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신경 및 심장질환 치료의 길 머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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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신경 및 심장질환 치료의 길 머지 않아
  • 공동취재단
  • 승인 2010.05.21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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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의 삶과 죽음을 조절하는 유기분자 발굴

연세대학교 생기능성 유기분자 연구단을 이끌어 나갈 신인재 단장은 생유기화학을 전공하였고 2001년 조류독감 등 질병 진단에 이용할 수 있는 탄수화물칩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여 주목받았던 연구자이다. 이후 국가지정연구실 사업을 통해 근육세포(근원세포)를 신경세포로 바꾸는 유기 화합물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치매와 파킨슨병 등 각종 퇴행성 신경 질환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연구 성과는 2008년 교육과학기술부 연구개발 사업 우수연구성과 5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신인재 교수 연구팀은 그동안 국가지정연구실(NRL) 사업, 차세대성장동력 사업, 우수연구센터(SRC) 사업, 세계적 연구 중심 대학(WCU) 육성 사업 등 대형 국책 사업을 수행하면서 화학생물학 분야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루었고, 이를 통해 이번 창의적 연구 사업에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하였다.

‘창의적 연구 사업에 선정되다’
신인재 단장은 “창의적 연구 사업이 선정되어 개인적으로 대단히 기쁠 뿐만 아니라 국가 과학기술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어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부담도 크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연구과정을 더 확장시키고 부단히 노력해 세계적인 수준의 연구실로 나아가는 발판을 마련하겠습니다”라며 선정 소감을 밝혔다. 신 단장은 다양한 생기능성 유기분자를 이용한 생물학적 과정 연구에 매진해왔다. 그 결과 몇 종류의 생기능성 유기분자를 발굴해 창의적 연구 사업을 진행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사료되며 생물학적 접근 방법이 갖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사업은 총 9년 동안 이뤄지며 3단계로 나눠 3년마다 평가를 받게 된다. 생기능성 유기분자 연구단의 1단계 계획은 유기분자 라이브러리를 합성하고, 고속 스크리닝법을 개발하여 생기능성 유기분자를 발굴하는 것이다. 2단계는 표적 단백질을 발굴 및 검증하고 발굴된 생기능성 유기분자의 생물학적 작용기전을 연구하는 것이며 3단계는 생기능성 유기분자를 최적화하고, 질병치료 효과를 연구하여 의약제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최종적으로 화학과 생물학의 융합 학문을 구축하고 사업에 참여한 인력들을 세계적인 연구리더로 양성시킬 수 있는 토대를 만들고 생명현상을 규명하며 다양한 질병 치료 후보물질들을 발굴하는 것이다.
신 단장은 “저희가 연구하고자 하는 기능을 가진 유기분자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그렇기에 생소하기도 하고 참고할만한 문헌도 부족한 게 현실입니다. 하지만 연구에 박차를 가해 다양한 종류의 생기능성 유기분자를 발굴하여 질병치료의 후보물질을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희들이 발굴한 유기분자를 이용해 생명과학자들이 생명현상을 규명하는 데 도움을 주고 싶고, 연구에 참여한 학생들의 창의성도 키워주고 싶습니다”라고 전했다.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돼

세포사멸이 비정상적으로 일어나면 질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대표적인 질환이 암, 신경 및 심장질환이다. 암은 세포사멸이 억제되어 비정상적인 세포증식으로 발생하고, 신경 및 심장질환은 과도한 세포사멸에 의해 생긴다. 특히 신경세포 및 심근세포는 일단 죽으면 재생이 거의 되지 않기 때문에 이들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신경세포 및 심근세포의 사멸을 억제시키는 동시에 새로운 세포를 이식해야한다. 현재 많이 수행되고 있는 연구는 줄기세포를 분화시켜 환자에게 이식시키는 방법이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방법은 획기적인 치료방법이지만 윤리적인 문제와 부작용 등 해결해야할 기술적인 문제가 많기 때문에 실용화되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위험부담도 큰 것이 사실이다.
신인재 단장이 수행하고자 하는 연구는 세포사멸 과정을 조절하는 유기분자를 발굴하여 이들 질환의 생물학적 과정에 대해 연구하고 질병치료제를 개발하며, 또한 성체 세포를 화합물을 이용해 심근세포나 신경세포로 변환시키는 것이다. 몸 안에 있는 성체 세포를 이용한 것이기에 발굴된 생기능성 유기분자는 환자 맞춤형 치료제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또한 성체 세포가 다른 세포로 분화되는 작용기전을 연구하는 데에도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를 통해 항암제, 신경질환 및 심장질환 치료제 개발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신 단장은 “성공적으로 연구결과를 도출해 낸다면 21세기 핵심 바이오 연구 분야에 지대한 공헌을 할 수 있으며 유기화학 분야를 넘어서, 생물, 생화학, 의약 분야는 물론이고, 컴퓨터 모델링 등 많은 연구 분야를 포함하는 융합분야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신경질환, 심장질환, 암 등의 난치병 치료제를 개발하는 토대를 마련해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생기능성 유기분자 연구단이 성공적인 결과를 낸다면 사회적 경제적으로 상당히 큰 파급효과를 낼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생명현상 규명이라는 기초연구를 바탕으로 하고 있지만 이 연구를 통해 개발될 다양한 기술들은 산업화가 가능한 응용 기술로서 부의 축적을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국내 바이오 및 공학산업에 지대한 경제적 파급효과가 있을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특정 연구는 부가가치가 높은 바이오 제품의 수출 및 수입 대체 효과를 가져 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연구원 수급, 연구하기 좋은 환경 필요
선진 국가에서는 연구원 인프라가 잘 되어 있어 박사 및 박사 후 연구원들의 참여율이 높다. 하지만 국내는 우수한 연구원들의 해외로의 유출이 심해 연구할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하다. 신인재 단장이 연구 활동을 해오며 느꼈던 고충은 국내에는 연구원들이 많이 없다는 것이었다. 신 단장은 “아직 국내에는 연구원 인프라가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이러한 문제들로 인해 많은 교수님들이 연구하는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죠. 국가적으로 해결해야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석·박사 통합이 진행된다고 하니 많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연구자들이 느끼는 고충은 바로 공간과 시간적인 문제일 것이다. 선진국가의 연구실은 대부분 대규모 공간이 지급되며 연구 성과가 나오기까지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에 연구하기에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탁월한 연구 성과를 내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연구자들의 노력이겠지만 좋은 환경과 좋은 인프라, 시간적 여유가 조성된다면 더욱 더 우수한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을 것이다. 신 단장도 이에 동의하며 “많은 국내 연구자들이 느끼는 고충입니다. 바로 시간과 공간적인 문제인데, 3년마다 성과를 내야하는 부담감이 없지 않아 작용하며 연구 환경도 제대로 조성되어 있지 않는 것이 안타깝습니다”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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