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중국시장에서의 성공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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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온’ 중국시장에서의 성공 비결
  • 김영식 운영고문
  • 승인 2010.02.09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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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관시(관계)’ 중요하게 여기는 특성 알고 접근해야

세계적으로 많은 기업들이 중국시장으로 진출하지만 ‘중국’이라는 특수성을 가진 나라에서 성공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GE의 잭 웰치 이멜트 회장은 “중국에 대해서 모르는 것이 많고 갈 때마다 새로운 것을 배운다”고 말했다. 중국시장을 가볍게 보고 접근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특히 서양의 기준으로 볼 때 중국을 이해하기란 대단히 어렵다. 중국의 독특한 민족성 때문이다.
중국은 ‘관시(관계)’를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때문에 중국에 진출하는 기업들은 중국과의 ‘관시’를 잘 맺는 것을 우선적인 과제로도 여긴다. 이는 객관성을 중요시 하는 서양의 기준으로 봤을 때 더욱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중국인들은 쉽게 자기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 깊이 친해졌다는 생각이 들고 난 다음에서야 자기의 생각을 드러내는 성향이 있다.
흔히들 나라별 국민의 성격을 말할 때 일본 사람은 대하기가 편하고 한국 사람은 알고 나야 대하기 쉽고, 중국 사람은 신의를 보이면 대하기 쉽다는 말이 있다.
중국에서 관시는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쉽게 풀릴 수 있으며 관시가 없으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데 이 관시가 중요해지는 이유다.
중국에 진출 국내 기업들은 중국인들과의 관시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오랜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 제과업체 중 중국에 진출해 유난히 빛을 발한 기업이 있다. 화교(華僑) 출신인 CEO 담철곤 회장이 이끄는 오리온이다. 담 회장은 중국의 특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때문에 중국 진출 성공을 유리하게 이끌었다.
오리온의 중국 공장 직원들 중 팀장급 직원 중에는 중국 화교 출신이 적지 않다. 그리고 팀장급 이하 부하 직원들은 모두 중국인이다. 담 회장의 ‘관시’는 중국에서 통했다. 초코파이의 중국이름은 ‘하오리요우(好麗友)’. ‘하오리요우’는 좋을 호자, 아름다울 ‘려’, 벗 ‘우’라는 한자로 ‘좋은 친구’라는 뜻이다. 이것은 중국과 오리온의 ‘관시’를 보여주는 좋은 예다.
오리온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은 의미를 두고 회사 이름을 짓는다. 가령 까르프의 경우 ‘가락부’라는 이름을 붙여 ‘입이 즐겁고 부자가 되는 회사’라고 이름 짓는 식이다.
오리온은 1990년대 초부터 글로벌기업으로 해외 사업을 강화했다. 중국과의 지속적인 관시를 통해 1997년 5월, 중국 북경 하북성 랑팡 개발구에 5만 평방미터 규모의 공장을 신설해 중국 현지에서 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했다.
오리온은 북경, 상해, 광주, 오리온 스낵 등 4개의 법인으로 중국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1997년 시작 당시 매출 규모는 300만 달러 수준이었지만, 오리온은 연평균 40% 이상 성장을 거듭했다. 2008년에는 50배 이상 늘어난 2억 5,000만 달러의 괄목할만한 매출 실적을 기록했다. 화교 3세인 담 회장은 어렸을 적 ‘출신’ 때문에 알게 모르게 불이익을 당한 적이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담 회장의 ‘출신’은 오리온이 중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데 가장 중요한 밑거름이 된 셈이다.
너도나도 중국시장으로 진출하지만 실패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知彼知己百戰不殆’라 했다. 상대방을 모르고 접근한다면 결코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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