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모인 곳이 곧 숲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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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모인 곳이 곧 숲입니다”
  • 임영근 기자
  • 승인 2010.07.1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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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살이로 생명연장의 꿈 실현하는 ‘작지만 단단한 기업’

“세상은 아직 크고, 높은 것에 더욱 관심이 많은 듯합니다”

(주)미슬바이오텍(이하 미슬바이오텍) 김종배 대표는 서운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 채 입을 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얼마나 크고 높게 성장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때, 그는 “얼마나 넓고 깊게 파고들 것인가?”에 열정을 쏟아온 사람이었다. 그가 지난 20여 년의 세월 동안 넓고, 깊게 파고 든 것은 반기생식물인 겨우살이(Mistletoe)였다.
미슬바이오텍은 겨우살이를 활용한 우량기술로 암, 당뇨 등 현대의학의 난제를 풀어갈 신약을 개발하는 바이오벤처기업이다. 지난 2000년 1월, 한동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들이 설립한 회사이며, 김 대표 역시 그 대학의 교수이기도 하다.
미슬바이오텍과 김 대표가 주목한 것은 겨우살이가 가진 생리활성화 기능이었다. 이를 인체에 적용한 각종 기능성 식품, 화장품, 샴푸 등을 개발·생산해 왔다. 업계 관계자들은 “탈모를 방지하고 발모를 촉진하는 기능성 샴푸 ‘나키’, 점막면역기능을 촉진하는 비누 ‘섬김’ 등이 이들의 세계적인 기술력을 입증해 준다”고 입을 모았다.
“어려운 여건이었지만, 저희 연구진과 직원들은 지난 십년 동안 연구하고, 개발하고, 특허출원하고, 논문을 발표하는 일에 매진해 왔습니다. 그리고 이제 세계 최고를 자부해도 좋을 만큼의 기술력도 확보했습니다.”
이에 김 대표는 ‘서운함’보다 ‘안타까움’이란 표현이 더 나을 것 같다며 말을 이었다.
“다른 사업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바이오산업의 경우 판로개척이 어려운 편입니다. 회사가 홀로 개척해 나가는 데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지요. 규모가 큰 대기업들이야 막대한 자본과 인원을 풀어서 진행하려고 하겠지만, 저희로서는 연구와 개발에 더욱 집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그는 “20년 넘게 땀 흘려 얻은 그 세계적인 기술력이 논문이나 서랍 속에 갇혀 지내게 하는 건 범인류적 손해”라고 덧붙였다. 누구나 건강한 장수(長壽)를 꿈꾸고 있는데, 미슬바이오텍이 개발한 겨우살이 추출물이 이러한 오랜 꿈을 이뤄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기술이 생명연장과 운동력 증진에 있어서 지금까지 알려진 어떤 것보다 월등하다는 사실은, 수많은 동물실험을 통해 이미 입증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를 드링크 등 건강식품이나 신약개발에 적용해 세계시장에 내놓는다면 어마어마한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구나 철저한 연구와 과학적 실험으로 탄생한 기술이라는 점은 그 가능성을 더욱 높인다는 것이다.
“포항은 물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제품으로 키워나갈 것입니다. 저와 미슬바이오텍 사람들이 지난 20년 동안 그래왔듯이 더욱 넓고 깊게 파고들겠습니다. 뜨거운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뜨거운 관심과 격려’를 부탁하며 내민 그의 손이 참 따뜻했다. 그리고 그 따뜻함은 묘한 뭉클함을 동반하고 있었다. ‘IMF외환위기’로부터 벗어난 지 또한 10여 년이 흘렀으나, 우리 사회는 여전히 크고 높은 곳을 향해 박수를 보내고 있지 않은가에 대한 물음 때문이었다.
큰 나무에 과실도 많이 열리는 법이라지만, 일단 쓰러지면 떨어질 과실도 그만큼 많은 법이다. 또한 숲이 더욱 푸름을 더하려면 작지만 건강한 나무가 많아야 한다. 숲은 특정한 지명이 아니라, 이들이 곧 숲이기 때문이다. 이는 세계의 정상을 향해 묵묵히 나아가고 있는 (주)미슬바이오텍과 김종배 대표에게 더욱 따뜻한 관심과 지원을 보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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