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령도 초계함 '천안함' 침몰사건의 생존자들이 27일 외부 충격에 의한 폭발 가능성을 제기했다.
해군은 이날 오후 평택2함대 사령부 예비군교육장에서 실종자 가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생존자들의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생존자 4명은 "우리가 감지한 바로는 천안함은 자체폭발하지 않았고, 배가 암초에 부딪쳐 침몰한 것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또 "알 수 없는 폭발 소리와 함께 전기가 모두 나갔다"는 증언도 나왔다.
유족들이 "북한의 공격에 의해 폭발한 게 아니라는 언론보도는 뭐냐"고 따지자, 한 생존자는 "지금 언론에 보도된 것을 사실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맞받았다
일부 가족들이 "함장이 직접 나와 설명하라"고 요구하자, 한 생존자는 "함장도 방에 갖혀있어서 밧줄로 간신히 구출했다"고 답했다. "왜 선미에 있던 선원들을 구출하지 못했냐"고 물음이 나오자 생존자들은 "배 끝이 순식간에 가라앉아서 들어갈 수 없었다, 배 끝에 있던 선원들은 모두 못 나왔다"고 울먹이기도 했다.
이들은 "(실종된) 대원들을 구하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우리만 살아 돌아와서 미안하다"고 눈물로 사과했다.
한 실종자 가족이 "우리 아이가 휴가 나와서 '배가 너무 오래돼서 물이 샌다', '완전 똥배다'라고 말하더라"고 함정의 안전성 문제를 제기하자, 군 당국자는 "그 부분은 알아보겠다"고 짧게 답했다.
설명회가 이어지는 동안 가족 2명이 실신해서 병원으로 후송되는 등 설명회장은 아수라장이 됐다.
해군은 생존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이들의 계급과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