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그리고 대한민국,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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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그리고 대한민국,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 신현희 차장
  • 승인 2010.02.10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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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 중구에 있는 청어람 아카데미에서 열린 김용철 변호사와의 저자 간담회에는 정원의 2배가 넘는 200여 명의 청중이 몰렸다. 주최 측이 강연장 화면을 스크린에 띄워 생중계하는 별도의 공간을 마련할 정도였다.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을 생각한다>는 재계의 가장 은밀한 내용이 담겼지만 주요 일간지들은 출판사의 광고 의뢰를 거절했다. 책의 내용을 소개한 한 일간지의 기사는 얼마 후 포털 검색에서 사라졌다. 누리꾼들이 '트위터'를 통해 출간 즈음의 우여곡절을 소개하고, 지면광고에 실리지 못한 광고 시안을 자신들의 블로그에 게재하며 홍보에 나섰다. 광고를 싣지 않은 언론사와 저자가 근무한 대기업에 대한 '뜬소문'이 나돌자 언론사와 대기업이 먼저 나서 '해명'했다. 그렇게 입소문을 타고 수만 부가 팔렸다.

그가 폭로했던 이건희 전 삼성 회장 일가의 비자금은 특검 수사를 거쳐 이 전 회장의 '합법적인 자산'으로 둔갑했고, 불법 로비 의혹 역시 무혐의로 종결됐다. 그에게 남은 것은 '배신자'라는 딱지와 고독한 삶, 자신의 자녀들이 대한민국에서 취업하기 어렵다는 사실들이다. '삼성 특검' 이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대중의 시각에서 비켜났던 그가 <삼성을 생각한다>를 계기로 다시 그들 앞에 섰다.

검사 출신인 그가 "정의는 없다"고 말했다. 가슴아프지만 현실이다. 하지만 아주 작은 움직임이 세상을 바꾸는데 밀알같은 도움은 될 것이라 믿는다. 진실을 말함에 있어 개인의 희생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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