 FSR은 이를 통해 목돈마련보다는 은퇴자금설계 쪽으로 자산관리시장이 이동해나갈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다. 또한 사회적 혼란이 가중되고 자산관리의 필요성이 증대되는 가운데 파이낸셜 컨설턴트의 중요성이 빠르게 부각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고객과 함께 나이 들고픈 젊은 영업철학
컨설턴트는 외로운 직업이다. 개인단위로 핵심 역량을 구성하고 발휘하는 까닭이다. 그 외로움이 그들의 분석과 전망을 더욱 날카롭게 한다. 오랜 벗이자 고교 동창으로 환상적인 멤버십을 구성하고 있는 박기훈, 이미연 FSR은 이러한 날카로움에 젊은이다운 패기와 열정을 더했고, 따뜻함과 재기발랄함을 보탰다.
“저희는 젊습니다. 일할 수 있는 날이 더 많은 까닭에 고객과 함께 나이 들어갈 수 있는 시간도 넉넉한 셈이지요. 그 과정에서 저희의 자산관리와 고객의 자산관리는 동시에 이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 또한 같은 고민, 같은 노력, 같은 행복을 누리게 될 수밖에 없는 조건이지요. 저희가 은퇴할 무렵을 떠올리면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재정적 안정을 도와드린 고객도 수천 명쯤 되겠죠. 그 때 누리게 될 행복 역시 고객과 같을 것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건 참 행복한 일입니다.”
FSR로 이 일을 시작하여 3년간의 경험을 쌓은 이들이 바라보는 세월은, 인생의 노련함이 몸에 밴 여느 선배들 못지않았다. 이들이 쏟아내는 정보와 분석을 들으며 뜻 모를 깊이를 느꼈던 것도 아마 이 때문이 아니었는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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