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꽃이 피는 아름다운 우리 학교로 놀러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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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의 꽃이 피는 아름다운 우리 학교로 놀러오세요”
  • 공동취재단
  • 승인 2010.02.1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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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입식 교육 탈피, 체험위주의 학습 늘려 창의력 증대

▲ 당진당산초등학교 신세철 교장
졸업의 아쉬움을 미처 느끼기도 전에 새로움의 시발점인 입학 시즌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학교는 저마다 특색 있는 교육 과정 홍보에 주력하며 학생 유치에 온 힘을 다하고 있는 가운데, 학생 수가 적은 농산어촌 학생과 학부모는 ‘과연 우리 동네도 입학식이 열릴 수 있을까’라는 불안한 마음을 숨길 수가 없다. 이들이 이럴 수밖에 없는 것은, 학교 구조조정으로 인해 98개 농산어촌 학교 폐교가 추진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은 2010년 이후에도 마찬가지이다. 때문에 농산어촌에 거주하는 학생과 학부모의 한숨은 날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이에 교육과학기술부는 자율적인 학교운영과 지역주민과의 강력한 연계를 통해 학생이 돌아오는 농산어촌 학교의 성공 모델을 창출하고자 농산어촌 전원학교를 선발했는데, 충남 당진군 송산면에 위치한 당산초등학교(http://dslove.es.kr/ 신세철 교장/이하 당진당산초)도 이에 선정되는 짜릿한 기쁨을 안았다. 한 학급당 소수 인원의 학생들이 이마를 맞대고 오순도순 학습하며, 교사와 학생이 한 가족처럼 온정으로 엮어진 당진당산초는 나무랄 데 없는 명품교육과정을 선보이며 작지만 강한 학교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푸르른 숲 속 새소리와 꽃향기 배경을 벗 삼아 서로를 위한 애정으로 마치 천국과 같은 교육환경 속에서 오로지 학습에 열중하며, 학력을 향상시키고 있는 당진당산초 학생들. 대한민국 모든 학부모들이 간절히 바라는 최적의 교육 환경이 바로 이곳에서 펼쳐지고 있다.


전학생 수 증가하는 농촌학교
지난 1963년 인근학교의 분교장으로 시작해 금년 42회 졸업생을 배출한 당진당산초는 비교적 역사가 짧은 학교이다. 게다가 읍·면 소재지의 학교보다도 작은 학교라는 핸디캡이 있고, 학교 주변은 농경지와 산지로 둘러싸여 학원이라곤 눈을 씻고 찾아볼 수 없는 전형적인 산골 마을에 위치한 농촌학교이다. 현실이 이렇다보니 학원과 도서관 등 면학시설이 부족한 게 사실. 하지만 오락실과 각종 상점, 복잡한 교통 등 학생들에게 다소 유해할 수 있는 위험요소가 전혀 없는 우수 지역이기도 하다.
당진당산초는 한 때 500명이 넘는 전교생 수를 자랑하는 중규모의 학교였다. 하지만 농촌 인구 감소의 영향으로 인해, 하나 둘 씩 늘어나기 시작한 전출생 수가 어느 순간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하며 폐교라는 난관에 봉착했다. 이랬던 학교가 화려하게 부활할 수 있었던 비결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교과서 중심의 획일적인 교육 방식에서 벗어나 공교육을 기반으로 한 창의적 교육 과정을 운영한 것이다. 그 이후 학부모는 학교와 교사를 전적으로 신뢰하기 시작했고 가까운 읍지역의 학생들은 매 년 한두 명씩 전입을 하는, 농산어촌 학교에서는 다소 기이하다 할 수 있는 현상이 일어났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2009년에는 무려 15명의 학생이 증가하고, 병설유치원도 1학급 증설하는 놀라운 결과를 탄생시키며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2010년 올해 역시 29명(2009년도는 9명)의 신입생들이 이곳을 찾아 꿈을 펼쳐나갈 계획이다. 이에 신세철 교장은 “이러한 현상은 교사들의 노력으로 얻어진 전원학교 절반의 성공이라고 생각한다”며 교사들에 대한 감사의 말을 잊지 않았다. 신 교장의 말처럼 당진당산초 교사들은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열정과 헌신을 다해 꿋꿋이 학생들을 지도했다. 잘한 일이 있으면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또 나무랄 때는 내 자식처럼 엄하게 지도한 교사들이다. 학생들이 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열과 성을 다해 가르친 이들의 열정이 녹아 있기에 지금의 당진당산초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전원학교의 모범 해답 제시할 터
농산어촌 전원학교 선정 소식에 누구보다 기뻐했던 신 교장은 “이번 발표로 인해 학부모와 전교직원이 한마음한 뜻으로 환영하고 행복해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부족한 교육환경을 대폭 개선하여 내가 사는 지역의 학교를 떠난 학생들을 되돌아오게 하자는 전원학교의 취지가 이곳의 현재 상황과 적합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이번 전원학교 운영은, 학생의 소견과 소질은 고려하지 않은 채 무작정 높은 학력을 원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도심학교로 가야 한다는 편협한 생각을 지닌 학부모들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에 당진당산초는 전원학교 교육환경개선의 주안점으로 학생과 지역주민, 다

른 지역의 학생들이 주야를 가리지 않고 실제 손으로 만지고, 느끼고, 땀을 흘리며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예정이다. 그러한 일환으로, 실외는 고장의 자연환경을 체험할 수 있는 각종 체험장을 설치하고, 운동장의 경우 천연잔디와 조명시설을 설치해 야간활동까지 학습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도서실, 정보화교실, 공작실, 과학실, 다목적교실, 음악전용실 등 학생들이 학습하는 주요공간인 실내는 쾌적한 교육환경을 조성해 최고의 면학 분위기를 형성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당진당산초는 이번 전원학교 환경개선에서 음악교육환경 개선에 대한 비중을 가장 크게 꼽았다. 이에 이번 학년도부터는 3학년 이상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1인 1악기 연주기능을 익힐 수 있도록 관악, 사물놀이, 오카리나, 리코더 등 여러 악기를 구입하여 지도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평생교육 차원에서 게이트볼장과 체력단련 시설 및 도서실과 정보화실을 지역 주민에게 전격 개방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이곳은 도시학교와 농촌학교 간 동심을 잇는 ‘개구쟁이 학교’를 운영해 도시와 농촌의 문화격차를 해소할 예정이다. 개구쟁이 학교란 도·농 학교 간 정기적인 교류를 통해 도시 학교 학생들에게 자연과 전통문화,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프로그램으로 참여의사가 있는 도시지역 학생들은 당진당산초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가능하다.

눈높이 맞춤 교육 실천
전원학교의 장점은 ‘자율학교’운영이다. 자율학교의 여러 가지 특성 중 하나로 교육과정의 20%를 각 학교 특성에 맞게 재조명해 운영하는 것을 들 수 있는데, 당진당산초는 이 점을 이용하여 학생들의 학력신장과 소질 조기발견을 위한 체험학습을 확대해 나가기로 결정했다. 책상에 앉아 학습하는 것보다 실제로 체험을 하며 몸소 느끼는 학습이 초등교육과정에서는 더욱 효율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곳에서는 매주 1일을 체험학습의 날로 지정하여 저학년은 나·가정·학교·고장의 주변에서 활동을 하고 있으며, 학년이 올라갈수록 활동 범위를 점차 넓혀서 학생 스스로 문제점을 찾고 해결할 수 있는 자기주도적 학습을 꾀하고 있다.
신 교장은 “혹자들은 체험위주 교육 방식이 과연 학습 효과를 높일 수 있는지 의문을 가진다. 또 위험한 시도가 아니냐는 걱정도 하지만 나는 실패도 교육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사람들은 살아가는 데 있어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많이 가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교육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질책이 두려워 안이한 형태의 교육활동을 계속적으로 운영해나간다면 학생들은 알게 모르게 많은 피해를 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실패에 대한 걱정에 무릎 꿇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고 노력하는 신 교장의 교육 철학은 더욱 빛이 난다. 학생들에 대한 열의로 포기를 모르는 신세철 교장과 당진당산초. 이곳이야 말로 진정 학부모들이 바라는 자녀들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교육계의 파라다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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