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왕, 나사대통령’ 매년 20% 고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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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사왕, 나사대통령’ 매년 20% 고성장
  • 윤관로 차장/문효정 기자
  • 승인 2010.01.1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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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혁신, 품질혁신,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항상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기술개발 50년

▲ 임정환 대표는 “경제 불황속에 회사가 어려운 이유를 경기 탓으로 돌리지 말고, 집중력을 가지고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던 그의 인생역정을 들여다보면 임 대표의 말에 귀 기울일 수 밖에 없다.
‘나사왕’, ‘나사대통령’은 명화금속 임정환 대표의 50년에 따라다니는 수식어이다. (주)명화금속은 1961년 설립이래 국내 자동차 및 전자, 가전용 나사를 생산 공급하면서 국내를 넘어선 글로벌 기업화를 추구하는 작지만 강한 기업이다. 이는 1980년 국내 최초, 기능의 극대화를 이루어낸 직결나사(Self Drilling Screw)와 블라인드 리벳(Blind Rivet)을 자체개발 하는 등 R&D중심의 연구개발로 특허 및 실용신안 200여 개를 보유하고 있는데서 알 수 있다. 또한 2001년 세계일류화상품(산업자원부) 선정을 통해 국내 15개 나사 생산업체 가운데 건설현장 제품 70%를 선점했으며, 2004년 ‘중국동항한중시범경제개발구’에 독자 법인을 설립 13개국 수출확대의 교두보를 확보 매년 20%이상의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개발은 만족을 느끼지 못할 때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항상 새롭게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끊임없는 기술개발을 해왔습니다.” 2007 大韓民國 지식(기술)경영 대상 시상식 수상소감에서 알 수 있듯이 명화금속 임정환 대표의 삶은 개발인생이라 할 수 있다.
1936년 충남 홍성에서 태어난 그는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남들이 중학교를 졸업할 무렵인 16세가 되어서야 초등학교를 졸업했다. 성공인생을 논하기에 앞서 그 사람이 성공하기까지의 눈물과 노력을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는 말이 떠오르게 된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임 대표의 서울상경은 ‘나사’와의 만남이었다. 어느 작은 공장의 말단 직원 생활. 8년이란 고단한 하루일과 가운데에서도 그는 중·고등학교와 전문대학을 졸업하며 자기계발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하루 3시간 이상 잠을 자지 않겠다”는 각오로 자기계발을 해 온 것은 단순히 현재에 만족하기 보다는 보다 큰 꿈을 이루겠다는 자신만의 목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당시 백여 명의 공장 직원들 가운데 야간 학교를 다닌 것은 임 사장이 유일했다는 말에서 그의 노력을 알 수 있었다.

명품 ‘나사’ 탄생, 고난과 눈물이 있었기에 가능
1961년 25세라는 젊은 나이에 범양금속을 설립, CEO라는 경영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오직 살길은 나사를 잘 만드는 것이라는 일념으로 회사를 경영했지만, 10년이란 시간은 그에게 인내와 고난의 기간이었다. 만약 그가 되풀이 되는 가난이 싫어 ‘나사’의 길을 포기했다면 지금의 ‘나사왕’ 명화금속은 탄생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가난도 고난도 그가 가고자 했던 ‘나사’의 길을 막지 못했고, 73년 각종 전자제품 등에 나사를 박고 꼭지를 떼어내는 ‘블라인드 리벳’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면서 나사왕 인생이 시작되었다.
임 대표는 “언제나 메모지와 펜을 끼고 다니며 이미지가 떠오르면 바로 메모지에 옮겼습니다. 심지어 꿈도 나사 꿈만 꿀 정도로 끊임없이 아이디어가 떠올랐고 이를 개발하는데 평생을 보냈습니다”라고 회상했다. 아무도 만들지 못하는 제품을 만드는 기술력, 그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 기계까지 만들어내는 집념과 꿈을 현실로 만들어내는 노력의 결과가 명화금속이다.
그의 두 번째 작품은 바로 직결나사이다. 세계 최초로 두께 12m의 두꺼운 철판도 단 8초안에 구멍을 뚫어 구조물을 고정시키는 직결나사였다. “산업현장에서 필수적으로 쓰이는 중요한 재료가 직결나사입니다. 개발한 직결나사는 사람이 어떤 곳에서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나사의 끝에 드릴 날이 붙어 있어 철판이나 상대 물을 뚫고 태핑작용까지 한 번에 끝내기 때문에, 기존 공법에 비해 공기가 단축되고 비용이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인천공항의 패널 벽체나 상암 월드컵 경기장의 지붕 벽체 등에 명화금속이 개발한 직결나사가 적용되어 공기단축에 기여한 점은 아직도 업계에서 회자되고 있다. 당시 기존의 직결나사는 지름이 6.3m가 가장 큰 것이었으나 명화금속의 직결나사는 8m까지 개발되어 고강도 드릴 작업이 매우 효과적이다.
“철판을 직접 뚫고 들어가 두 물체를 하나로 결합시키기 위해 나사의 끝을 뒤틀리게 만들었습니다. 소위 뒤틀림 나사는 직접 손으로 깎아 만들어 비싼 값에 팔렸지만 이 공정을 자동화하여 세계 최초로 기계로 찍어내 만들어 내기 시작한 것입니다”라는 임정환 대표의 설명에서 명화금속이 직결나사로 해외시장 평정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94년 우량 중소기업 선정, 95년 신한국인상, 96년 기술혁신 장려상, 2001년 세계일류상품 인증서, 2005년 한국우수기술인증협회 드릴링 나사 CE 적합성 선언서, 2006년 월드클라스 기업 지정을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받는 등 그 기술력은 이미 국내외에서 인정을 받고 있다.

▲ 명화금속은 1,000평에 이르는 공장부지에 4열 횡대로 늘어선 나사 기계에서 하루 5,000만 개의 나사를 쏟아내고 있다. 이는 나사를 잘 만들고 싶은 생각에 급기야 나사를 만드는 기계까지 만든 임정환 대표의 강한 뚝심과 명화금속의 역사를 대변하고 있다.

기술력에 전사적 자원관리 ERP 도입, 새로운 명화 창조
이처럼 기술력으로 시장을 선도해온 명화금속은 최근 원가절감이란 전사적 자원관리(ERP)를 통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다지게 되었다. “오랫동안 쌓아온 전문기술력에 비해 전체적으로 직원들의 제조원가 개념 이해나 원가관리를 위한 활동이 의외로 미흡하다는 점에 놀랐다.” 최근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실시한 쿠폰제 컨설팅을 받은 명화금속 임정환 대표의 말이다. 나사 하나로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는 명화금속에게서 나온 의외의 대답이 아닐 수 없다. 오직 최고만을 만들겠다는 기술개발 노력에 비해 제조현장의 관리가 미흡함을 나타낸 솔직한 고백인 것이다.
명화금속은 금융위기로 시작된 매출감소와 완성품 재고율의 증가,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하는 등 손실이 발생하자 전사적 차원의 쇄신책으로 제조원가의 절감 전략을 채택했다. 우선 직원들의 원가절감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게 하는 한편, 재고품에 대한 생산계획의 재수립, 폐유를 재활용하는 유류비용의 절감정책, 불량률 제고를 위한 공정개선과 정확한 원가산출을 실시했다. 그 결과 지난해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상승세를 유지 2007년 346억 원에 이어 2008년 400억 원의 매출신장을 기록했다. 또한 2009년 430억 원의 매출목표도 거뜬히 달성해 매년 20%이상 성장률을 전망이다.
“한길만 꾸준히 가고 있어 자칫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안에서는 결코 볼 수 없었던 문제를 밖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 되었습니다”라는 임정환 대표. 컨설팅을 통해 얻게 된 좋은 경험을 바탕으로 대규모 신 공장 이전과 글로벌 세계화를 진행시키고 있다며, 올해도 명화금속의 지속적인 성장을 지켜봐 달라고 새해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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