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여러 서유럽 국가의 가톨릭계 기숙학교에서 발생한 성추행 파문으로 교황청이 위기에 휩싸인 가운데 치러진 부활절 미사에서도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침묵을 지켰다.
교황은 4일 바티칸 성베드로광장에서 치러진 부활절 미사에서 이라크와 파키스탄 등 이슬람 국가에서 소수를 차지하는 기독교인이 "고통을 받고 있다"라는 점을 강조했을 뿐 교회의 신뢰를 실추시킨 성추문과 관련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교황은 다만, 인간성이 "심대한 위기"를 겪고 있으며 이 위기를 극복하려면 "정신적, 도덕적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부분이 성추문으로 교회가 직면한 위기에 대해 교황이 간접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날 부활절 미사가 시작되자마자 추기경단을 대표한 앙겔로 소다노 추기경이 수만명의 신도들 앞에서 "독실한 가톨릭 신도들은 성추문 의혹과 관련해 시답지 않은 가십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라면서 교황의 지도력을 칭송, 성추문에 대응하는 교회 수뇌부의 정서를 읽을 수 있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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