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 천안시 성황동 언덕에 한국순교복자수녀회가 땀으로 터를 일구어 복자학사를 세웠다. 지난 1963년 개교한 복자여자고등학교(
http://www.bokja.hs.kr /장복수 교장수녀/이하 복자여고)의 교명인 복자(福者)는 ‘신앙을 지키다 순교한 성인을 일컫는 가톨릭 용어로 복된 사람'이라는 뜻이다. 순교자의 정신으로 진리를 추구하며 이웃을 사랑하고 사회에 봉사하는 여성을 양성하기 위해 설립된 복자여고는 올해로 47년의 오랜 전통을 자랑한다.
2006·2008학년도 학력증진 공모제 최우수상 수상, 2007·2009학년도 충남교육청 선정 학업성적관리 우수학교 표창 등 다수의 수상은 복자여고가 걸어온 길을 빛나게 한다. 인성교육을 바탕으로 한 자기 주도적 학력신장을 목표로 달려온 결과 2010년 1월9일자로 충남교육청 주관 ‘지역명문고’로 선정되었고 총 3년 기간의 명문고 육성사업을 진행하면서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가게 된다.
지성과 인성을 겸비한 ‘복자인’ 양성
오늘날 학교는 ‘경쟁과 자율’이라는 단어 속에서 실력을 갖춘 지도자 양성을 위해 애쓰고 있다. 이에 복자여고는 자신의 올바른 삶의 모습을 타인에게 제시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실력과 양심을 함양한 지도자 양성을 위한 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복자 5계명’은 지·덕·체·영의 조화로운 교육을 꾀하는 복자여고의 교육철학을 함축한 자아성찰 덕목이다. 모든 선(線)의 가장 기본이 되는 점(點)의 성질을 갖춘 사람이라는 뜻의 ‘점성인’은 모든 계명 중 단연 으뜸이다. 기본을 갖추지 않은 사람을 ‘모래위에 집을 짓는 사람’에 비유한 장복수 교장은 작은 것부터 충실히 행하는 삶의 자세를 지향한다. 복자여고는 하루를 시작하는 명상의 시간, 자아성찰 심성계발 프로그램, 생활관체험, 전교생 이웃돕기 성금모금운동과 경로잔치 개최, 봉사 동아리 활동으로 인성교육의 내실화를 도모하고 있다. 이로써 학생들은 선생님의 지도 없이도 자체적으로 예절에 맞는 몸가짐을 익히고, 남을 배려하는 따뜻한 마음을 함양한 지역사회의 인재로 성장하게 된다. 이외에도 학생 맞춤 진로탐색과 능력개발을 위한 체험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1학년 학생들은 다양한 경험을 통해 자신의 진로를 결정짓는다. 장애체험, 생태·환경체험, 주제별 수학여행, 일본 문화체험, 직업체험은 맞춤식 진로탐색을 위한 복자여고의 특성화 교육프로그램이다. 특히 사회 각계각층에서 활동하고 있는 동문들과 재학생의 만남을 통한 직업체험 프로그램은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당장 눈앞의 성적향상이 아닌 학생 개인의 인생을 설계하고 꿈을 펼칠 수 있는 방향으로 인도하기에 지금의 복자여고가 존재하는 것이다.
자발적인 참여, 진정한 맞춤식 교육 지향
사고력을 강화하기 위한 복자여고의 자기 주도적 독서교육은 입시위주의 독서교육과는 사뭇 다르다. 일반적인 독서교육이 무조건 책을 많이 읽는 것이라면 복자여고는 책을 읽기 전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책 읽는 방법, 책 선정 방법을 교육함으로써 학생들의 학습 의욕을 북돋아주고 있다. 학년단위로 1학년은 방학기간을 통해 독서환경을 마련해주어 책읽기 습관을 기르며, 이로써 2학년에는 자발적인 독서 학습동아리가 육성되고 있다. 교육과정 운영과 연계한 아침독서, 표현력을 기르는 시사 잡지구독, 독해능력 향상 위한 독서토론, 윤독도서 읽기, 개인 취향에 맞춘 독서록 작성, 독서인증을 통한 독서의욕 고취, 문예 창작능력을 고취하는 백일장, 책 소개방송 프로그램은 지도 교사의 강요가 아닌 자발적인 참여 학습으로, 학생들이 독서를 거부감 없이 생활 습관으로 흡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복자여고의 독서교육은 높은 학업성취도뿐 아니라 학생들의 삶에 올바른 비전을 제시해 주고 있다. 단기적인 입시공부가 아닌 장기적으로 삶에 필요한 자양분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 결과 다수의 수상 경력과 높은 명문대 진학률이라는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루었다. 복자여고 학생들이 지역의 우수학생으로 채워진 덕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학생들의 선택권과 자율성을 존중한 학습을 지향한 학교의 노력도 간과할 수 없다. 이 노력이 복자여고를 천안 의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학생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여자고등학교’로 선택하게 한 원동력인 셈이다.
지역 학교를 선도하는 복자여고의 비상
복자여고는 인성교육, 독서교육을 근간으로 하여 획일적인 보충수업을 폐지하고 맞춤형 자기 주도적 학습을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의 선택권과 자율성을 존중한 복자여고의 교육과정은 진학에 대한 학생들의 높은 관심으로 이어져 오늘날 ‘지역 명문학교’에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었다. 복자여고의 ‘지역 명문고 육성사업’은 총 3년 3단계에 거쳐 시행되며 2010년 현재 1단계 사업을 진행 중이다. 모든 사업내용은 복자여고의 전 교육과정을 담은 ‘복자 7품제’를 세분화하여 체계적인 연계교육을 병행하여 진행할 계획이다. 학생들은 독서인, 언어인, 봉사인, 환경인, 건강인, 예능인, 영성인으로 구성되는 7품제 중 자신의 영역에서 잠재된 능력을 발견하고 인성과 지성을 겸비한 인재로 성장하는 것이다. 1단계에서는 교과 별 수업에 대한 만족도를 높인다. 이를 위해 학습 동아리, 수준별 이동수업, 자기주도 학습지도, 학습컨설팅 센터, 선택형 방과 후 활동, 귀향 대학생 멘토링 제도와 같은 체계적인 연계학습이 병행된다. 향후 2단계·3단계의 명문고 사업은 1단계 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계획을 보완, 학교발전 시스템 확립 및 가동을 통한 명문고 완성으로 마치게 된다. 복자여고가 명문고로 인정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사명의식을 함양한 교사들이 학생들을 지도했기 때문이다. 필자가 만난 교사는 자신을 의사에 비유했다. 생명을 살리는 의사처럼 학생들의 아픈 부위를 정확히 진단하고 맞춤 학습과 진로를 통해 완벽한 처방을 내리는 것이 교사의 사명이라는 것이다. 이 같은 참된 교육의 사명을 가진 교사들이 있기에 복자여고의 미래는 밝다.
장복수 교장은 “복자여고의 동문들이 50년간 사회 각 분야에서 ‘복자인의 삶’을 실현함으로써 오늘날 지역사회와, 학부모, 학생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바른 양심을 지닌 글로벌 여성인재를 양성하는 데 앞장설 것입니다”라며 명문고로서 첫 발을 내딛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당장의 학업성취가 목표가 아닌 학생들의 행복한 삶을 위한 교육에 전 교사가 앞장서고 있는 복자여고. ‘학생이 다니고 싶은 학교, 부모는 보내고 싶은 학교, 지역사회가 인정하는 명문사학’으로서 앞으로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