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가 날아오르는 모양처럼 생겼다 해서 이름 붙은 ‘비금도(飛禽島)’. 비금도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천일염을 생산한 섬이라 해 ‘소금의 섬’으로도 불린다. 비금도를 대표하는 염전인 ‘대동염전’을 둘러보는 일행. 곧이어 비금도의 또 다른 자랑거리인 섬초밭을 따라 걷다보니, 등록문화재 제283호로 지정된 ‘내촌마을 옛 담장’에 닿는다. 바다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을 막기 위해 쌓아 올린 마을의 돌담. 섬의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길 위에서 일행은 어릴 적 섬에서 뛰어놀던 아련한 추억을 되새겨본다.
비금도를 대표하는 산, 그림산(226m)과 선왕산(255m) 산행은 상암마을에서 시작된다. 산의 모습이 그림처럼 아름답다 해 ‘그림’이란 이름으로 불리는 ‘그림산’. 길섶에 피어난 야생화와 눈 맞춤하며 오르는 길은 아직 푸릇함을 간직하고 있어 지나가는 계절의 아쉬움을 달랜다. 어느덧 그림산 첫 번째 봉우리에 올라서는 일행. 눈앞에 조망되는 장엄한 암봉의 자태가 화가의 손끝에서 한 폭의 그림으로 되살아난다.
첫 번째 봉우리를 지나자 순탄했던 흙길은 거친 바윗길로 표정을 바꾼다. 바위 위로 설치된 시설물에 의존하며 도착한 그림산의 정상. 발치 아래로 펼쳐진 파릇한 섬초밭 너머, 푸른 융단에 보석이 박혀있는 듯한 다도해의 풍광이 시원스레 다가온다. 험난한 바윗길을 따라 걸음을 옮겨 선왕산으로 향하는 길, 산 중턱에 성곽처럼 울타리를 친 돌담을 만난다. 거센 바닷바람으로부터 마을을 보호하기 위해 바람이 지나는 길목에 쌓은 죽치우실. 섬에서 살아가기 위한 옛사람들의 현명한 지혜가 엿보인다.
선왕산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기기묘묘한 바위들이 줄지어 나타나 산행의 재미를 더해준다. 선왕산은 암릉으로 어이진 산세가 가히 절경으로 꼽히는 산. 예로부터 비금도 주민들에게 섬의 수호신으로 여겨져 왔다. 그 신성한 산 정상에 올라서니, 섬의 초록빛과 서해의 푸른빛이 만나 세상 부러울 것 없는 수려한 풍경을 펼쳐놓는다. 겨울에 다가설수록 더욱 푸르게 빛나는 섬 ‘비금도’, 이번 주 <영상앨범 산>에서 만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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