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섹스리스 부부는 단순히 관계를 기피하는 것을 넘어서 이혼, 외도, 성매매 등의 사회적 병리로 연계되는 일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간과하거나 무시할 수 없는 일 중 하나다. 정상적인 성관계를 갖지 못하면 자연히 대화는 단절되고 그로인한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져 여러 가지 문제를 양산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특히 과거엔 섹스리스 부부가 주로 40~50대인 경우가 많았던 것에 반해 최근에는 이제 막 결혼식을 올린 20대 신혼부부에게까지 섹스리스 부부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갈수록 심해지는 경쟁사회와 치열한 직장생활 등이 극도의 스트레스를 주어 본의 아니게 섹스 능력 저하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 섹스리스 부부. 그들의 밤은 오늘도 한 없이 길기만 하다.
고요한 밤, 밤일이 두려운 그들
섹스리스 부부란 특별한 이유 없이 최근 2개월간 성관계를 월 1회 미만 또는 전혀 한 적이 없는 경우를 일컫는다. 한국성과학연구소 통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40대 부부 10쌍 중 3쌍이 섹스리스 부부에 해당하며, 국내 이혼 부부의 80%가 섹스리스 상태를 거친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앞으로도 섹스리스 부부들의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것이다.

반면 남성은 조루나 발기부전을 섹스리스 부부의 이유로 꼽았다. 대다수 남성은 조루나 발기부전을 겪을 때 남성으로서의 삶이 끝났다고 느끼며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생각해 아내와의 잠자리를 껄끄럽게 여긴다. 사실 조루나 발기부전은 여성에게 성적 불만감을 안겨주는 심각한 남성 성기능장애 중 하나이다. 실제로 지난해 사정장애의 남편을 둔 아내가 법원을 상대로 이혼소송을 신청해 여성들이 남성의 지속가능한 시간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는지 입증된 바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섹스리스 원인으로 남녀 간의 ‘성적 타이밍’ 문제를 지적했다. 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남자는 10대 후반, 여자는 40대 후반이 될 때 성적욕망이 가장 높고 왕성한 성생활을 원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10대 때부터 혈기 왕성한 남성과는 달리, 여성의 경우 사춘기나 10대 후반에 성욕이나 오르가즘을 느끼는 능력이 최고에 도달하지 못하고 오히려 20대를 거쳐 30, 40대로 나이를 먹을수록 새롭게 성에 대해 눈을 뜨기 시작한다. 남성은 그와 반대로 20대, 30대가 될수록 고개 숙인 남성을 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남성의 경우 서른 살 기준으로 점차 호르몬 분비가 줄어 흥분과 사정의 횟수가 줄어들고 체력도 급격해 떨어져 전처럼 활발한 성관계를 지속하기 어렵다. 이에 성 전문가들은 30~40대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것이 섹스리스 부부로 치닫는 파국의 길을 막아줄 유일한 열쇠라고 강조한다.
밖으로 떠도는 남편VS 혼자 해결하는 아내
남편과 아내와의 잠자리만 거부할 뿐, 즐기긴 다 즐긴다. 인간이기에 지극히 기본적으로 성적욕구를 느끼는 섹스리스 부부들. 이들은 저마다 각자의 방법으로 성적욕구를 해소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조금 달랐다. 포르노는 부부 갈등 완화를 위하여 어떠한 답도 제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게다가 성기능 장애로 인해 포르노를 보기 시작한 경우는 파트너 앞에서 심리적 부담을 느낄 필요가 없는 탓에 자칫 포르노 중독자가 될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포르노를 습관처럼 보는 것은 자제할 필요가 있다.
남성들은 이외에도 안마소나 출장 여성들과의 뜨거운 하룻밤을 통해 아내에게 쌓인 욕구불만을 큰 어려움 없이 해소하고 있다.
반면 여성들은 혼자 조용히 해결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러한 사실을 입증하듯 서울 압구정동에 위치한 B성인용품점은 연일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이곳을 찾는 손님들은 주로 남편과의 관계가 원활하지 못한 섹스리스 아내들. 이들은 찾는 용품은 섹스보다 빠르고 효율적 쾌감을 줄 수 있는 자위 용품들이다. 주 2~3회씩은 꼭 이곳을 찾는다는 J씨(31,여). 그녀는 “남편과 길게는 5개월 동안 관계를 맺지 않는 경우도 많다.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도 해봤지만 잘 되지 않았다”면서 “이것저것 생각하다가 그냥 자위로 풀고 말지란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방법이야 어찌됐든 해결만 하면 되는 것 아니냐’는 참 간단하고 쉬운 이들의 심사, 과연 이대로 괜찮은 걸까.
의학적 도움 하나면 금실 좋은 침실 회복
갈등이 깊어 대화로 풀어나가는데 한계를 느꼈다면 의학적 도움을 받는 것도 섹스리스를 극복하는데 있어 좋은 방법 중 하나이다. 기혼 여성과 남성이라면 산부인과나 비뇨기과를 두려워하거나 겁낼 이유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창피해서 어떻게 가지’,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까’ 등의 인식 때문에 쉽사리 문을 두드리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성 고민이 생기면 반드시 산부인과 또는 비뇨기과를 방문하여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해 나가야 한다”고 힘을 주어 말한다.
실제로 많은 산부인과와 비뇨기과에서는 섹스리스 부부들을 위한 시술이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다. 특히 산부인과에서 시술되는 레이저 질 수술은 자신감을 상실한 여성들에게 한 가닥 희망을 안겨주고, 집 나갔던 남편의 사랑도 되찾게 해주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톡톡해 하고 있다. 레이저 질 성형수술은 성감을 향상시키는데 가장 중요한 기관인 질과 골반의 해부학적 구조를 완전히 교정하는 수술로 질의 입구에서 깊은 곳까지 탄력을 회복시켜줄 뿐만 아니라 성관계나 임신, 출산 등으로 인해 변화된 회음부의 해부학적 구조를 근본적이고도 완전하게 교정해 성감을 크게 증대시켜 준다. 아울러 이 성형수술은 성생활이 주는 건강상의 이점을 제외하고도 출산 후 찾아온 요실금이나 심한 변비, 잦은 질염 등 감염성 여성 질환으로 고생하는 여성들이 치료효과를 볼 수 있는 수술 중 하나로서 시술시간이 짧고 특수마취로 통증과 출혈이 작아 젊음을 원하는 여성들에게는 안성맞춤이다.

수술 이후 P씨 부부는 놀라운 변화를 몸소 체험하고 있는 중이다. 어렵게 수술을 받은 P씨 부부의 관계는 침실 열기가 후끈거릴 만큼 진전되었고, P씨 스스로도 성관계를 즐기는 정도까지 발전했다. 그리고 현재 그녀의 뱃속에는 둘째아이가 잉태해 있다. P씨는 과거의 자신처럼 섹스리스 부부로 힘들어하는 아내와 남편을 향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제가 고생해 봐서 잘 알잖아요. 아직까지 우리사회는 성적인 문제를 타인에게 이야기하는 것을 꺼려하는 경향이 많은데, 우리의 삶에서 성생활이 갖는 중요성을 생각해보면 절대 무시하지 못할 문제예요. 만약 내 몸에 문제가 있다면 병원을 통하여 충분한 상담을 받고 자신에게 맞는 시술을 통해 부부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요.” 오늘 밤에도 남편과 뜨거운 사랑을 나누기로 약속했다는 P씨. 그녀의 얼굴에는 화사한 웃음꽃이 피어올랐다.
마음의 문 열 때 사랑의 불씨 활활
전문가들은 부부간 노력하지 않는 점을 섹스리스의 원인으로 꼽았다. 이들의 의견에 따르면 섹스리스의 원인은 남편의 무능력함도 아니고 아내의 볼품없는 외모도 아니었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 부부가 섹스리스에 빠지는 것도, 그리고 섹스리스에서 벗어나는 것도 부부의 노력에 달려 있는 것. 그 중에 ‘대화’는 단연 으뜸이다. 대화를 통하여 성에 대해 서로가 가지고 있는 생각 차이를 허심탄회하게 밝힐 때 여성과 남성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관계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여자 입으로 이런 말을 하지’, ‘내가 이러한 말을 하면 남편이 나를 밝히는 여자로 생각하지는 않을까’, ‘아내가 나를 변태로 취급하면 어떡하지’ 식의 생각을 버리지 못한다면 애초에 대화는 성사될 수 없다. 차마 입에 담기 부끄러운 말이라도 진실로 다가선다면 섹스리스 부부는 ‘Good-Bye’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서로를 이해하는 너그러운 마음씨만큼 섹스리스 부부를 탈피하는데 있어 중요한 방법은 없다. 서로 입장을 이해하고 아끼는 것이 가장 급선무 일 터. 남편은 양육과 가사를 분담하여 아내가 느끼는 피곤함을 최소화하고, 아내는 퇴근하고 돌아오는 남편의 기(氣)를 자연스럽게 살려 줄 때 비로소 살가운 분위기는 형성된다. 서로에 대한 진실한 마음이 보일 때, 아내와 남편은 배로 사랑을 되돌려 줄 것이다.
하늘 아래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섹스는 없다. 부부 간 섹스는 건강에도 좋을뿐더러 성욕 해소를 넘어서 또 하나의 대화와 소통의 수단이 된다. 지금 혹시 당신의 남편 또는 아내가 등을 돌리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먼저 손을 내밀어 보자. 어쩌면 남편도 아내도 당신의 따뜻한 손길을 간절하게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