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금융 한달만에 바늘금융
상태바
미소금융 한달만에 바늘금융
  • 장지선 기자
  • 승인 2010.01.15 14: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기도 수원시에 문을 연 지 한 달째를 맞는 삼성미소금융재단, 업무 첫날 대출을 문의하는 사람들로 북적대던 모습과는 달리 14일 삼성미소금융재단 1호점인 수원지점은 한산했다.

이광석 수원지점장은 "개점 첫날 250명이 방문하기도 했지만 요즘은 하루 30명이 고작이다"고 말했다.

저소득층의 자활자금을 지원한다는 취지로 시작해 한국형 그라민은행을 표방하며 큰 기대를 모았던 미소금융이 사람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대출을 신청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대출받기가 바늘 구멍 통과하기보다 어렵다"고 이야기 한다. 까다로운 대출 조건과 심사 과정이 한몫했다.

삼성미소금융재단에 따르면 지금까지 약 2,000여 명이 본점과 1호점을 찾았지만 이중 약 1,700여 명은 조건이 맞지 않아 그냥 발길을 돌려야했다.

사업운영자금을 빌리려고 미소금융을 찾은 한 사업자는 "서민을 위한 대출이라더니 서민들이 실상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길고 복잡한 대출과정 또한 문제이다.

자격요건을 충족해 대출신청을 했다는 한 인테리어업자는 "대출 가능 여부에 대한 답 대신 기다리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며 답답한 마음을 전했다.

미소금융중앙재단이 정한 기본적 조건에 부합해 대출을 신청한 300명 가운데 실제 대출을 받은 사람은 고작 2명에 불과하다. 한달 가까이 지나서야 첫 대출이 이뤄졌고 대출률도 1%로 극히 저조하다.

그러나 삼성미소금융재단은 돈을 빌리고 제때 갚지 않는 도덕적 해이를 막으려면 꼼꼼한 심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삼성미소금융재단 관계자에 따르면 "일부 사람들은 미소금융이 정부나 기업이 주는 '눈먼 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엄격한 심사가 불가피 하다고 설명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