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체 생성 못해 백신도 효과 없어, ‘해소’보다 ‘관리’에 집중해야
실직, 공포, 인사고과, 승진 부담감, 과도한 업무량, 상사와의 갈등, 말 안 듣는 부하사원, 노후불안, 교통지옥, 과다한 정보량, 컴퓨터 사용, 가치관의 변화, 세대갈등, 주택문제... 국내 조사에 따르면 내과계 입원환자의 약 71%가 스트레스로 인해 발병하거나 악화되는 스트레스성 질환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트레스는 인체 장기를 파괴할 뿐 아니라 각종 정신질환을 유발한다. 우울증, 화병 등은 자살시도로 이어지기도 한다.
실직·이혼·빚, 스트레스의 큰 원인
이제 스트레스는 직장인과 동거하고 있다고 할 정도로 불가분의 관계가 되었다. 구조조정 상설화로 인한 실직, 고용불안은 직장인의 스트레스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 스트레스 순위표에 따르면 6위를 차지할 정도로 주요한 스트레스 요인이 되고 있다.
세 쌍중 한 쌍이 이혼하는 요즘 세태까지 가미하면 스트레스 수준은 더 올라간다 이혼은 배우자의 죽음, 가족의 죽음에 이어 스트레스 순위 3위로 평가된다. 아직까지 이혼에 대한 사회적 시선이 곱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스트레스의 강도는 가중될 수밖에 없다. 260만여 명에 이르는 개인 신용불량자, 1,000만원 이상의 빚을 연체하고 있는 사람 118만명, 가구 당 평균 부채 2,700여 만원 등의 경제 현실을 감안하며 우리 사회의 스트레스 지수는 훨씬 더 높아진다.
이밖에 자신을 남과 비교함으로써 남과 비교 당함으로써 생기는 박탈감, 좌절감까지 감안하면 우리 나라는 ‘스트레스천국’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다. 이미 스트레스는 수없이 많은 모습으로, 다양한 얼굴로 우리 생활 깊숙이 침투해 있다. 각국 국민의 스트레스 정도를 지수화 한 자료는 없지만 관련 전문가들은 한국이 최상위급일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스트레스에도 단계가 있다. 생활 스트레스가 질병을 유발한다고 할 때 전문가들은 그 과정을 몇 단계로 나누어 설명한다. 1단계는 스트레스를 인식하는 단계로 이때 느끼는 스트레스의 정도는 과거 경험, 소득·교육수준 등에 따라 개인별로 천차만별이다. 평소 스트레스에 잘 단련된 사람은 이 단계에서 스트레스를 적게 느낀다. 2단계에서 심리적 방어를 잘 사용하면 정신 생리적 반응이 일어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사내 승진에서 탈락했을 때 회사에 대한 불만이나 자신에 대한 비하 대신 ‘운이 나쁜가보군’ ‘다음에 더 열심히 해 보자’는 등의 합리적 생각을 갖는다면 그로 인한 스트레스가 다음단계로 발전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스트레스가 3단계로 진전되면 두통, 어깨 근육의 긴장, 콜레스트롤 수치 상승, 혈압 증가 등과 같은 여러 가지 정신 생리적 반응을 겪게 된다. 하지만 4단계에서 생활습관을 변화시키는 등 스트레스 반응을 줄이려는 노력을 할 경우 스트레스가 질병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여기에는 운동이나 명상 등이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술, 담배를 찾는 직장인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것은 좋은 스트레스 해소법이 아니다. 스트레스 때문에 술을 마시면 술로 인한 스트레스가 쌓이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담배의 니코틴 성분은 맥박, 혈압 호흡 등을 증가시켜 스트레스반응을 일으킨다. 또 집중력을 떨어뜨려 정밀한 작업을 방해하고 자신은 물론 비흡연자의 건강까지 위협한다.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다 병이 되는 것은 아니다. 또 현대 사회에서 스트레스를 모두 피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직장인은 짧은 기간 내에 지나친 업무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업무의 선택, 집중, 위임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또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자시니 갖고 있는 공격성을 해소하는 것이 절실하다.
스트레스 해소보다 관리에 집중해야
스트레스는 우리가 수시로 직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발행한다. 스트레스는 정말 괴로운 것이다. 그럼에도 자신의 생활을 가만히 관찰해 보면 특별히 의식하지 않았는데도 자신도 모르게 스트레스를 해결하려는 쪽으로 행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되는 이유는 단 하나 생존을 위해서다.
스트레스를 빨리 풀 수 있는 손쉬운 방법으로 흔히 자극적인 것을 찾는다. 술, 도박, 약물, 섹스, 쇼핑 등 중독을 유발하기 쉬운 매체들이 ‘스트레스 바이러스’에 만성적으로 노출된 사람들을 끊임없이 유혹한다. 이를 피해 비교적 건전한 스포츠나 오락을 접하는 것이 좋겠지만 스트레스를 충분히 줄이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렇게 외적인 노력을 하다가 지친 사람들이 눈을 돌리게 되는 것이 내적으로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이다. 이는 한마디로 ‘마음을 비우면 스트레스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이렇듯 세속적 욕구를 버리고 초월하기 위해 명상과 참선, 종교활동이 활성화되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그 도움을 받고 있다. 하지만 석가모니가 보리수 밑에서 깨달았던 해탈의 경지에 누구나 쉽게 도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게다가 외면에서 내면으로 눈을 돌린다고 해서 외적 현실이 우리 마음대로 알아서 변해주는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마음을 다스려 스트레스를 해결하려는 방법은 도가 지나치면 현실도피가 되어버린다는 한계가 있다.
현대사회의 스트레스는 사회, 문화, 제도가 맞물린 구조적인 토대에서 발생한다. 그렇기 때문에 한 개인이 자신의 노력만으로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기란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스트레스를 다스리기 위한 노력이 효과를 보려면 외적·내적 방향 둘 중 어느 하나를 포기하지 않고 함께 고려하는 것이 합리적인 것이다. 또한 이 두 방향이 항상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스트레스 해소에는 운동이 효과적
스트레스가 만성화되면 정서적으로 불안해지고 자율신경계의 지속적인 긴장을 초래한다. 따라서 정서적, 신체적 기능장애나 질병을 유발하고 각종 장애와 만성질환을 일으킨다. 운동을 통한 스트레스 해소법으로는 호흡 조절법, 속보나 조깅, 자전거 타기 등 유산소 운동이 적합하다. 일상생활에서의 등산이나 여행, 영화보기나 음악감상 등 자기 조절법과 극기법 등을 통해 심신을 이완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최근에 많이 이용되는 이완요법으로는 편안한 자세로 조용히 앉거나 누워서 눈을 감고 근육을 풀면서 어떤 단어나 구절을 골라서 마음속으로 되풀이해 외는 것이다. 이러한 이완반응은 스트레스에 대한 생리학적 해독제 역할을 해 체내의 반응을 안정시켜 준다. 또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면서 동반된 통증을 해소한다.
운동을 하는 것과 스트레스를 받을 때 일어나는 생리적 현상은 유사하게 일어난다. 그중에서 신체운동은 근육의 반복적 운동으로 증가된 스트레스 호르몬을 적절하게 사용하고 뇌의 긴장을 풀어주어 진정시키는 것이 차이점이다. 스트레스에 의한 두통이나 편두통 등은 아침에 일어나서 건강체조나 등산, 조깅이나 수영을 20∼40분 정도, 1주일에 3-4회 실시하는 것으로 회복될 수 있다. 심신에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근육뿐만 아니라 심혈관계를 단련함으로써 몸은 건강해진다.
운동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효과적이기 위해서는 알맞은 운동 강도를 설정해야 한다. 운동강도를 설정하는데 있어 중요한 것은 운동 중에 맥박 수를 조절하는 일이다. 바람직한 운동의 강도는 최대 운동 능력의 70∼80% 선이다. 가령 50세 이하 사람의 경우 적합한 운동 강도는 맥박 수가 대략 1분에 110∼120회로 150회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 운동으로 일시적 스트레스를 없앨 수는 있지만 만성적 스트레스는 심신의 이완요법이 필요하다. 최근에 새롭게 각광을 받고 있는 심신의 이완요법으로는 요가나 기공, 태극권 등의 동양 운동이 있다.
자연을 접하는 등산, 자전거 타기 등도 유익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마라톤도 좋은 스트레스 해소 운동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운동이 스트레스 해소에 좋다고 무턱대고 남들이 좋다는 운동을 따라하는 것은 절대 바람직하지 못하다. 자기 체력이나 컨디션에 맞는 운동을 해야 되며, 충분한 사전 준비운동과 사후 이완운동이 병행돼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운동이 또 다른 스트레스나 노동이 될 수 있다.
명상을 통한 스트레스 해소, 가부좌 틀고 호흡에 마음 집중, 20∼30분만해도 효과
스트레스 해소에 효과적인 명상은 자기 스스로의 수행을 통해 의식에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다.
명상은 과정에 따라 크게 만다라·단전호흡 등과 같이 대상에 집중을 하는 집중명상법과 선과 같이 관찰·의식을 중요시하는 통찰명상법으로 구분한다. 통찰명상은 좌선인데, 복잡한 생활 속에 사는 현대인의 몸·호흡·마음의 통일조화를 통하여 자기의 참된 본성을 찾는 좋은 방법이다. 좌선의 방법은조용한 곳에서 가부좌를 하고 앉아 마음을 호흡에 집중시킨다. 호흡은 아랫배로 천천히 고르게 하며 몸과 마음을 편안히 정돈한다. 좌선의 요점은 몸·호흡·마음의 조화인 것을 잊지 말고 편한 시간에 실행하는 것이 좋다. 명상과 선은 일정한 시간대를 정해놓고 수행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다. 그러나 매일매일 지속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루에 20∼30분 정도로도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으므로 굳이 오랜 시간을 수행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벗는 것도 중요하다.
스트레스를 받게되면 노르에피네프린(NE), 코티솔(cortisol), 선당호르몬(호), 남성호르몬(testosterone)등이 과도하게 분비된다. 이들 호르몬을 스트레스 호르몬이라고 하는데 이들 호르몬은 자율신경계에 악영향을 미쳐 소화가 되지 않고 근육을 긴장시키며 어지러움, 두통, 대소변 장애, 성기능장애 등을 일으킨다.
또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사람들은 백신을 맞아도 소용이 별로 없다. 백신을 맞아도 면역기능이 떨어져 있어서 항체 생성능력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또한 스트레스를 받게되면 자연살해세포(NK cell)능력이 떨어진다. 자연살해세포는 내 몸에서 이상한 물질이 생기면 잡아먹는 세포다. 즉 암세포같이 비정상적인 세포가 출현할 경우 이를 인식하여 잡아먹는 세포다. 스트레스는 이 자연살해세포의 능력을 떨어뜨려 암 발현을 촉진시킨다.
스트레스가 장기에 미치는 영향
심장-분노 조절 못하면 협심증·고혈압 등 유발 급성 심근경색과 같은 심장질환은 스트레스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스트레스로 인한 분노 조절을 잘 못하는 사람들은 협심증, 심근경색, 고혈압 등을 잘 일으킨다. 스트레스는 또한 심장을 관장하는 신경에 영향을 미쳐 잦은 실신을 일으킬 수도 있으며 기존 맥박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이란 병을 악화시키기도 한다.
폐-기관지 천식·과호흡 증후군 일으켜 기관치 천식도 스트레스와 연관이 많다. 천식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에 의해 유발되기도 하지만 스트레스를 과도하게 받고 있을 때 증상이 더욱 나빠진다.
폐는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며 천식발작까지 일으킬 수도 있다. 지나치게 호흡을 많이 하게 되어 몸에 이온상태가 바뀌게 되고 실신이나 근육 경축 등을 일으키는 과호흡 증후군 또한 그러하다.
위·십이지장-신경성 위염에서 위·십이지장 궤양까지 신경성 위염은 위염 중에서 특별한 원인 없이 생긴 위염을 일컫는다. 약을 먹으면 그때뿐이고 약을 먹지 않으면 계속 소화가 잘 안된다. 내시경 검사를 해도 약간 위가 헐었다고만 할 뿐 몸에 큰 이상은 없다. 스트레스를 받고있으면 코티솔, ACTH등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어 위산과 위의 움직임에 악영향을 미친다. 또한 스트레스가 과중하면 위염 단계를 지나 궤양이 생기게 된다.
대장-갑자기 설사 또는 변비… 약 먹어도 효과 없어 과민성 대장 증후군은 스트레스를 받은 경우 갑자기 자율신경의 일부인 미주신경의 활성화로 인해 설사나 변비를 일으키는 경우다. 시험을 본다든지 중요한 발표를 앞두고 갑자기 배가 아파 화장실에 가야 하는 경우가 특징적인 예이다. 또한 꼼꼼하게 일처리를 하지 않으면 못 참는 사람들은 자신의 성격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다. 다른 사람들은 대충해도 되는 일을 자신은 꼼꼼하게 처리해야 불안이 가시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이 궤양성 대장염을 잘 일으킨다.
간-술로 문제 해결하려할 때는 간 손상은 스트레스 자체가 간을 손상시킨다는 증거는 별로 없지만 실직, 이혼과 같은 스트레스를 겪는 남자들은 술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아 간 손상이 많다. 실제 알코올(중독)과 같은 병을 앓는 환자들 거의 대부분이 알코올성(지방간, 간경변, 간암)등을 동시에 앓는다.
생식기-생리전 불쾌감·성기능 장애 유발 생리전 증후군 같은 질병은 여성의 70% 이상이 경험하는 스트레스성 질환이다. 생리 전 증후군도 생리전 불쾌 장애 수준이 되면 생리에 대한 극도의 공포감이 들고 직업 사회생활에 장애가 온다. 성기능 장애도 두드러지는데 40대 남자에서 흔한 특징 중 하나다. 위에서 치고 아래에서 받치면서 탈진되고 자신감을 상실하는 것이다. 아내에게도 자신감을 상실하게 되고 생물학적 욕구는 있으면서도 성기능을 발휘하지 못하여 부부간에 불화까지 초래한다.
머리-스트레스와 밀접…긴장하면 두통 심해져 편두통이나 긴장성 두통도 스트레스와 매우 밀접한 연관이 잇다. 스트레스를 받게되면 머리와 목의 근육이 수축하게 되어서 머리에 피가 잘 안 통하게 된다. 이 현상 때문에 머리가 아프게 되는데 이를 긴장성 두통이라고 한다. 오후가 되면서 더욱 심해지는 두통은 긴장성 두통의 특징 중 하나다. 오전부터 스트레스가 쌓이다가 오후가 되면 머리의 긴장상태가 계속되어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살-스트레스는 비만의 원흉비만도 스트레스와 연관이 많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많이 먹는 사람들이 있다. 스트레스를 입으로 해결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구순기적 욕구라고 정신의학적으로 이야기하는데 애정의 욕구와 관련이 있다고 한다. 스트레스를 받게되면 한 살 단계에 해당하는 구순기적 상태로 퇴행해서 입으로 먹는 것으로 해결을 하려하기 때문이다. 자꾸 먹다 보니 비만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