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2회 한국과학상 화학분야 수상자인 윤경병 학장은 “한 분야에 대해 꾸준히 연구해 오고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는데 매진해 왔는데 이런 큰 상을 받게 되어 영광스럽고 한편으론 어깨가 무겁습니다. 연구 활동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준 학교와 정부부처, 저와 함께 연구해 온 연구원 및 학생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더욱더 연구 활동에 박차를 가하여 국가과학기술 발전과 인류의 복지를 위해 일익을 담당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윤 학장은 나노와 마이크로 입자를 조직화시켜 다양한 신물질을 창출하는 새로운 연구 분야를 개척, 화학과 소재과학 분야가 추구해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해당 분야의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활동은 한국과학상을 수상하게 된 원동력이 되었다.
윤 학장은 그동안 제올라이트 마이크로 결정들을 마이크로 건축단위로 사용하여 이들을 다양한 기판 위에 정렬시키고 조직화하는 새로운 연구 분야를 개척해 왔다. 제올라이트 마이크로 결정들을 합성과 동시에 스스로 특정방향으로 정렬하여 조밀하게 밀집된 단층막 또는 다층막을 형성하는 방법과 조건에 따라 배향된 축을 a축, b축, c축 모든 방향으로 자유자재로 조절시킬 수 있는 독창적인 방법도 개발하였다. 또한 건식가력수동조립(dry forced manual assembly)라는 획기적인 방법을 개발하여 50-1000 나노미터 크기의 나노구슬들을 매우 규칙적인 1차원, 2차원, 3차원으로 정렬하는 방법을 개발하여 나노입자 정렬사에 획기적인 새 장을 열었다.
‘환경보호’ 분야를 리드하는 인공광합성연구센터
지금 전 세계적으로 지구온난화와 같은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기후변화의 과학적 원인 규명, 온실가스 감축 기술개발 등 국제적인 기술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환경적 측면에서는 무역규제 강화로 인하여 신재생에너지, 친환경 관련기술 등이 핵심기술로 부각됨에 따라 기존 산업구조가 재편성 되고 있다. 이에 선진국들은 융합 및 복합기술 투자를 적극적으로 지원하여 기후변화 대응 혁신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윤경병 학장이 센터장을 맡고 있는 인공광합성연구센터는 이러한 시대적인 필요에 부응하여 새로운 기후변화 대응 혁신기술인 ‘인공광합성’을 구현하고 상용화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하여 교육과학기술부(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지난 2009년 9월30일 서강대학교 내에 설립되었으며, 현재 본격적인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윤 학장은 “광합성은 식물이 햇빛을 받아 이산화탄소와 물을 녹말과 산소로 변화시키는 작용입니다. 과학자들이 100년 넘게 시도했지만 이 공정의 구현을 성공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저희 센터에서는 이를 실현하고자 각 분야 최고의 국내 과학자들로 구성되어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앞으로 인공광합성연구센터는 인공광합성 분야에서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과학기술계를 견인하는 리더가 되어 국내외 과학기술 업그레이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아울러 우수한 차세대 연구 인력을 다수 양성, 배출해내는 메카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인공광합성’ 구현을 꿈꾸다
윤경병 학장이 구상하는 인공광합성은 식물이 녹말을 만드는 것과 달리 같은 재료를 쓰면서 녹말 대신 메탄올을 만드는 것이다. 이에 우선적으로 인공광합성 기술 구현에 주력하여 7년 이내 상업화가 가능하게 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윤 학장은 “이 기술은 태양열 발전, 태양전지 등의 한계를 뛰어넘는 근본적으로 전혀 새로운 태양에너지 활용 생산기술입니다. 최소 3개의 물 분자를 동시에 분해시켜 양성자와 전자 각각 6개를 생성시킨 후 이들을 이산화탄소와 반응시켜 메탄올을 얻는 화학공정입니다. 이 과정에서 햇빛이 에너지로 쓰이고 반응의 부산물로 산소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죠”라고 말했다.
인공광합성 연구가 성공적으로 수행되면 과학 분야에 새로운 지평이 열리게 되고, 다양한 원천기반 기술들이 개발될 것이다. 특히 다양한 다전자 광촉매 분야, 벡토리얼 전자 및 양성자 동시수송 분야, 분자분리 멤브레인 분야, 나노융복합 기술 분야들이 크게 발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제적인 관점에서 보면 원유수입 대체, 인공광합성 기술수출과 플랜트 건설, 탄소배출권 확보 등이 예상되며 무엇보다 지구온난화 속도를 줄여 기후변화로 오는 경제손실을 줄이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과학기술혁신의 토대는 기초과학에서 나온다
학생들의 이공계열 진학 기피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인문사회분야 전공자들과 비교해 볼 때 사회적으로 받는 대우나 여건이 열악해 기본적인 만족도가 낮기 때문이다. 이는 이공계열 기피현상에 대한 문제점이 개선되고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

윤경병 학장도 이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며 “우리나라의 미래 성장잠재력은 기초과학 발전에서 나온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선진국 중에 기초과학이 약한 국가를 찾아볼 수 없듯이 과학기술 혁신의 출발은 기초과학에 있음을 인지해야 합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