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다완 문화의 우수성 널리 알리는데 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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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다완 문화의 우수성 널리 알리는데 매진
  • 김실 기자
  • 승인 2010.02.16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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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봄 개관할 다완박물관 통해 새로운 도자문화 꽃피우는 토대를 마련

▲ 청하사 주지 법심 스님은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우리 다완을 수집하고 사찰을 찾는 이들에게 다완에 대해 널리 알리는데 열성이다.
경상북도 영천시 청통면 계포리에는 따뜻한 온기와 사람의 정이 느껴지는 청하사가 있다. 사찰이라고 하기엔 소박함이 느껴지지만 맞은편에 자리 잡은 ‘차를 구걸하다’는 뜻의 다걸소(茶乞所)라는 당호가 걸려있는 곳이 눈에 띈다. 유난히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북새통을 이루고 있는 이곳에는 수천가지의 다완과 다양한 모양의 도기들이 전시되어 있다. 청하사 주지 법심 스님은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사람들의 관심밖에 자리 잡았던 우리 다완의 소중함과 우수성을 널리 알리며 좋은 법문도 들려주고 있다.

국내 최고 다완전문가, 법심 스님
법심 스님이 다완을 수집하게 된 것은 1980년 대구부인사에 주지로 있을 적에 차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며 차뿐만이 아닌 차를 담는 사발, 즉 다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다. 이러한 스님의 관심은 우리 다완의 역사와 좋은 다완을 고르는 법은 무엇인지 공부를 하게 되었고 이는 현재 국내 최고의 다완 전문가, 다완 수집가가라고 불리게 된 원동력이 되었다.
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다완 수집을 시작한 스님은 “우리나라 다완의 역사에 대해 공부하게 되었는데 대부분의 다완이 임진왜란, 일제치하 36년을 거치며 일본으로 반출된 것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일본은 다완에 대해 세계 최고의 도자문화를 꽃피우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며 과거 우리 도공들이 만든 다완은 수집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에 현대 우리나라 훌륭한 도공들이 만들어 낸 다완을 수집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우리 현대 다완도 전체적인 형태와 굽, 문양, 곡선 등 우리나라 고유의 순박함이 묻어나와 앞으로 소중히 간직하며 사용한다면 최고급의 예술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고 전했다.
다완은 다른 도자제품과는 달리 다양한 미학이 있다. 각기 정형화된 모양을 말하는 전체적인 형태를 보며 차를 마실 때 입술과 닿는 부분 즉 입모양이 얼마나 자연스러운지, 유약이 자연스레 흐르는 느낌, 불의 강약으로 생기는 문양 및 표현 등을 본다. 중요한 것은 굽으로서 다완뿐만이 아닌 모든 도자제품에서 볼 수 있는 것으로 굽을 깎은 흔적, 유약이 칠해져 있는지 없는지, 바닥상태 등을 감상하게 된다. 또한 흙의 차이에서 나오는 기운과 의도하지 않았지만 우연적으로 나타나는 유약의 변화, 요변 등도 중요한 감상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명기는 쓰는 사람의 차이에서 나오는 것

▲ 법심 스님이 수집한 다완은 전국에 있는 불가마 요장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유명도예가부터 무명도예가들의 작품까지 고루 갖추고 있다.
다완은 다른 도자기와는 달리 만든 사람을 통해 유명해지는 것이 아닌 누가 사용했느냐로 인해 그 가치의 평가가 달라진다. 유명인이 사용한 다완은 일본에서 센니큐 에도시대에 성을 다완으로 바꾸는 성주들도 등장할 만큼 귀히 여겼으며 국보 및 보물 등은 모두 한 시대를 풍미한 영웅들이 사용한 다완들이 많다. 이에 스님도 다걸소(茶乞所) 내에 진열된 그 수많은 다완들을 직접 한번 이상씩은 다 사용하고 다완에 이름을 붙여 가치를 창출해 내고 있다.
스님은 “현재 진열된 다완 중 제가 써보지 않는 다완은 없습니다. 다완이 생명을 얻기 위해선 사람들에 의하여 사용되어야 합니다. 그냥 진열만 하는 것은 의미가 없는 것이죠. 그 이유는 다완이 사람들로 하여금 쓰여 지면 다흔(茶痕)이 생깁니다. 이는 차를 마신 흔적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것이 없다면 진정한 명기가 될 수 없기 때문이죠. 또한 다흔을 통해 다양한 무늬가 새겨지며 다완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기도 합니다. 이에 다완은 직접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일본이 자랑하는 국보급 다완들을 살펴보면 그릇을 만든 도예가의 이름은 밝혀지고 있지 않습니다. 오로지 그릇을 쓴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서 가치가 매겨지고 있죠”라고 말했다. 이는 뜨거운 찻물로 인해 다양한 선을 만들고, 사용한 사람의 손때가 묻어 다완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법심 스님은 불가마에서 구운 다완만을 고집한다. 이는 1,200~1,300도가 넘는 불가마 속에서 불의 변화와 바람을 통해 같은 유약을 바른 도기들이 제각각의 특성을 갖고 새로 태어나는 모습이 아름답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렇기에 스님은 우리나라에서 전통가마를 사용하는 1,000여 군데의 요장(窯場:도자기를 구워내는 곳)을 줄줄이 꿰고 있다. 이와 동시에 전국에 퍼져있는 도예가들과의 만남도 자주 갖으며 다완에 대한 토론을 하기도 한다.
법심 스님은 “다완은 12가지 이상의 미학이 담겨있는 예술품입니다. 그릇 하나에 있는 형태마다 미학이 다 다르며 볼 때마다 새로운 생각이 들게 됩니다. 이러한 미학이 있게끔 하는 것이 바로 불가마입니다. 일반 가스가마에서는 나올 수가 없는 것이죠. 이에 전국에 있는 불가마 요장을 찾아 좋은 다완 찾기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유명 도예가들의 작품 쪽으로만 편중된 것이 아닌 무명도예가들의 작품도 함께 수집하고 있습니다”고 전했다.

순수하고 소박한 우리 다완의 미학 알리기에 최선

▲ 법심 스님은 “현재 진열된 다완 중 제가 써보지 않는 다완은 없습니다. 그냥 진열만 하는 것은 의미가 없는 것이죠. 그 이유는 다완이 사람들로 하여금 쓰여 지면 다흔(茶痕)이 생깁니다. 이는 차를 마신 흔적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것이 없다면 진정한 명기가 될 수 없기 때문이죠”라고 전했다.
법심 스님은 우리의 도자문화를 널리 알리기 위해 제주도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일대에 다완박물관을 조성하고 있으며 올 봄 개관할 예정에 있다. 스님은 “제주도에 일본사람들이 많이 왕래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에 제주도에 다완박물관을 개관하여 우리 고유의 차문화와 우리 도예가들이 만든 다완을 일본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비록 아직은 일본에 비해 부족한 것은 사실이나 조금씩 보완, 발전시켜 나간다면 우리의 순수하고 소박한 다완의 미학을 널리 알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고 전했다.
과거 뛰어난 도자문화를 꽃 피웠던 우리나라는 현재 이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하고 지원도 제대로 되고 있지 않기에 스님 혼자서 알리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그러나 스님은 절대로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청자와 백자, 아름다운 그릇 등을 만들어낸 우리의 뛰어난 도자문화는 과거 민족의 혼이라고 불릴 정도로 중요시 여겼습니다. 비록 지금은 이에 대한 인식이 많이 떨어져 가고 있으나 저처럼 조금이나마 우리의 것을 알리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면 과거 화려하게 피었던 도자문화를 되살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며 “앞으로 우리의 도자문화가 전통문화의 한부분에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알릴 것입니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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