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이 경술국치(한일병합조약) 100년이 되는 해라는 것을 아셨습니까?'
대학생 문화연합 동아리 `생존경쟁'(회장 류호진 한양대 재학)이 전국에 거주하는 20대부터 60대까지 2,0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질문에 51.2%가 `모른다'고 답했다.
이 조사는 남자 951명, 여자 1천59명을 대상으로 이뤄졌고, 이중 20대는 1천473명, 30대 252명, 40대 106명, 50대 이상이 179명이다. 류호진 회장은 "이번 조사에는 20~30대가 전체 86%가 참가해 젊은이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며 "조사 결과 역사인식이 희박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22일 조사결과에 따르면 `당신은 일제 잔재가 잘 청산됐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97.3%가 `아니오'라고 답했고, `만약 당신이 일제시대를 살아간다면 어느 노선을 선택할 것인가'라는 가상 질문에는 `안정된 삶을 보장받을 수 있는 친일파'(12.6%)와 `힘겨운 삶을 살아가야만 하는 독립운동가'(30.6%)도 아닌 `소시민'으로 살겠다는 응답자가 절반(56.8%)이 넘게 나와 신세대들의 솔직한 면모를 읽을 수 있게 했다.
`가출(家出)', `간식(間食)', `고객(顧客)', `과소비(過消費)', 대출(貸出)', `시합(試合)', 이자(利子)', `입구(入口)', `추월(追越)', `축제(祝祭)', `취소(取消)', `택배(宅配)', `품절(品切)', `할인(割引)', `행선지(行先地)' 등 일본어 잔재가 남아 있는 15개 단어를 제시한 뒤 이를 찾는 질문에 응답자의 29.9%가 `4~6개'라고 답했고, `13개 이상'이라고 정답에 가깝게 맞힌 사람은 11.4%에 불과했다.
또 `닭도리탕', `명찰(名札)', `송도(松島)', `육교(陸橋)', `호출(呼出)' 등의 일제 잔재 단어를 우리말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70.1%가 `바꿔야 한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또한 `친일파의 모든 재산을 환수해야 하느냐'에는 84.1%가 `그렇다'라고 답했고, `친일행위를 했더라도 산업발전에 공헌했다면 그 공로를 인정해야 하느냐'란 설문에는 69%가 `부분적으로 인정해야 한다', 21.5%가 `인정할 수 없다'고 각각 응답했다.
독립운동 사건과 관련, 66.8%가 3.1운동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고 답했고, 이어 안중근 의사의거(21.3%), 광주학생 항일운동(6.3%), 윤봉길 열사 의거와 6.10만세운동(2.8%)을 꼽았다. 인물과 관련해서는 안중근(39.9%), 유관순(35%), 김구(18.9%), 윤봉길(5.1%), 안창호(1.2%) 등의 순이었다.
안중근 의사와 관련, `효창공원에 있는 묘가 가묘라는 것을 알고 있느냐'와 `일본 정부가 안 의사의 유해가 묻힌 곳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각각 `모른다'(73.5%), `그렇다'(70.1%)고 답했다.
`우리나라는 1910년부터 몇 년 동안 일본의 지배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정답인 35년(1910-1945년)을 맞춘 응답자는 44%였고, 연도별 계산에 의해 36년(41.7%)이라고 혼동한 경우까지 합치면 대부분은 아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조사를 통해 4월부터 '대한민국 100년의 꿈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한국 홍보 전문가 서경덕(36) 성신여대 객원교수는 "전국은 물론 해외를 돌며 경술국치를 통한 국난극복의 의미를 젊은 세대들에게 알리는 것과 동시에 대한민국 향후 100년의 미래비전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