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관광객 1인당 소나타 3대 수출효과와 맞먹어
동서남북 어디로든 자동차로 한나절이면 닿을 수 있는 좁은 국토, 그나마도 남북으로 분단된 참담한 현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저렴한 자연환경, 이모작이 불가능한 배고픈 들녘, 외세의 침략과 동족상잔의 흔적이 부유(浮游)하는 비극의 역사.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이러한 환경조건만 본다면 아직 세계의 변방에서 수탈과 고통에 허덕이고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올림픽과 월드컵을 개최했고,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에 올라섰다. 그것은 오로지 명석하며, 온순한 우리 민족 고유의 기질과 이를 성실히 발휘한 사람 덕이분이다. 총성 없이 아시아를 점령한 한류 열풍과 세계를 주름잡고 있는 IT강국의 면모도 바로 이러한 '사람의 힘'에서 출발했다. 이는 21세기 신성장동력의 최고봉이라 일컫는 '의료관광'을 준비함에 있어서 자신감을 가져도 좋다는 뜻이기도 하다.
의료관광을 위한 완결형 경영시스템
최근 KMI International(www.internationalkmi.com/한만진 회장/이하 KMII)에 관심과 기대가 집중되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들은 꿈의 치료기라 불리는 양성자 치료기기를 앞세워 세계 의료관광 시장과의 거리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KMII는 예방의학 차원의 고품격 건강검진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국의학연구소(KMI)의 브랜드를 활용해 해외환자 유치사업을 전문적으로 하는 글로벌 헬스케어기관이다.

또한 지난 7월8일에는 한국관광공사, 국립암센터와 함께 ‘2010 양성자 치료 의료관광 상품개발 포럼’을 개최해 우리나라 의료장비와 의료기술을 현황을 살피고, 해외환자 유치를 위한 방향 모색을 주도한 바 있다. 특히 미국, 캐나다 인사들을 비롯해 전미 양성자 치료협회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포럼은 의료강국으로서의 성장잠재력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의 방사선 치료는 암세포를 제거하는 과정에서 주위의 정상세포가 손상될 수 있는 부작용이 있는 반면, 양성자 치료는 정상세포에 큰 손상을 주지 않고 통과하다가 암조직에 도달하는 순간 강한 파괴력을 발휘하고 소멸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치료는 주 5회씩 총 30~40회 연속적으로 이뤄져 8주 정도가 소요되지요.”
KMII 한만진 회장은 어려운 의학용어를 쉽게 풀이해 가며 이러한 양성자 치료의 강점과 특징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만면에 웃음 띤 그의 얼굴이 왠지 낯이 익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설명을 마칠 무렵 비로소 그의 정체를 떠올렸다.
한만진 회장은 LG전자 인사노경팀장(상무)과 중국지주회사 HR팀장(상무), LS산전 경영관리담당(전무)를 역임한 바 있는 현장 출신 경제전문가로 이미 명성이 자자한 인물이다. KMII을 이끌고 있는 현재에도 신노사문화/한중글로벌HR연구소 소장을 비롯해 서울지방노동위 사용자위원, 철도발전자문위원회 인사·노무자문위원, 대한상공회의소 노사인력위원, 민주평화통일 자문회의 서울 서초구 지회장 등 자신이 가진 노동, 경제 분야의 역량을 사회 전반에 발휘하는 중이라고 했다.
의료관광객 1인당 승용차 3대 수출효과

이렇듯 경제전문가로서의 면모가 서려 있는 한 회장이 바라보는 양성자 치료와 관련한 의료관광의 시장성 분석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또한 한 회장은 “마취와 수술, 그리고 통증이 없어 치료 과정 중 환자의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없으므로 가족동반의 장기 체류형 의료관광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환자도 가족과 함께 우리나라의 문화예술과 향토음식을 즐기며 평정심을 유지한 채 치료를 받게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발생하는 수익은 일반 의료관광보다 많은 지출을 발생시키게 되는데, 한 회장은 “양성자 치료 의료관광객 1인당 약 6만 불 정도의 의료비와 체류비를 지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러한 지출은 의료관광국 입장에서 보면 소나타 자동차 3대의 수출효과와 맞먹는 규모다. 또한 KMII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경우 매년 19만 명이 전립선암에 걸리고 있으며 비싼 치료비용(12만 불~16만 불 선)으로 인해 이들 중에서도 약 3% 정도만이 양성자 치료를 선택하고 있다. 이러한 미국시장의 현실을 고려해 볼 때 저렴한 가격으로 치료와 관광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이번 상품에 대한 홍보가 성공할 경우, 오는 2014년까지 1천여 명의 양성자치료 전립선 암 환자를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총 6,000만 달러 규모의 관광수입을 창출할 수 있게 된다는 이야기다.

“모든 질병은 가능한 조기에 발견한 후 우수한 의술과 만나게 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한 회장, 그는 요즘 예방의학차원의 맞춤형 종합건강검진과 척추고관절 수술, 줄기세포관련 치료상품 등 다양한 상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의 의료관광 역사를 쓴다는 소명의식을 가지고 조심스럽지만 당당하게 세계인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의료강국의 국가브랜드를 키워가는 동안 KMII의 미래가치 또한 높아질 것이기에 더욱 신이 나서 일하고 있지요.”
그런데 한 회장이 이어서 밝힌 앞으로의 계획과 비전은 거대한 매출에 관한 것이 아니었다.
“결국엔 사람을 위하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저희가 하는 일이 질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와 가족들에게 희망의 온기를 불어 넣었으면 좋겠습니다. 조금 막연하긴 하지만 이 목표를 위해 부단히 정진할 것이고요.”
이러한 계획과 비전은 이미 그의 말투와 몸가짐에 밴 듯 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잠시 나눈 악수에서 유독 따스함을 느낄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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