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銀 4.8% 민간硏 3%대까지 성장률 추락 전망
수출둔화와 함께 내수, 설비투자 침체 등 장기화
2005년 올 한해 한국경제의 상황은 어떻고 앞으로 한국경제에 영향을 미칠 해외 요인들은 어떻게 변할까. 정부 기업 가계 등 각 경제 주체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국내 부문에선 경기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던 내수(內需)가 둔화되는 조짐이 뚜렷하고 해외 부문에선 대(對)이라크 전쟁 후의 불안과 미국경제 회복 지연 등 불확실한 요소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즉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우리 경제가 올해에는 오히려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 성장률 4%대 이하로 추락 가능성
지난해 동안 우리 경제를 혼자서 견인한 수출마저 세계경제 회복세가 이미 정점을 지났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중국의 성장도 긴축의 여파가 나타나 올 전망이 어둡다. 게다가 수출을 주도하는 주요 품목인 반도체 등의 가격도 하락세로 돌아서 수출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올 경제성장률은 잠재성장률 5%에 훨씬 못미치는 3-4%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우려가 강하게 대두하고 있다. 수출둔화와 함께 내수, 설비투자 침체가 장기화할 경우 경기를 지탱할 기둥이 없는 상황이 초래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의 둔화 가능성, 미국의 금리 추가인상, 중국경제의 긴축, 높은 국제유가 등 외부 악재들이 불안한 먹구름을 드리우면서 올 경기전망에 대한 우려가 한층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 국내외 민관 연구소 등에 따르면 지난해 경제의 수정 전망치를 발표한 예측기관들은 대부분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로 갈수록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떨어지면서 4.4분기에는 4% 안팎으로 추락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그러나 문제는 지난해 하반기가 아니라 올 이후의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3-4%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은 성장률이 지난해 5.2%에서 올해에는 4.8%로 떨어질 것으로 비공식 전망하고 있다. 또 주요 민간연구소들과 투자은행들이 올 성장률 전망을 3% 후반 혹은 4%대로 하향 조정하고 했다. 모건스탠리는 장률이 당초 전망치인 4.3%에 못미친 3.8%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씨티그룹도 우리나라의 올 성장률을 6.0%에서 4.5%로 낮춰 잡았으며 CSFB는 성장률을 5.7%에서 4.2%로 하향 조정했다.
민간연구소들 사이에도 올해 경제에 대한 비관적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은 지난해 경제전망에서 성장률을 3.4분기 5.0%, 4.4분기 4.6%로 내다봤으나 올엔 이보다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연구위원은 “선진국 경기가 올해에 하강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인 데다 우리나라의 경우 수출둔화, 내수침체 지속 등을 고려할 때 성장률은 4.3~4.5% 정도로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LG경제연구원은 올 1.4분기를 정점으로 우리 경제가 짧은 경기회복 후 다시 하강하는 ‘더블 딥’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한국은행이나 KDI가 5%로 잡고있는 우리나라 경제의 잠재성장률을 감안하면 3~4%대의 성장률은 우리 경제의 기본 체력에 훨씬 미달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하반기 성장률 내리막이 신호탄
한국은행은 지난해 4.4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하반기 성장률만 5.0%로 전망했었다. 그러나 내부에서는 4.4분기 성장률을 4.0%로 잡았으며 내수와 투자가 살아나지 않으면 3%대 후반까지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 자체 분석이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해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성장률이 1.4분기 5.3%, 2.4분기 5.7%, 3.4분기 5.4%로 5%대를 넘을 것으로 봤으나 4.4분기엔 4.2%로 급격히 둔화할 것으로 예측했었다.
국책연구소가 이처럼 지난해 4.4분기 성장률을 낮춰 잡았다는 것은 그만큼 4.4분기 이후의 경제가 어려울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달 말 분기 경제전망치를 내놓을 때 4.4분기 성장전망을 기존 예측치보다 낮췄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애초 하반기 성장률을 5.3%로 예측하고 3.4분기 5.8%, 4.4분기 4.9%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었으나 발표된 각종 경제지표들이 예상보다 좋지 않게 나오고 있음을 감안했던 것으로 보인다.
수출의 성장견인 동력 급격 소진
2003년 10월부터 급격히 증가한 수출이 내수, 투자의 침체 속에 외끌이로 성장을 견인해왔으나 지난해 4.4분기를 기점으로 급격히 둔화해 올에는 성장을 견인하는 힘이 현격히 소진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KDI는 4.4분기 수출증가율이 10%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었다. 지난 2003년 연말 수출경기가 좋았던데 따른 기술적 둔화 효과 때문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월간 200달러 넘는 수출이 계속되는 것을 두고 부진이라고 볼 수 없지만 수출이 경제성장에 기여하는데도 한계가 있다. 수출이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는 힘이 떨어지면 다른 부분이 고루 뒤를 받쳐줘야 하는데 지금의 여건은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즉, 수출 둔화에 따른 공백을 내수가 메워야 하지만 투자와 소비가 수출 둔화분을 상쇄할 정도로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 경기 둔화추세 역력
수출은 미국 등 선진국 시장과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거의 절대적이다. 그러나 선진국 경기가 올해에 둔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며 중국도 긴축정책의 효과가 나타나면서 성장속도가 이미 떨어지고 있다. 아시안월스리트저널은 미국의 성장률이 지난해 4.5%에서 올 3.5%로, 영국은 3.1%에서 2.1%로 떨어지는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경기의 회복세가 이미 정점을 지났음을 시사한다.
미국의 지난해 6월중 소매판매는 1.1% 감소, 1년 4개월만에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당초 전문가들이 0.8% 감소를 예측한 것에 비하면 감소폭이 무척 큰 편이다. 중국도 지난해 2.4분기 성장률이 두자릿수에 못미치는 9.6%성장에 그치면서 2003년 3.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긴축 기조가 역력함을 보여준다.
주력 수출품목의 가격 하락
수출시장의 경기둔화와 함께 우리의 주력수출품목인 반도체와 LCD, 휴대폰 등의 가격하락이 또 다른 복병으로 등장하고 있다. 반도체는 현물가 기준으로 지난해 12월 들어서만 벌써 가격이 3.5%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17인치 LCD모니터 패널가격을 최근 유럽시장에서 20% 인하했다. 반도체와 LCD가 올 이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일 경우 수출에만 의존해오고 있는 우리 경제의 성장률에 일대 타격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LCD부문의 영업이익이 2% 감소했고 휴대폰 등 정보통신 부문의 영업이익은 38%나 줄었다고 밝혔었다. 가격하락 압박과 해외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으로 영업비용이 늘고 있음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불안한 국제유가 ‘여전’
국제유가는 서부텍사스중질유가 최근 배럴당 40달러선을 다시 웃돌기 시작했으며 장기적 원유수급 상황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 수입물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두바이유도 30달러 초반 이하로는 내려가기는 힘들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새로운 유전 발견 등에 따른 생산능력 확충 속도가 느려지고 있는 반면 전세계 석유수요는 계속 늘어남에 따라 고유가의 장기지속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어떤 시각을 갖고 있나
한국은행 조사국 장민 박사는 “내수가 지난해 4.4분기 이후에도 살아나지 않아 올 상반기 성장률은 지난해 하반기보다 낮아지게 될 것”이라며 “만약 올 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아래로 떨어진다면 이는 공장가동률의 저하와 실업률 증가, 투자, 소비 위축 등으로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LG경제연구원의 신민영 연구위원은 “기업, 가계, 정부 등 경제주체들이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잃고 있다는 점이 큰 문제”라며 “장래에 대한 불안으로 소비자는 지갑을 열지않고 기업은 투자를 하지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 수석연구원은 “올해엔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을 소비와 투자에서 찾아야 하지만 나라 안팎의 어디를 둘러보아도 국내 소비와 투자가 수출둔화를 상쇄할 정도로 회복되리라는 징후가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올 경제 성장이 어렵다고 판단하는 근본이유
경제전문 기관들이 올 경제 전망을 암울하게 보는 이유로 구조적인 병폐를 꼽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은행권과 2금융권, 정규직과 비정규직, 고소득자와 저소득자, 부유층과 서민, 내수와 외수(수출) 등 양극화와 함께 경제 전 분야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같은 구조적인 제약은 경제의 장기 성장엔진을 훼손하며 성장잠재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정부는 그러나 올 성장률이 지난해처럼 5%선에 이를 것으로 장담하고 있다. 이를 위해 종합투자계획(한국형 뉴딜) 이나 금리 인하 등 전방위 정책카드를 통해 성장률 달성을 위한 환경 조성에 나설 예정이다. 그러나 종합투자계획은 불행히도 첫삽을 뜨기도 전에 파열음을 내고 있고 금리정책은 시장에 혼선을 초래하고 있다. 경제정책의 구심점이 없는데다 정치적 목적에 따라 자원 배분이 왜곡되면서 경제의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창용 서울대(경제학)교수는 “민간분야에 인센티브를 제공, 소비와 투자를 끌어올리는 유인책이 최선의 경기진작책”이라며 “정부 정책의 초점을 개혁에서 경제로 되돌리고, 시장 친화적인 정책을 통해 경제심리를 회복시키지 않는 한 정부의 부양책은 성공하기 어려울 듯 하다”고 말했다.
재계가 보는 "2005년 경영의 4대 핵심변수"
환률, 유가, 내수부진, 세계경제 동향이 최대변수
주요 그룹들은 지난해 내내 경영에 심각한 영향을 미쳤던 환율, 유가 등 '가격 흐름 변수'가 올해에도 경영의 큰 방향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비교적 보수적인 기준을 잡아 최악의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도록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게 공통점.
또 내수 부진 역시 올해까지 계속될 것이라는 전제하에서 불황 타개를 위해 다양한 대응방안을 모색중이다. 수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세계경제 동향 역시 중요한 변수가 된다. 특히 생산기지이면서 제 2의 내수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는 '중국'이 기업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내수
올에도 내수 부진은 지속될 전망. 자동차, 가전 등 여러 업종의 기업들이 소비 위축으로 인한 한파를 3년째 견뎌야 하는 상황이다. 그나마 활로 개척을 위해 브랜드 이미지를 차별화하는 전략과 함께 수출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등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오기는 어렵다. 따라서 그룹들은 내수 의존도가 높은 계열사의 경우 원가절감을 통한 '내성 강화'에 힘을 쏟을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세계경제
연구기관마다 예측이 다르기는 하지만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 경제는 올해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지난해에 비해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예상되며, 주요그룹의 해외시장 전략도 비슷한 흐름이 계속될 전망이다.
다만 중국 경제에 대해서는 모두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 금리인상과 함께 경착륙의 위험성이 어느 정도 줄기는 했지만 언제, 어떤 방향으로 급변하는 상황이 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물론 대다수 그룹들은 올해에도 중국관련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그런만큼 정보 수집과 중국의 내수시장 개척, 현지 생산라인의 구조조정에 이르기까지 중국 사업 전반에 대한 신중한 검토작업에 힘을 쏟겠다는 곳이 많다.
환율
주요 그룹들은 최근의 외환시장 흐름에 비춰 달러 당 1000원선이 무너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연구기관들 역시 올해 평균 환율 예상치를 1000원선 이하로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그룹별로 차이는 있지만 올 평균 환율 마지노선을 달러 당 950원 수준으로 잡는 분위기다. 그 이하로 떨어질 경우 수출 채산성 악화를 견뎌낼 만한 곳이 많지 않다.
정유업 등 일부 업종은 큰 타격을 받지 않지만 수출 중심의 기업들은 환율이 결정적인 변수가 된다. 기업들은 환율 안정을 위한 정부의 시장개입이 지금보다 훨씬 강력해지기를 바라고있다. 달러 약세를 거스르기는 어렵더라도 속도 조절만큼은 정부가 해줘야 기업도 버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유가
그룹들은 지난해 내내 고유가로 고생해왔지만 최근에는 국제 투기세력이 시장을 이탈하는 분위기여서 긴장이 다소 풀렸다. 또 최근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면서 수입가 하락으로 고민을 좀 덜기도 했다. 그러나 국제유가는 세계경제 전반에 영향을 주는 변수인데다 투기적 거래나 국제정세 변화로 급등락하는 사태가 언제 재연될 지 모른다는 점에서 무시할 수 없다.
예측기관들이 내다보는 올 국제유가(서부 텍사스 중질유 기준)는 배럴당 40달러 안팎. 이 정도 수준이라면 올해만큼 긴장할 필요는 없다는 게 주요 기업들의 자체 분석이다.
새해 주가 전망 '1,000 돌파' 대세
국내증권사 8곳 "외국인자금 등 몰린다" 낙관론
삼성증권만 "펀더멘털 부정적‥덕담일 뿐" 일축
증권사별로 올 주식시장 전망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대세는 낙관론이다. 대부분의 증권사가 올 종합주가지수가 1,000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가운데 일부 증권사가 1,000 돌파는 불가능하다고 맞서고 있다.
지수 1,000은 한국 증시에서 무시못할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한국 증시 역사상 1,000포인트를 넘었던 적은 1989년(1,007.77)과 1994년(1,145.01), 1999년(1,059.04) 등 3차례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최근 경기침체가 심화되고 올 경제전망도 우울하게 나오는 상황을 생각하면 이런 증권사들 분위기는 단순한 '희망사항'의 반영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경기에 선행하는 주가의 속성을 고려하면 무시할 수만도 없다.
경기회복, 수급 호전 ‘낙관’
지금까지 올 전망을 발표한 9개 국내 증권사 가운데 8개가 낙관론에 줄을 섰다. 역사적 최고치를 뛰어넘는 예상지수를 발표한 곳도 있고 ‘장기 박스권 탈출’이라는 대망론을 펼친 곳도 있다.
대우증권은 올해에 지금까지 증시 최고점을 뛰어넘는 1200을 달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우증권은 "2005년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기업의 이익증가율 역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4% 이상의 성장은 유지되고 기업이익도 2.0%의 플러스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제 자금 흐름이 달러에서 비달러자산으로, 채권에서 주식으로 몰리면서 대내외적인 유동성이 크게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우증권은 "여기에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향상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2005년 주가는 1분기부터 점진적으로 상승해 하반기에 1200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증권도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 경제가 2분기에 ‘부채문제’라는 수렁에서 빠져나오면서 소비개선 신호가 나타날 것”이라며 “거시적으로는 안정적인 성장과 저금리라는 조건이, 미시적으로는 기업수익성과 안정성이 높아져 지수 1,000을 넘기 위한 여건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 지수 1,100돌파를 시작으로 앞으로 5년동안 연평균 20~25% 상승률을 유지해 2009년 2,500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대망론’을 내놓았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과 이외 지역간의 생산성 격차가 줄어들면서 미국의 대외투자 비중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외국인 자금이 계속 유입되면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이머징마켓 시장이 전체적으로 저평가 상태에서 벗어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신경제연구소도 “올해에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 가운데 이익구조의 불안정성이 해소되고 기업 지배구조가 개선되면서 한국 증시의 내재적 저평가 국면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울러 기관 및 연기금의 증시기여도가 높아지고 수급이 개선되면서 국내 주식시장은 경제 펀더멘털 악화라는 외형적 악재 요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세상승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회복 더뎌 ‘부정적’
이런 희망적인 관측에 찬물을 끼얹은 증권사는 삼성증권이다. 삼성증권은 올 예상지수를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740~980으로 제시했다. 삼성증권은 증시의 펀더멘털이 부정적이어서 수급구조 개선만으로는 지수를 끌어올리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삼성증권은 “미국의 약달러 정책으로 수출여건은 악화되는 반면 내수 중심의 경기회복은 애초 전망보다 다소 늦어지면서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추가로 악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연말까지 유동성 랠리가 있을 수 있었지만 향후 (세계경제의) 긴축 과정이 진행되면서 성장률이 둔화되고 기업이익 추정치는 하향 조정될 것”이라며 “해외로부터 추가 유동성 유입을 기대하기 어렵고, 국내 기관투자가의 순매수만으로는 시장을 지탱하기 어려운 만큼 올 상반기 증시가 조정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증권은 “해마다 ‘한국 증시 장기 박스권 탈출의 해’라는 덕담을 하지만 당장은 아니다”며 “국내 증시의 수급구조 개선만으로 재평가를 하기에는 아직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