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지혼 동지인을 하나로 묶는 계기이자 정신적 구호
“전국의 모든 동문회가 나름의 특성들을 갖고 있지만 동지중·고등학교 동문들을 끈끈하게 연결하는 것은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닌 정신적 개념에서 시작된다”고 말하는 동지중·고 총동문회 김천섭 회장. 그는 “어느 동문회와도 뚜렷하게 구분되는 독특함과 남다름은 1946년 해방과 함께 일본 유학에서 돌아와 동지교육재단을 설립한 평보 하태환 선생의 교육철학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했다. “평보 선생은 동지혼(同志魂)으로 몸과 마음을 닦아 품위와 명예를 높여갈 것을 주창하셨다. 지금도 4만 4,000여 명의 동지동문들을 용광로처럼 뜨겁게 달구고 가슴 뛰게 만드는 말이 바로 동지혼이다. 동지혼은 동지인을 하나로 묶는 계기인 동시에 정신적 구호”라고 김 회장은 덧붙였다. 평보 선생의 가르침처럼 김 회장은 지금껏 신의와 명예를 지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물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그래서일까. 동지동문들 중에는 유독 국가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는 이들이 많다. 이명박 대통령과 6선 국회의원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 3선 국회의원인 이병석 전 국토해양위원장, 박승호 포항시장을 비롯한 수많은 동문들이 각 분야에서 뚜렷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동문인 이명박 대통령이 제17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던 순간은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벅차다고 김 회장은 한껏 상기된 목소리로 말했다. 이처럼 김 회장은 고향 포항에서 동지중학교와 동지고등학교를 졸업했다는 사실에 무한한 자긍심을 가지고 있다. “과분하고 조심스럽지만 동지중고등학교 총동문회장으로 4만 4,000여 명의 동문들에게 봉사할 수 있다는 것에 늘 감사하다”고 말하는 그에게는 한 치의 거만함도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자신이 대통령 출신학교 총동문회장으로서 동문들에게 누가 될까 누구를 만나든 겸손하게 자신을 낮춘다.
칠순의 선배에서 30대 후배까지 세대를 넘는 실질적 교류가 필요
태어나서 한 번도 고향인 포항을 떠나본 적 없다는 김 회장. 그의 포항사랑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포항은 우리나라에 유일하게 해와 달의 설화가 있는 곳”이라고 운을 뗀 김 회장은 “지금도 포항시 오천읍 세계동에는 연오랑과 세오녀가 살았다는 당시 집터가 있고 또 일본으로 건너간 세오녀가 신라사신에게 건네준 비단을 소나무에 걸치고 천제를 지낸 일월지가 해병부대 내에 있다”면서 연오랑과 세오녀 설화 이야기를 이어갔다. 또한 그는 한반도에서 해를 가장 먼저 맞이하는 포항 호미곶과 연오랑과 세오녀 그리고 POSCO와 방사광가속기연구센터, 연료전지공장 등 모든 것이 불과 빛을 의미하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말한다.

김 회장은 지금 동문회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에 있다고 말했다. “동지혼으로 모두가 하나 되어 더 큰 미래를 준비할 때다. 2010년은 동지중·고등학교 총동문회의 100년을 준비하는 새로운 발판을 마련하는 해로 삼아야 한다. 내적 밀도를 높이고 외적 위상을 높이는데 다 같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 그는 이를 위해서는 칠순의 선배에서 30대 후배까지 형제기수들 간의 세대를 넘는 실질적이고 활발한 교류가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선배는 후배에게, 후배는 선배에게 서로 의미 있는 존재가 되어 아낌없이 주는 동지문화(同志文化)를 만들자”고 말한 그는 “서로에게 믿음이 되고, 희망이 되는 아름다운 동지문화를 만들자”고 강조했다. 비록 60여 년의 짧은 역사지만 동지인들이 말하는 나라와 지역과 동문애는 동지혼에 담긴 그 의미만큼이나 깊고 남달랐다. 이제 새로운 출발이다. 감동의 100년 그 미래를 위해 그들은 이미 대한민국 최고의 명문으로서 그 명예를 드높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