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결혼문화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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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결혼문화 현주소
  • 글/노혜란
  • 승인 2004.1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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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비용 1억 3,000만원, 결혼은 미친 짓이다?
3년 새 2배 증가, 복권 못지않은 ‘한몫’ 챙기기 인식 팽배
변치 않는 혼수 갈등, 결혼 주체와 당사자 의식 전환 요구돼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는 결혼. 혼자 살든 둘이 살든 손해 보는 건 마찬가지라는 얘기다. 하지만 일단 ‘해보고 후회하자’라는 생각에 동참하는 많은 이들로 국내 혼인율은 비교적 꾸준한 상승세를 보인다. 올해는 윤달이 끼어 결혼 시기를 늦췄던 예비 신혼부부들이 대거 연말 웨딩마치를 올릴 예정이다. 신혼부부들이 늘어날수록 행복한 비명을 지르는 쪽은 40조원의 밥상을 기다리는 혼수업계. ‘해도 후회’한다는 단어를 몸으로 느끼게 해주는 혼수 때문에 신혼부부들은 차라리 ‘안 하고 후회’ 쪽을 선망한다. 드디어 결혼비용 1억 3,000만원시대에 도래한 이때 혼수 걱정으로 집안 근심을 지고 결혼하는 신혼부부들의 결혼 풍속 백태를 조명해 보았다.


'고급화, 대형화' 방대해진 혼수시장
속담에 ‘딸 셋을 여의면 기둥뿌리가 팬다’는 말이 있다. 과거부터 딸은 ‘도둑’으로 표현했듯이 혼인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이들은 미움도 적잖이 받아왔다.
이는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네 주변의 결혼 풍속도이기도 하다. 결혼전문정보업체 (주)선우 부설 한국결혼문화연구소가 지난해 결혼한 5대 도시 신혼부부 294쌍을 조사한 결과, 올해 결혼비용은 1억 3,500여만 원으로 지난 2000년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증가한 결혼비용의 대부분은 주택비가 차지했다. 올해 주택비는 8,465만원으로 2000년의 4,629만원의 2배에 달했다. 주택 형태로는 전체의 61.9%가 아파트였다. 신혼집 크기도 21~24평이 전체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과거 신혼부부들의 주된 보금자리인 ‘단칸방 신혼살림’이라는 말은 무색해 진지 오래다.
8,000만원에 육박하는 주택비는 대부분 신랑 본인이 아닌 신랑 부모의 부담으로 고스란히 돌아간다. 29~31살 사이의 신랑이 짧은 사회생활동안 그렇게 많은 돈을 모으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왕 결혼하는 거 부모의 도움을 얻어 제대로 시작하겠다는 이기적인 발상이 더해져 ‘낳아주고 키워준 은혜’는 한순간에 사라진다.
방법이야 어찌됐든 신랑 측에서 집을 마련하면 이때부터 신부 측의 만만찮은 ‘공간 채우기’가 시작된다. 이제 막 결혼생활을 시작하면서도 집에 대형 디지털TV 등 홈시어터시스템을 갖추고 양문형 냉장고에 김치냉장고, 에어컨과 세탁기, 식기세척기와 비데, 컴퓨터와 중형차 등 중년 이상의 안정된 가정이 되어서야 마련하는 상품들이 예비 신혼부부들에겐 필수 살림이 되고 있다.
이처럼 혼수 비용이 늘고 사치화 하는 주범에 대해 전문가들은 ‘체면문화’를 꼽는다. 비록 일부 부유층의 이야기일수도 있지만 “우리 며느리는 다이아몬드를 해왔다” “우리딸은 밍크코트를 받았다” 등을 입버릇처럼 자랑하고 어느 정도가 오가느냐에 따라 집안의 부를 판단하는 체면문화가 혼수시장의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는 현실이다.

'고급화, 대형화' 방대해진 혼수시장
통계청의 집계를 보면 지난 한 해 동안 30만 4,932쌍이 결혼을 했다.
결혼식을 올리는 신혼부부는 지난 2000년 33만 4,000여 쌍에서 2001년 32만여 쌍, 2002년 30만 6,000여 쌍으로 해마다 줄어드는 추세다. 그러나 혼수시장은 결혼비용의 증가로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신혼부부 한 쌍이 결혼에 5,000만원씩 돈을 쓴다면 혼수시장 규모는 15조원에 이른다. 물론 검소하게 결혼식을 치르는 사람도 많다. 백화점업계는 올해 전체 결혼관련 시장 규모가 8조 6,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이 가운데 각종 혼수상품 시장이 5조 6,000억원, 결혼식과 신혼여행 등 기타비용이 3조원 정도로 추산 된다”고 말했다.
예단을 하는 가구도 증가했다. 2000년에는 전체의 87.5%만 예단을 했으나, 2003년에는 99%가 예단을 했다. 예단과 관련해 특이한 점은 신부와 시부모의 생각이 다르다는 점이다. ‘마이웨딩’이 올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시어머니의 경우 신부가 해온 예단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56%가 '매우' 마음이 상할 것 같다고 했다. 실제로 '예단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시어머니의 이야기를 철썩 같이 믿었다가 파혼당한 예비신부도 있다. 신부는 시부모와 신랑의 형제까지만 예단을 하고 싶은 반면, 시부모는 자신들의 형제까지 예단을 하기를 바랐다. 예상금액은 300여만 원 차이가 났다. 결국 신부는 적은 비용으로 전통적으로 하고 싶지만, 시어머니는 많이 받고, '한몫' 챙기려고 한다는 것이다.
결혼식장으로는 일반 예식장의 선호도는 점점 떨어지고 있는 추세다. 2003년에 결혼한 부부 294쌍의 65.6%가 일반 예식장에서 했으나, 2004년에는 결혼을 예정한 예비신부 1,000명의 54.5%만 일반 예식장을 선택했다.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해 문을 닫는 예식장도 등장했다. 한국웨딩플래너협회에 따르면 결혼식 내용도 바뀌고 있는데, 본식 전에 신랑-신부의 연애과정을 담은 비디오를 상영하는 시네마 결혼식, 가면결혼식 등 톡톡 튀는 결혼식이 등장했다. 최근에는 외국에서 신혼여행 겸 결혼식을 올리고 국내에 돌아와 그 과정을 담은 비디오를 상영하는 피로연을 여는 결혼식도 등장했다.
혼수 장만의 비용은 1990년대에 비해서는 줄어들었지만 최근 들어 소폭 상승하고 있다. IMF 이전에 2,000만~2,500만원 정도였던 혼수비용은 IMF 직후 1,500만원 정도로 낮아졌다. 이는 과거에 필수품목으로 생각됐던 가스오븐레인지나 오디오세트 등 '구입 뒤 후회 1순위 품목'을 포기하는 부부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가전제품의 고급화-대형화 추세에 따라 혼수비용은 소폭 상승하고 있다. 한국 결혼문화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혼수비용은 2000년 평균 1,098만원에서 지난해 1,315만원으로 늘어났다. 드럼세탁기나 양문형 냉장고, 29~32인치 TV 등 고급 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반면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품목은 과감히 포기하고 있다. 거실의 장롱 대신, 남는 방에 조립식 옷걸이를 설치해 드레스룸을 꾸미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 집을 사서 장롱이 필요해진다면 그때 가서 사면된다는 식이다.



혼수장만은 치밀, 계획적으로
요즘의 혼수장만 추세는 대형화-고급화. 29인치 TV와 600ℓ 이상의 양문형 냉장고와 7.5㎏ 이상 드럼세탁기가 신혼부부의 혼수장만 기준이라는 것이 혼수 전문가의 공통된 의견이다. 그렇다고 모든 혼수를 대형-고급으로 구입한다면 혼수예산을 훌쩍 넘어 결혼 뒤에는 손가락만 빨아야 하는 불상사가 생길지도 모른다. 게다가 큰돈을 주고 구입했는데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면 후회를 하게 될 것이다.
혼수는 어떻게 장만해야 할까. 혼수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방법은 라이프스타일에 맞추는 것이다. 정신없이 바쁜 맞벌이 부부의 경우, 시간에 쫓겨 아침밥을 거른 채 출근하고, 점심과 저녁은 회사에서 해결한다면, 사실상 집안에서 마주앉아 식사할 여유가 없다. 게다가 주말에 외식을 하게 된다면, 주방기구의 활용도가 떨어지게 된다. 이런 까닭에 혼수 전문가들은 침실의 비중을 높이고, 거실과 주방의 비중을 낮출 것을 조언한다.

알뜰족, 저렴한 가격에 할 건 다한다
여유가 되는 예비커플들은 높은 생활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화려한 결혼식과 새 출발을 위해 지출을 아끼지 않고 있지만 한편에선 치밀한 준비로 부대비용을 최소화해 결혼비용을 줄이는 예비부부들도 늘고 있어 결혼문화가 양극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12월에 결혼하는 한 예비부부는 결혼 비용으로 1억 2,000만원이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들은 복잡한 일반 예식장이 싫어 약간의 비용을 부담하면서 호텔에서 운영하는 웨딩홀에서 식을 올릴 것이고 둘 다 직장인인 까닭에 시간이 없어 웨딩컨설턴트를 통해 결혼과 관련된 모든 것을 해결했다.
신혼집은 살기 편하고 나중에 전세금을 돌려받기도 쉬운 24평 아파트 전세를 선택했다. 비용을 낮추기 위해 서울 외곽의 아파트를 선택했지만, 두 명의 전세자금을 합해도 돈이 모자라 대출을 받았다. 살림살이는 기존의 세간을 사용하는 대신, 꼭 필요한 침대와 냉장고를 고급형으로 구입했고, 좋아하는 영화를 즐기기 위해 남는 돈으로 홈씨어터 시스템을 보강했다.
이들의 결혼비용이 결코 높은 수준이 아니다. 최근 결혼 관련비용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요즘 일반적인 웨딩상품(웨딩드레스, 본식원판- 스냅, 야외촬영, 헤어메이크업)은 270만원선, 음료수대를 포함한 피로연의 한정식 가격은 1인당 21,000원 정도가 된다. 주례사례비, 헬퍼비용 등에는 100만원 가량이 추가로 지출된다.
호텔 예식홀의 경우는 더 비싸다. 패키지 상품은 360만원으로 껑충 뛰고 식사는 4만원대의 양정식이 나온다. 음식값의 10%는 봉사료로 추가 지출해야 한다. 꽃장식 비용으로는 150만~180만원이 든다. 기타 비용 150만원까지 감안하면 순식간에 순수 예식 비용만 2,000만원에 육박하게 된다. 결혼 비용이 이렇게 상승하자 한편에서는 아이디어와 알찬 정보를 통해 결혼비용을 절약하는 알뜰족도 등장하고 있다. 이들은 일단 예식비용의 거품을 뺀다. 무료 결혼식장 이용이 한 예이다. 무료예식장은 서울에만 50여군데가 넘고 시설도 일반예식장보다 훌륭하다는 평가다. 특히 잠실운동장, 남산공원, 한강공원, 녹사평 지하철역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직접 예식장소와 웨딩드레스 디자이너, 사진작가 등을 섭외하는 적극적인 커플들도 있다. 이들은 가든이 있는 카페 등을 섭외해 식사는 하지 않는 대신 장소 대여료만 지급한다. 피로연은 없애고 간단한 답례품을 준비하기도 하고 웨딩드레스 디자이너나 사진작가의 경우 관련 전공 대학졸업자등을 섭외해 졸업작품을 대여하고 싼 비용에 사진 계약을 맺는 방식이다.
지난 10월에 결혼한 최규민-이윤희 커플은 이런 방식으로 결혼예식에 총 274만원을 지출했다. 일반 결혼 비용의 3분의 1 수준이다.
인터넷 동호회를 이용하는 알뜰 커플도 많다. 3만 5,000여명의 회원이 가입돼 있는 다음의 ‘결혼의 모든 것 웨딩공부’라는 카페에서는 공동할인구매 코너를 통해 혼수용품을 일반가격보다 30~40%이상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이외에도 결혼 관련 카페마다 예물, 한복, 폐백, 여행상품 등의 공동구매 이벤트를 마련 저렴한 가격에 혼수마련이 가능하다.
가전업체에서 발행하는 웨딩쿠폰도 잘 이용하면 결혼비용 절약에 큰 도움이 된다. 올 11월 결혼을 앞둔 김 모씨(30)의 경우 한 가전업체에서 발행하는 웨딩쿠폰을 인터넷을 통해 받았다. 여기에는 상견례부터 혼수 예식 신혼여행 등까지 결혼의 모든 과정에서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는 쿠폰들이 들어있었다. 계산 결과 쿠폰 이용시 400만원 가까운 비용이 절약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까지 거품이 많은 결혼 문화와 집값상승 등으로 결혼 비용이 계속 상승하고 있는 분위기지만 최근 거품을 걷어내고 실속 있고 알뜰한 결혼을 선호하는 젊은 층들이 늘고 있어 일부에서는 결혼풍속도가 양극화되는 추세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다른 편에서는 최근 결혼 풍속을 허례허식(虛禮虛飾)을 극복하는 긍정적인 변화의 과정으로 진단하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혼수문화,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최근 혼수로 야기된 갈등이 성격차이로까지 이어져 신혼부부가 잇달아 자살한 사건이 발생했다. 일부에서는 결혼이 한몫 단단히 잡으려는 하나의 수단으로까지 왜곡된 생각을 하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이제는 공공연한 비밀이 되고 있는 천박한 혼수문화는 이제 갓 새로운 인생의 출발선에 있는 젊은이들을 망치려 하고 있다. 혼수 때문에 파혼-이혼에 이르는 등 혼수문화가 심각한 병폐인 것을 알면 이제라도 개선의 움직임을 보여야 마땅하다. 이는 정부차원에서나 결혼 당사자들의 제대로 된 의지도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어머니들의 과감한 역할이 요구된다.
사람끼리의 결합을 넘어선 가문의 결합이므로 당사자들의 고집은 한계가 있는 것이다. 적극적인 예비부부들의 경우 독립적으로 결혼에 대한 전반을 직접 준비하지만 아직까지 주체는 되지 못하고 있다. 사랑과 행복(주)의 진경란 차장은 “결혼식에서 혼수 장만에 이르기까지 부모 세대와 의견이 다를 때마다 부모 세대를 설득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이미 관행으로 뿌리박힌 문화는 쉽게 바뀌기 힘들 것으로 본다”며 “결혼당사자들도 처음의 마음 자세와는 다르게 결혼을 실제로 준비하면서 자신의 색깔을 잃어버리고 주변의 말에 쉽게 동조하는 경향을 버리고 평생을 아끼고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서로가 교류한다면 이보다 더한 혼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결혼인가 혼인인가
흔히 일상생활에서는 결혼이라는 말을 더 많이 쓰지만 우리 민법에는 남녀가 하나되는 일을 흔히 “혼인”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혼인이 올바를 표현이다. “결혼”은 일본식 표현에 정착한 것이며 “혼인”이야말로 남녀평등 이라는 우리의 전통의식을 담고 있는 말이다. 혼인이 장가들 혼(婚), 시집갈 인(姻) 으로 남녀가 동등하게 맺어지는 것을 상징한다면 결혼의 결(結)은 맺는다는 뜻이고 혼(婚)은 장가든다는 뜻으로 남자가 장가드는데 여자가 연결되는 남존여비식 사고를 반영한 것이다. 일제의 영향으로 결혼이라는 말이 보편화 되면서 69년 제정된 “가정의례 에 관한 법률”에는 결혼이라는 표현이 등장 결혼이라는 표현이 등장, 그 후 결혼 상담소, 결혼식장 등 결혼을 단 업소 명칭도 여기서 파생된 것. 90년대에 들어 한국 전례연구원이 중심이 된 올바른 용어 찾기에 힘입어 94년 “가정의례 관한 법률”시행령과 시행규칙의 “결혼용어”는 혼인으로 바뀌었다

(주)선우 부설 한국결혼문화연구소 이웅진 소장 인터뷰
“준비성, 인식, 책임감 있는 결혼문화 유도해야”
“이혼률 급증의 가장 큰 원인은 가정이나 사회에서 배우자 선택에 대한 학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데 있다. 결혼생활은 서구적인 것을 추구하면서 실제 사고방식은 아직도 가부장적이고, 전근대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는 데서 오는 괴리감도 있다”
한국결혼문화연구소 이웅진 소장은 최근 급증하고 있는 이혼율이 대해 결혼 당사자들의 준비와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혼률이 가히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렀는데도 이혼에 대한 우리의 가치관은 이전 세대와 별로 달라진 게 없다. 이제는 이혼의 실상을 파악하고 이혼 후에 발생하는 문제들을 구체적으로 생각해야 할 때이다”며 “두 번 실패하지 않으려면 충분한 시간을 두고 자세하게 파악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러한 차원에서 한국결혼문화연구소는 과거와 현재의 결혼문화를 심도있게 분석, 미래의 결혼문화를 가늠하고 이를 바탕으로 올바른 결혼문화를 제시하는 연구들을 진행하고 있다.
이 소장은 “한국의 결혼문화는 형식위주로 이뤄지는 것이 문제다. 결혼이 사회와 가치관의 변화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전통의 그늘에 가려있는 부분이 많아 그로인한 갈등도 심화되는 것”이라며 “여성학자 박혜란 씨는 시어머니가 변해야 결혼문화가 발전한다고 지적했지만, 난 시어머니뿐 아니라 남성들의 인식변화도 시습하다고 본다. 적극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여성에 비해 남성은 그들의 아버지가 누렸던 권위와 영향력을 그리워하며, 그 주변에 머무르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새로운 부부관계의 성립이 필요하단 것이다.
최근 10년 사이 우리의 결혼문화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무엇보다 바람직한 것은 결혼비용의 거품이 빠지고, 합리적인 면을 점차 추구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혼수의 비중이 줄어드는 대신 주택마련의 비용이 늘고 혼수는 양가 어른에게 최소한의 예를 갖추는 것으로 의미가 달라지고 있다.
또 여성의 사회활동이 늘면서 경제력과 독립성을 갖게 된 결과 교제와 결혼에서 여성의 비용부담이 늘고 있는 추세다. 이 소장은 “국내 결혼문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회와 가치관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태도”라고 말한다. 결혼은 철저하게 부부의 합의와 노력에 의해서 이뤄지므로 변화하고 있는 부부관계나 역할, 부모와의 관계, 가정의 의미 등에 대해 충분한 대화와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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