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염이란 말 그대로 간에 염증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염증의 지속기간을 기준으로 급성 혹은 만성 간염으로 분류되는데 급성 간염은 발병 후 3~4개월 안에 증상 및 간 기능이 회복 또는 완치되는 간염, 만성 간염은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간염을 말한다.
A형 간염은 기존의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과 같이 혈액을 통해 전염되는 것이 아니라 A형 간염 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섭취함으로써 전염된다. 주로 A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와 접촉한 경우에 감염되며,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A형 간염을 가지고 있는 모체가 출산하는 과정에서 태아에게 전염될 수 있고, 수혈을 통해서 또는 남성 동성애자 등에서 비경구적인 감염에 의해서도 올 수 있다.
A형 간염은 개인위생 관리가 좋지 못한 저개발 국가에서 많이 발병되지만, 최근에는 위생적인 환경에서 자란 20~3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A형 간염 발생이 급증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건강의학센터를 방문한 건강검진자 중 20~69세까지 각 연령층별로 50명씩 무작위로 250명을 선정해 A형 간염 항체 양성률을 연구한 결과 20대는 2%, 30대는 72%, 40대 이상에서는 92~100%로 나타났다.
20세 이상의 성인에서는 급성 간염이 유발
A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30일 정도의 잠복기 후에 피로감이나 메스꺼움, 구토, 식욕부진, 발열, 우측 상복부의 통증 등 일차적인 전신증상이 나타난다. 그 후 일주일 이내에 특징적인 황달 징후가 나타나는데, 검은색의 소변(콜라색 소변), 탈색된 대변 등의 증상과 전신이 가려운 증상이 여기에 해당된다. 보통 황달이 발생하게 되면 이전에 나타났던 전신증상은 사라지게 되며, 황달 증상은 2주 정도 지속된다.
소아에서는 무증상이거나, 가벼운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인식하지 못하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지만 20세 이상의 성인에서는 황달을 포함한 급성 간염이 유발되고 한 달 이상 입원이나 요양을 해야 하는 심각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최근 성인에서 나타나는 A형 간염의 증상은 심각한 경우가 많다.
급성 A형 간염의 경우 85%는 3개월 이내에 임상적·혈액학적으로 회복되며 B형·C형·D형 간염과 달리 만성으로 이행하지 않는다. 일단 A형간염에서 회복되면 후유증이 남지 않고 평생 면역을 얻게 된다. 그러나 연령이 증가하거나, B형 간염, C형 간염 등의 만성 간질환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간염 증상이 급속도로 악화되어 전격성 간염으로 진행될 수 있으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기저 간질환이 없는 경우 전격성간염으로 진행하는 일이 매우 드물기 때문에 사망률이 0.12%~2%로 낮다.
전신증상이 나타난 후 일주일 이내에 황달이 나타나는 특징적인 임상 양상을 통해 A형 간염을 의심할 수 있고, A형 간염 항체 검사를 통해 확진할 수 있다. A형 간염 검사는 황달이 나타나기 전 간기능 검사에서 아미노전이효소의 수치가 1000이상으로 증가되는 경우가 있고, 알라닌 아미노전이효소 수치가 아스파라진산 아미노전이효소 수치보다 훨씬 증가한다. 황달을 진단하는 혈청 빌리루빈 수치는 대개 10이상 증가하며 기타 염증인자 수치도 증가한다. 급성 간염 감별을 위해 시행하는 혈청학적 검사로는 HBeAg, lgM anti-HBe, lgM anti-HAV, Anti-HCV 등이 있는 데 A형 간염은 lgM형 anti-HAV 항체가 양성으로 나온다. 이는 증상 발현시에 나타나서 보통은 4개월이 지나면 소실되나 6개월 이상 지속되기도 한다. lgM anti-HAV만 양성이면 과거 감염을 의미하며 면역이 있음을 나타내고 수십년간 지속된다.
20~30대 예방접종이 가장 좋은 예방법
A형간염에 노출된 임신부도 예방접종 해야
A형 간염은 전염성은 강하나 만성화하지 않으며 경과와 예후가 좋다. 아직까지 A형 간염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약은 개발되지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한 대증요법이 주된 치료이다.
20~30대는 예방접종을 하는 게 좋다. 우리나라 40대 이상은 A형 간염 항체 보유율이 높지만 어렸을 때부터 깨끗한 환경에서 자라 A형 간염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은 20~30대는 항체보유율이 낮기 때문이다. 백신은 2세 이상부터 접종할 수 있으며 연령에 따라 용량이 달라지고 초기 접종 후 4주가 지나면 항체가 형성되어 효과를 나타낸다. 총 2회 접종해야 하며 1회 접종 후 6~12개월이 지나면 1회 더 접종한다. 면역은 20년 이상 지속된다. 예방백신을 1회 접종하면 약 90%에서 면역이 되고 6~12개월 사이에 1차 접종까지 마칠 경우 약 98%에서 예방이 가능하다.
A형 간염 항체가 없는 고령자, 만성간질환자, 동남아시아 등 위험지역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경우나 A형 간염에 감염된 가족과 살고 있는 사람은 A형 간염에 걸릴 확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10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이들의 경우 예방접종이 필요하다. 이에 보건복지가족부는 18개월 미만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국가필수예방접종사업에 A형 간염을 포함시켜 내년부터 영유아 정기예방접종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특히 A형 간염환자의 80% 이상이 20∼30대이므로 가임여성 대부분이 A형 간염에 노출되어 있어 예방접종이 필요하다.
제일병원 주산기센터는 “현재로서 임신부들이 A형간염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예방접종뿐”이라며 “항체검사 결과 항체가 형성되지 않은 임신부는 가능한 A형 간염 백신을 접종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제일병원 산부인과 한정열 교수는 “A형 간염백신은 불활성 바이러스 백신이기 때문에 감염성이 없을 뿐더러 접종으로 감염을 유발하지 않고 이미 여러 해 동안 임신부들에게 접종되어져 왔기 때문에 임상적으로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며 “현재로서 A형 간염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예방접종”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임신부들이 가장 불안해하는 태아에게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서도 “감염된 임신부라도 모체의 A형 간염이 태아에게 감염될 가능성은 매우 낮을 뿐 아니라 조산과 같은 임신합병증 외에 기형발생과의 상관성은 없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태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크게 걱정할 필요 없다”고 강조했다. A형 간염이 감염된 임신부라도 태아에게 감염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또한 모유를 먹이는 엄마가 A형간염에 걸렸어도 매우 중하거나 황달상태가 아니면 중단 없이 수유할 수 있다. 그러나 아기는 면역 글로블린을 맞아야 되고 엄마는 손을 잘 씻는 등 청결을 유지해야 한다.
A형 간염에 걸리지 않으려면 식사 전이나 화장실을 다녀온 후 손을 잘 씻고 끓인 물이나 정수처리가 된 물을 마시는 등 불결한 음식물을 피하는 등 개인위생 준수가 가장 중요하다. A형 간염 바이러스는 85도 이상에서 1분만 가열해도 사라지기 때문에 끓인 물을 마시거나 충분히 익힌 음식을 섭취하는 것으로도 예방이 가능하다. 고단백 식이요법과 간에 휴식을 주는 것이 치료에 도움이 된다. 심한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에는 입원 치료를 하여 증상을 완화시켜주기도 한다.
급성간염시 적극적인 식사섭취가 중요
급성간염 시에는 피로감과 황달이 심해지고 오심, 구토, 식욕부진, 미열 등으로 인해 식사섭취 상태가 불량해지고,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힘들게 되며 체중감소 및 영양불량 상태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식사섭취가 중요하다.
급성기에는 식욕이 매우 심한 경우 수액제로 필요한 영양소를 공급하며, 식욕이 좋아지면 미음이나 과즙과 같은 유동식으로 시작하여 점진적으로 정상 식사를 한다. 또한 손상된 간세포의 빠른 회복을 위하여 충분한 단백질을 섭취하되 동물성 단백질을 통한 양질의 단백질을 섭취한다.
단백질의 손실을 예방하기 위하여 당질로 충분한 열량을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과잉의 지방섭취는 제한하되 지나친 제한은 식욕을 떨어뜨리므로 적절하게 지방을 섭취하도록 하며 소화대사에 필요한 비타민과 무기질을 공급하기 위하여 신선한 과일과 채소를 섭취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술을 마시지 않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