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은 아직 이르다, 나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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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은 아직 이르다, 나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 주상돈 기자
  • 승인 2010.07.0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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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명의 고객이라도 더 만나기 위해 남들 보다 한 시간 이상 먼저 출근

19세기 영국의 사회 비평가 러스킨은 말했다. “우리가 만약 어떤 목표 없이 인생을 허송세월한다면 그 일생은 물론 단 하루라도 인생의 존귀한 것을 모르고 말 것이다. 인생이 무엇인가? 그것은 설명보다도 성실한 태도로 사는 사람에게는 저절로 감득되는 바가 있다. 먼저 아침 식사 때에 조용히 감사하며, 자기의 성실을 자각할 수 있어야 한다. 인생은 흘러가는 것이 아니고, 성실로써 내용을 이루어가는 것이라야 한다. 우리는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이 아니고, 하루하루를 내가 가진 무엇으로 채워가는 것이라야 한다.”
인생은 때때로 예상하지 않은 곳으로 흘러간다. 내가 원하지 않았던 방향이라고 인생을 방치할 수는 없다.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그 곳에서 새로운 가치를 찾아 이것을 이루어나가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인생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모교 도서관에서 공부하면서 취업을 준비 중이던 한 청년. 하지만 그의 눈앞에 나타난 것은 평소에 생각해보지도 않았던 일이었다. 그러나 그는 새로운 길을 가게 되었고, 그 길에서 자신의 인생 페이지를 다시 써내려갔다.

항상 짐작하지 못한 감동을 안겨주는 고객
1996년 당시 현대자동차에서는 처음으로 대졸영업직 특채를 모집하고 있었다. 하지만 도서관에서 공부하던 구광서 차장에게는 관심 밖의 일이었다. 영업에 대한 메리트도 느끼지 못하고 있던 차였다. 하지만 원서를 쓰면 선물로 주는 만년필을 탐내 하던 선배의 권유에 못 이기는 척 현대차 특채에 응시를 했고, 운명의 장난처럼 합격했다. 그리고 1996년 11월26일 현대차에 입사하게 되었다.
만약 거기서 현대차와의 만남을 끝냈다면 그는 지금과 분명 다른 모습으로 살고 있었을 것이다. 어쩌면 지금보다 더 나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구 차장은 자신이 평소에 생각하지 않은 길이었다고 쉽게 놔버리는 어리석음에 빠지지 않았다. 목표 하지도, 의도하지도 않았지만 운명처럼 만난 그 길이 자신의 인생을 새롭게 써 줄 것이라는 것을 그는 믿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신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은 13년 7개월째 느끼고 있다.
입사 이후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오다 올 1월 영업직 차장으로 승진한 그는 자동차 판매 업무를 하면서, 일도 일이지만 사람을 그 어떤 것보다 중요시하게 되었다. 영업직이라는 것이 사람을 빼놓고는 절대 할 수 없는 일이기도 하지만 고객들은 항상 그가 짐작하지 못했던 것 이상의 감동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고객에게 정성을 다하면 나의 마음을 읽는다

초기에는 신입사원이라 어리둥절하기도 하고 일이 잘못될까봐 노심초사한 적도 많았지만 이제 그는 자신이 고객에게 정성을 다하면 고객도 그의 마음을 읽어준다는 것을 안다. IMF가 오기 전이었던 1997년에는 신규방문판촉에서 계약부터 출고에 이르기까지 모두 성공한 경우도 몇 차례 있었다.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신규방문한 곳에서 사무실로 전화를 해 온 적이 있었다. 하지만 정작 고객께서 자신이 누구인지 밝히지를 않고 전화를 끊어 주인공을 알 수 없었다. 이리저리 추측한 끝에 한 고객을 찾아갔는데 전화한 그 고객이 맞아 고객도 놀라고 나도 놀랐던 경험이 있다. 결국 그 고객 덕에 입사 한 달 만에 첫 계약을 따냈다”는 구 차장은 첫 계약의 벅찬 감격을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생각지도 못했던 관계가 영업사원과 고객의 인연으로 이어진 경우도 있다. “회사 뒤편에 한 호프집이 있었다. 퇴근 후 종종 들러 직원들과 한 잔 하면서 사장님과도 인사를 하며 지냈는데, 이후 8년 만에 연락이 와서 그 사장님께 차를 판매한 적이 있다. 당시에 나를 좋게 봐주신 사장님이 차를 사려고 일부러 8년 전 수첩을 뒤져서 내 연락처를 알아내 전화를 했던 것이었다”고 설명하는 그는 그 고객으로 인해 ‘내가 이래서 이 일을 사랑할 수밖에 없구나’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고객들과 회사와 직장동료들과 함께 성장
혹자는 그를 두고 성공했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손사래를 친다. “아직 성공이란 말은 어울리지 않는다. 나는 그저 여전히 진행 중이다”라고 말하는 그는 지금 첫 계약서를 받아들었을 때의 감격을 지켜나가는 것이 더 간절하다고 덧붙인다.
그리고 항상 신입사원이었던 13년 전의 그 마음으로 행동하기 위해 자기 관리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남들보다 1시간 이상 먼저 출근하는 것은 이미 습관이 되어버렸다. 항상 단 1명의 고객이라도 더 만나기 위해 그는 자신에게 당근보다는 채찍을 선물한다. “자기가 속한 곳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회사에서 받는 월급보다 2~3배 더 노력하고 일을 해야 한다”는 그의 마음가짐이 지금의 자리에 있게 한 원동력이 된 셈이다.
일을 해야 하는 동기를 부여해주는 고객이 있어 행복하고,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는 동료가 있어 행복하고, 비바람에도 끄떡없는 튼튼한 보금자리인 회사가 있어 행복한 구 차장. 그의 목표는 고객들, 회사, 직장동료들과 함께 성장해가며 ‘구광서’에 대한 신뢰나 믿음을 잃지 않도록 노력하는 카마스터로 남는 것이다. 이것을 이루기 위해 그는 앞으로도 매서운 채찍을 자신에게 들이댈 것이다. 지금은 비록 조금 아플지라도 그 생채기가 아물면 이내 행복해질 것이라는 것을 그는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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