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25전쟁 이후 60년, 한반도 이남의 파란만장했던 역사를 축소해 놓은 한 지방도시가 있다. 동해안의 영일만을 끼고 있는 경북 포항시, 지난 60년 동안 포항 사람들은 ‘한강의 기적’을 견인하며 거침없는 ‘영일만의 신화’를 창조해왔다. 포스코와 함께 세계적인 철강도시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그야말로 조국근대화의 새벽을 열었던 것이다.
우리 모두의 역사가 그랬던 것처럼, 포항이 창조해낸 신화 역시 세월의 힘만으로 이뤄진 것이 아니었다. 지방정부, 기업, 지역주민이 혼연일체를 이뤄 실력과 진정성을 다진 결과였다. 그리고 포항은 요즘 새로운 60년을 준비하는 중이다. 경북 제1의 도시라는 위치에 머무르지 않고, 환동해경제권의 거점도시로 한 단계 도약하겠다는 것이다.
“시정(市政)의 중심에 시민을 두고, 시민이 행복한 영일만 르네상스를 이룩하는 게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지난 6·2지방선거로 재선에 성공한 박승호 포항시장은 이 도전을 ‘영일만 르네상스’라고 짤막하게 소개했다. 르네상스는 중세와 근대 사이(14∼16세기) 유럽 문명사에 나타난 문화운동을 일컫는 것으로, 이 시기 유럽문화는 대부흥기를 맞이했고 이후 전 세계로 전파되었다. 그렇다면 포항시가 준비하고 있는 도전이 어떤 것이기에 르네상스와 비유하는 것일까?

차분하게 말을 잇는 박 시장의 목소리에서 그 어떤 과장이나 허언(虛言)의 혐의(嫌疑)도 느낄 수 없었다. 실제 그는 초선이었던 지난 4년 동안 자신이 했던 약속과 다짐을 묵묵히 실천해냈다. 포항의 신성장동력인 영일만항과 배후단지, 테크노파크2단지, 포항블루밸리 등을 조성하고 동빈내항을 복원사업 등 그가 펼친 굵직하고 내실 있는 이력들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실력과 진정성이 충분히 다져진 터라, 그가 계획하고 있는 앞으로의 사업 역시 순탄하게 추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포항시가 현재 추진 중인 국제비지니스타운 건설, 자유무역지역 조성, 수소연료전지 파워밸리 조성사업 등을 통해 환동해 국제비지니스 중심도시로서 발돋움할 준비를 서두르는 한편, 3%대에 머물고 있는 교육예산을 2014년까지 5%까지 상향 조정하고,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센터를 건립하는 등 섬세함을 요구하는 세부적 행정도 직접 챙기겠다는 다짐도 덧붙였다.
실력과 진정성을 겸비한 시정에 압도적인 지지로 응답

올해 처음으로 시장선거에 대한 후원제도가 생겼는데, 통장개설 6일 만에 1억 2,300만 원이 답지했다. 이 금액은 선거법이 정하는 모금한도액으로, 박 시장을 향한 시민들의 지지가 얼마나 뜨거운 것이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 할 수 있겠다. 또한 이는 ‘영일만 르네상스’가 가까운 시일 내에 곧 이뤄질 ‘예정사항’임을 다시 한 번 일깨워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선거가 무혈(無血) 전쟁이라면, 시정은 사람이 목숨이 달린 실전에 가깝다. 어떤 정책을, 누구를 위해, 얼마나 효율적으로 추진하느냐에 따라 대다수 서민들의 생계와 행복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만 홀로 돌격하는 각개전투(各個戰鬪)를 의미하진 않는다. 치밀한 작전도와 깃발, 그리고 서로에 대한 끝없는 신뢰가 조화를 이룰 때, 승리의 영광을 거머쥘 수 있는 법이니까.
조국근대화의 새벽을 열었던 ‘영일만의 신화’를 넘어 ‘영일만 르네상스’를 향해 돌격하는 포항시. 전국은 물론, 전 세계가 이곳을 주목하고 있다. 그리고 포항시는 모든 준비를 마쳤다. 다만, ‘약간의 세월’이 필요할 뿐이다. 그들이 가진 실력과 진정성에 정직한 세월이 묻어 더욱 눈부시게 빛나는 날을 손꼽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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