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세균 민주당 대표 공식사퇴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2일 비공개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세균 대표가 사퇴를 선언했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정 대표는 “지난 2년 동안 제1야당의 대표를 맡아 활동하하며 두 번의 재보선과 지방선거에서 승리했던 것은 보람 있는 일이었다”며 “이번 재보권 선거에서 아쉬운 결과를 낳게 돼 도의적 책임을 느낀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표는 7.28재보선 직후였던 지난달 30일에도 사퇴의사를 밝힌 바 있지만, 당 지부도부 전체가 동반 사퇴해야 한다는 당내 일부 주장이 제기돼 공식사퇴를 미뤄왔다. 이날 회의에서 박지원 원내대표와 박주선 최고위원이 최고위원 일괄 사퇴를 주장했고, 정 대표와 김민석 최고위원은 정 대표 단독 사퇴 후 대행체제 전환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최고위원들의 동반 사퇴 여부는 이날 밤 9시쯤 최고위원회의를 속개해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 최고위원 동반사퇴 vs 대표직 승계…계파 간 힘겨루기
정 대표가 공식 사퇴했지만, 민주당 내부 혼란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계파 간 핵심 쟁점인 지도부 잔류 문제가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은 탓이다.
당의 안정화가 시급하다는 입장인 주류세력들은 당헌당규에 의거 남은 최구위원 중 최다 득표자인 김민석 최고위원의 대표직 승계를 주장하고 있다.
변화와 쇄신을 주장하는 비주류세력은 현 지도부의 임기만료와 전당대회의 공정한 추진을 내세워 비대위 구성을 주장하며 주류세력과 맞서고 있는 형편이다.
그 동안 민주당은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별도로 선출하는 단일성 지도체제를 유지해 왔다. 선례로 비춰볼 때 당 대표 사퇴 시 최고위원에 의해 대표직을 승계한 사례가 없다. 또한 5명으로 구성됐던 선출직 최고위원 중 송영길, 안희정, 박주선 최고위원이 사퇴 또는 사의표명한 상태이고, 남은 김민석, 김진표 최고위원은 주류세력 인사란 점에서 비주류 측은 전대준비의 공정성을 저해할 여지가 있다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이에 민주당 내 비주류 연합조직인 쇄신연대는 이날 회동 후 성명을 내고 지도부 총사퇴와 비대위 구성을 거듭 촉구했다. 또한 주류세력으로 구성된 지도부가 유지되는 한 전대논의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편 상대적으로 조직력이 미약한 손학규계의 김부겸 의원도 이날 전대준비위 첫 회의에서 “의견수렴 역할을 해야 할 전대위의 통로가 봉쇄되었다”고 주장하며 전대위 부위원장직을 전격 사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전대준비가 본격화 되면, 이러한 계파 간 갈등양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이날 저녁 9시에 속개 예정인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지도부 동반사퇴 여부가 계파갈등 상황의 완화 또는 악화를 결정짓는 1차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