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크기보다 중요한 것은 꿈을 향한 식지 않는 열정”

사실 그의 전직(轉職)에는 반대가 심했다. 은행 지점장도 한동안 사표를 수리하지 않고 힘들면 다시 돌아오라고 했고 인사부에서도 내부 문제면 타부서로 이동시켜주겠다고 할 정도로 그는 인정받는 직원이었다. 친형제처럼 지내던 선배는 집으로 직접 찾아와 늦은 밤까지 사직을 만류했다. 하지만 그에게는 가족을 위한 결단이 필요했고, 그의 결심을 아내도 묵묵히 따라주어 지금의 이 자리에서 가계에 도움을 주며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고객들을 통해 일의 소중함과 보람을 느낀다
이춘재 FC는 97년 2월부터 현재까지 줄곧 FC 업무만 맡아오고 있다. “내가 뛰어난 업적을 쌓는 FC는 아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 자리에서 중심을 잡고 서 있는 나무 같은 존재가 되려고 했다”는 그는 앞으로도 이처럼 멀리 갔다가 돌아올 때에도 돌아오는 이가 쉽게 찾을 수 있고 돌아와 기대 쉴 수 있는 나무처럼 살고 싶다고 전한다. 하지만 늘 그 자리에서 묵묵히 뿌리 내리고 있는 나무 같던 그에게도 감정의 동요를 크게 일으킨 몇몇 고객이 있다.

이 후 이춘재 FC는 이 고객과 긴밀한 관계를 이어왔다. 노총각이던 고객이 결혼해 자녀들과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봐왔다. 하지만 그의 동생이 어느 날 갑자기 불의의 사고를 당했던 것처럼 이 고객에게도 예고 없이 병마가 찾아들었다.
“어느 날, 병원에 있으니 찾아와 달라는 고객의 연락에 방문해보니 고객은 이미 병색이 완연해 있었고 담당의는 3주를 넘기기 어렵다고 하더라”라고 당시를 회상하는 그는 아무 것도 모르고 병실을 이리저리 돌아다니고 있던 아이들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고객은 이춘재 FC의 손을 꼭 잡고 가족을 부탁했다. 누구보다 함께 해 온 시간이 길어 마치 가족의 일처럼 가슴이 저려오던 그는 그 때부터 채무정리를 위한 준비, 상속 절차 진행, 보험금 수령 등 전반적인 사후 정리를 고객의 부인과 수차례 만나 진행했다. 자신에게 해당되는 일이 아닌 타사 보험금 수령도 거들었다. 사망 후 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보험금 수령을 포기한 채 장기간 방치되어 있던 보험증권 등을 재검토한 후 전문가들과 상의해 가족에게 돌려주었다. 이춘재 FC는 이 일이 두 명의 아이를 둔 가정에 불현듯 닥쳐온 위기에서 FC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이 일을 계기로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얼마나 소중하고 보람 있는 일인지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잊을 수 없는 또 한명의 고객은 그가 은행에 재직할 때 인연을 맺었던 고객이다. “대출을 당일 해드리고 다음날 서류 하나를 보완해주기로 하셨는데 그날 새벽까지 일하시던 중에 공장에 폭발사고가 발생해서 현장에서 사망하셨다. 새벽에 뉴스로 사고 소식을 접하고 현장에 달려가 담당 과장과 함께 처참한 사고 현장을 목격하고 혹시 사무실에 서류를 남겨 두지 않았나 찾아 헤매었던 기억이 있다”고 말하는 그는 크나큰 비애를 맛 봐야 했다. 고객과 그 가족이 가장 힘든 그 순간에도 그는 자신이 은행원이기 때문에 채권보존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너무 괴로웠다고 말한다. 하지만 지금은 고객들의 돈을 모아 눈물 나도록 힘들 때 전해줄 수 있어 그는 어느 때보다 행복하다.
“FC는 42.195㎞를 쉬지 않고 뛰는 마라톤”
이춘재 FC는 성공이 꿈을 이루는 것이라고 한다면 포기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꾸준하게 추진해나가라고 조언한다. “각자가 꾸는 꿈의 크기는 저마다 다르다. 산으로 비유하면 어떤 이는 에베레스트 정상이 목표고, 또 어떤 이는 동네 뒷산에라도 올라 가보는 것이 꿈일 수 있다. 꿈의 크기보다 중요한 것은 소중한 꿈을 위해 식지 않는 열정을 불사르는 것”이라고 강조하는 그는, 무엇보다 이 분야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철저한 자기관리가 뒤따라야 한다고 말한다. 시간 뿐 아니라 건강, 도덕성, 금전적인 부분까지 어느 하나 철저하지 않으면 이 바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그리고 고객을 자기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 이것은 영업을 업으로 삼는 사람에게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필수조건이다.

“고객은 나에게 먼 길을 함께 가는 가족과 같은 존재다. 항상 ‘고객의 말을 잘 듣고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자’, ‘내가 고객의 상황이라면 과연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내가 고객이라면 FC가 어떻게 해주길 바랄 것인가’라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로 고객을 대한다”는 이춘재 FC. 그는 자신이 아직 성공한 것이 아니라고 겸손해한다. 다만 성공을 향해 나아가는 단계이기 때문에 처음에 가졌던 마음가짐을 한결같이 유지하려고 애쓰며 오늘도 고객들 눈물에 함께 울고, 고객들 미소에 함께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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