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의 중간평가, 2012 대선·총선의 가늠자 역할 하게 될 것
여야 후보들이 속속 확정되면서 유권자들의 표심을 사기 위한 정책대결이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천안함 침몰사고, 세종시 문제, 한명숙 재판 등 각종 변수들이 있지만 뭐니뭐니해도 6.2지방선거의 관전 포인트는 오는 5월23일 故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가 판세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에 관한 것이다.
서울시장 변수로 부상한 한명숙, 한나라 “이를 어째”
이번 지방선거 최대의 승부처인 서울시장의 경우, 당초 예상과는 달리 한명숙 전 총리의 지지율이 급상승하고 있어 한나라당 캠프가 비상이다.
한나라당 후보들은 한 전 총리의 도덕성을 공격하면서 후폭풍의 범위와 영향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들이 특히 신경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은 검찰의 별건수사다. 한 전 총리와 검찰간의 대결구도가 후폭풍을 생산해 낸 점을 들어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명숙 효과를 키울 우려가 있는 제2의 대결에 강한 우려를 표하고 있는 것.
오세훈 시장은 “선거는 선거고 재판은 재판이고 수사는 수사”라면서도 “엄중한 상황이지만 검찰의 신중하고 현명한 결단으로 선거에 최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나경원 의원은 한 전 총리의 무죄판결 이후 나온 여론조사들을 토대로 ‘오세훈 불가론’을 폈다. 오 시장 지지율은 오랜 시간 정체 상태인 반면 한 전 총리의 지지율은 무죄판결 후 10% 급등할 정도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원희룡, 김충환 후보들의 상황도 비슷하다. 검찰의 별건수사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면서도 한명숙 후폭풍을 이용, 선두에 서 있는 오 시장을 흔든다는 심산이다.
민주당은 검찰과 여권에 대한 총공세를 펴며 연일 ‘한명숙 바람몰이’를 시도하고 있다. 여기에는 검찰의 별건수사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도덕적 상처를 미리 차단하겠다는 포석도 깔려 있다. 이처럼 서울시장 후보를 놓고 당 주류 안에서는 한 전 총리를 기정사실화했지만, 이계안 예비후보 등과 비주류 측이 반발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경기지사 김문수 단연 우세, 야권단일화 유시민 변수 있어
인천시장 쟁쟁한 2파전, 우열 가리기 힘들어
경기지사 선거전은 여야 모두에게 서울시장 선거전과 함께 6월 지방선거의 성패를 가를 주요 승부처라는 점에서 치열한 격돌이 예상된다.
4월14일 현재 경기지사 선거는 한나라당 소속 김문수 경기도지사, 민주당 김진표 의원, 국민참여당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진보신당 심상정 전 대표 등 4자 구도로 짜여졌다.
앞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김 지사는 압도적 우위를 보이며 대세론을 질주했다. 본선 라이벌로 거론되는 김 의원, 유 전 장관을 15% 포인트 정도 앞서는 상황이었던 것. 하지만 야권 협상기구가 연대 협상의 최대걸림돌이던 경기도지사 단일후보 선출방식에 잠정 합의를 이룸으로써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 되었고 야권은 역전의 기회를 노릴 수 있게 됐다.
인천시장 선거에서는 한나라당 소속 안상수 인천시장과 송영길 민주당 최고위원간 맞대결이 볼만하다.
안 시장은 이번 인천선거에서 3선 도전 기회를 노린다. 예비후보로 등록했던 같은 당 소속 윤태진 전 남동구청장이 지난 8일 당 최고위원회의 결정이 내려진 직후 곧바로 승복함에 따라 비교적 손쉽게 기회를 잡은 것.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초반부터 인천시장 선거에 모든 당력을 집중할 수 있는 기틀이 잡힌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인천은 수도권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지명도 높은 후보가 없어서다. 야권 단일화가 이루어진다면 송 의원의 파괴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부산·울산·경남 지역 후보들 가시화,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 1주년 큰 영향 미칠 것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이 부산시장 후보를 이미 확정했거나 후보를 가시화하면서, 그동안 썰렁한 분위기를 연출하던 부산시장 선거 열기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한나라당은 3선에 도전하는 허남식 현 부산시장을 공천키로 했고, 민주당은 김정길 전 행정자치부 장관과 김민석 최고위원이 나란히 출마를 선언해 경선 여부와 흥행 가능성이 관심사로 등장했다. 민주노동당은 민병렬 부산시당위원장을, 진보신당은 김석준 부산대 교수를 각각 후보로 일찌감치 확정해 물밑 선거전에 들어갔다. 따라서 한나라당의 전통적인 정치적 텃밭인 부산에서 여당 후보에 대항하기 위한 야권 후보 단일화 성사 여부가 변수로 보인다.
뿐만 아니다. 이번 선거의 가장 큰 변수가 될 故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이 부산이라는데 선거의 결과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야권 일각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이자 친구인 김 전 장관이 민주당 후보로 선출된 뒤 야권 단일후보로 나서고,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전면에 나설 경우 선거 결과를 예단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울산시장 단수 후보로 선정된 박맹우 현 시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나를 포함한 한나라당의 모든 후보가 압도적으로 승리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야권에서는 민주노동당 김창현 울산시당위원장을 후보로 확정했으며, 이규정 전 국회의원이 4월7일 기자회견을 갖고 “울산시장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밝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경남지사 후보로는 한나라당에서 이방호 전 사무총장이 4월16일 예비후보를 사퇴함으로써 이달곤 전 행정안전부 장관으로 사실상 결정됐다. 지난 2월4일 출마 선언과 함께 예비후보자로 등록한 이 전 총장이 그동안 경남 전역을 돌면서 공을 들여 왔으나, 여론조사에서 공천경쟁 상대인 이 전 장관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해 역부족을 느껴 불출마를 결심한 것 같다는 게 지역 정가의 관측이다.
야당 후보로는 민주노동당 강병기 후보와 무소속으로 출마 결심을 굳힌 김두관 전 행자부 장관 간의 단일화 논의가 물밑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충청 이완구 전 지사의 출마여부에 귀추 주목
세종시 수정안의 성공여부를 안고 있는 충청 민심, 그 바로미터가 되는 충남지사 선거전을 두고 민주당, 자유선진당, 한나라당 등 3당이 치열한 각축을 벌이고 있다. 선거를 불과 한 달여 남겨두고 있지만 대결구도는 여전히 혼란스러운 양상이다.
4월19일 현재 충남지역 정가에 따르면 민주당은 일찌감치 안희정 최고위원을 후보로 확정했지만 자유선진당은 공천을 두고 내홍에 휩싸인 데다 한나라당은 아직도 후보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은 올해 초부터 안 최고위원을 후보로 내정, 다른 후보들보다 앞서 충남도 곳곳을 누비며 날이 갈수록 오르는 지지율에 고무된 상태다. 최근 벌인 여론조사에서는 이완구 전 지사가 불출마 할 경우 1위를 차지할 것이란 결과도 나온 바 있다.
지역정당인 자유선진당은 박상돈 의원(천안 을)과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경선을 통해 후보자를 결정한다.
무엇보다 이번 충남지사 선거에서 주목되는 것은 따로 있다. 세종시 수정안에 반발, 지사직을 사퇴한 한나라당 소속 이완구 전 지사의 출마 여부가 그것이다. 그간 이 전 지사는 세종시가 원안대로 추진되지 않는다면 지방선거에 불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럼에도 그는 여러 차례에 걸친 여론조사에서 앞서 출마를 공식화 한 다른 예비후보를 제치고 50%가 넘는 절대적인 지지율을 기록해 식지 않는 인기를 보였다.
민주당서 팽당한 제주 우근민, 울면서 일어났다
관선 포함해 3번 도지사를 지낸 우근민은 ‘셌다’. 민주당 공천 배제로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그의 경쟁력은 더욱 공고해진 양상이다.
6.2제주특별자치도지사 선거 가상대결에서 우근민 전 지사가 민주당 후보로 나설 경우 한나라당 후보와 오차범위 안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했지만,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강적’ 한나라당 후보들을 모두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 전 지사의 성희롱 전력에도 민주당 지방선거기획단장인 김민석 최고위원이 가 그에게 구애공세를 편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 민주당은 6.2지방선거에서 악재로 판단해 급히 꼬리 자르기에 나섰다지만 오히려 제주도에선 우 전 지사의 경쟁력을 높이는 결과가 된 셈이다.
지역에서는 ‘민주당에 들어오라고 해놓고 내쳤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우 후보는 괜히 험한 꼴만 봤다는 동정론이 퍼지는 것. 하지만 우 후보 캠프도 동정론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기에 정책 개발과 밑바닥 정서 다지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2006년 지방선거에서 김태환 현 도지사에게 1.6%포인트 차로 아깝게 패한 현명관 후보가 출마 선언을 하면서 한나라당 경선레이스에도 불이 붙었다.
‘한나라당 후보 적합도’에서는 현명관(23.2%), 강상주(22.6%) 후보가 오차범위 안에서 혼전 양상을 보이고 강택상 후보(11.4%)와 고계추 전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사장(10.4%), 김경택 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4.0%)이 뒤를 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