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보건기구(WHO)가 다국적 제약회사들의 로비로 신종플루 ‘대유행’을 선언해 이들에게 막대한 이익을 안겨줬다는 주장이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더 선’을 비롯한 주요 일간들은 11일 유럽회의(Council of Europe) 보건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볼프강 보다르크 박사가 신종플루 대유행은 신종플루 백신으로 막대한 이익을 챙긴 제약회사들이 주도한 ‘허위 대유행’이며 금세기 최대 의학 비리 가운데 하나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보다르크 위원장은 “신종플루 사망률은 계절성 독감의 10분의 1도 안된다”면서 “신종플루에 대한 공포심 조장은 대유행이 선언되면 ‘대박’을 터뜨릴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던 제약회사 대표들에게 기회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최근에도 WHO는 신종플루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선언했지만 영국의 경우 6만 5,000명 사망이 경고됐으나 지금까지 251명이 사망했고 10억 파운드어치의 타미플루가 사용되지 않은 채 사장됐다. 프랑스, 스위스, 독일, 네덜란드, 스페인 등 몇몇 유럽국가들도 주문량을 취소하거나 남아도는 신종플루 백신을 해외에 판매 또는 기증할 방법을 찾고 있다.
특히, WHO가 신종플루가 확산되자 지난해 6월 경보의 최고 단계인 대유행을 선언한 것과 관련해 “우리는 어떤 근거로 누가 (대유행) 결정을 내렸으며 제약업계가 의사결정에 어떻게 영향력을 미쳤는지 알길 원한다”며 “WHO 내 일부 그룹이 제약업계와 매우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실 그동안 일각에서는 신종플루 관련한 갖가지 ‘의혹’을 제기했으나 ‘음모론’으로 마무리 되곤 했다.
보다르크 박사의 조사 요청에 따라 47개 유럽국가 정부 간 협력기구인 유럽회의(the Council of Europe)는 이달 말 긴급회의를 열고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신종플루 치료제 판매를 위해 신종플루 공포를 확산시킨 단서를 잡고 진상조사에 착수한다.
이에 대해 12일 WHO는 독립적인 평가 작업을 실시할 준비가 돼 있다며 “향후 외부 전문가들과 함께 우리의 신종플루 대응 업무를 평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파델라 샤이브 WHO 대변인은 “사후평가는 필요한 일이며, 우리는 우리의 일을 개선할 수 있는 각종 조언에 대해 열려 있다”며 “대유행이 끝나면 틀림없이 외부 전문가들과 함께 평가 작업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