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C의 실수로 ‘커넬 할아버지’의 신뢰 무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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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C의 실수로 ‘커넬 할아버지’의 신뢰 무너져
  • 남희영 기자
  • 승인 2010.06.21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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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복사 가능한 ‘초특가 한정 할인판매’ 쿠폰 나눠줬다 사람 몰리자 취소

세계적인 브랜드 KFC가 단순한 할인행사의 기획상 실수로 중국에서 위기에 처했다.

미국의 패스트푸드 외식업체인 얌 브랜드(YUM Brands Inc.) 중국 사업부는 지난 4월 초특가 한정 할인판매(seckill)행사를 진행했다. 이 행사는 ‘스페셜 한정 초저가 할인권’을 나눠주며 모두 3단계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었다.

1단계로 100명에게 이메일로 할인쿠폰 보내고 오전 10시에 행사를 시작해 오후 2시가 되기도 전에 매장에는 징거버거와 치킨버켓 할인권을 들고 나타난 사람들로 북적대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2단계와 3단계 할인권 일부에 대해 상품으로 바꿔주는 매장도 생기면서 혼란이 벌어졌다.

이를 가짜 할인권 출현으로 생긴 문제라고 판단한 KFC 중국본부는 이 행사를 모두 취소하고 할인권에 대한 효력을 인정하지 않았고 2단계와 3단계 초저가 한정 할인행사를 임시 취소한다고 밝혔으나 소비자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KFC는 이번 행사에 ‘100명’이라는 제한 규정을 두고 있지만, 지금까지 할인권을 인터넷을 통해 인쇄하거나 복사를 해도 모두 유효한 것으로 인정해왔고, 이러한 관례는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었다는 글귀를 그대로 남겨두는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

경찰의 발표가 있기 전까지 정확한 확인은 할 수 없으나, 2단계와 3단계가 시작되기도 전에 해당품목 할인권이 배포됐다는 것은 누군가 가짜를 만들었다 것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이 사소한 실수는 KFC를 가짜 할인권에 대한 과실을 먼저 범한 당사자로 만들었다.

중국의 대부분 네티즌들은 자신의 희로애락을 웹상에 올려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을 좋아한다. KFC의 할인권 행사도 네티즌의 대규모 참여로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를 막론하고 어디서나 쉽게 접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100명에 국한된 행사가 어마어마한 파급력을 통해 오프라인까지 확대됐고, 수많은 소비자들이 각종 경로를 통해 얻은 할인권을 가지고 KFC 매장으로 몰려든 것이다.

이러한 심리는 KFC의 일방적인 할인권 사용 거절이라는 조치로 인해 순식간에 실망 분노로 까지 이어졌을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이러한 심리적 비용에 시간적비용, 교통비용 등과 같은 부수비용까지 더해져 그 분노는 일순간에 타오르게 됐다.

수많은 네티즌들과 전문가들은 KFC가 왜 약속을 지키지 않고 행사를 중단했는지에 대해 비난을 하고 있다. 즉 잘못을 했으면 세계적인 기업답게 사회적 책임과 브랜드 책임을 다해야 되지 않느냐는 주장이다.

KFC는 이번 사건으로 진퇴양난의 곤경에 빠져 세계적인 기업으로서의 신용을 크게 잃고 커넬 할아버지의 친근한 이미지가 일순간에 사라지게 됐다.

또한 얌 브랜드 그룹 배송센터는 KFC 외에 피자헛과 둥팡지바이(東方旣白) 등과 같은 음식점도 관리하고 있다. 따라서 일단 배송센터가 마비되면 기타 음식점들에게도 영향을 미칠뿐더러 그룹 전체에 수습 불가능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KFC는 행사중단 발표로 자사 브랜드에게 어떠한 치명적인 손해가 초래될지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행사 취소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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