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역시 예외는 아니다. 비록 상술이라 할지라도 이들은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에게 1+1(원플러스원) 덤 상품으로 소비자들의 주머니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은 ‘애국자’가 되어 돌아오기도 한다. 유럽은 공용화장실을 이용하더라도 1유로를 내고 사용해야 하고, 일본에서 음식 리필을 할 때면 당연히 추가비용을 지불해야 할 정도로 야박하기 때문이다.
사실 후한 인심은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즐겁다. 외국계 브랜드가 많은 우리나라 커피 판매점에서도 ‘덤’ 문화만큼은 한국적이었다. ‘리필’을 원하면 한잔 커피 값으로 여러 잔을 마실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들어 커피 인심이 예전같지 않다.
‘커피빈’에서 파는 캐러멜 라테와 화이트초콜릿 드림라테 한 잔(레귤러 사이즈 473㎖) 값은 5,400원. 투섬플레이스와 파스쿠치에서도 웬만한 커피 한 잔 가격이 4,000~5,000원이다.
커피 한잔이 밥값만큼이나 비싸지만 이곳에선 ‘리필’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 ‘스타벅스’, ‘투썸 플레이스’, ‘앤젤리너스 커피’ 등의 커피 전문점에서도 인심을 찾기란 어렵다.
업계에서는 “리필을 해주면 한잔으로 세 명이 나눠 마실 수 있다”는 유치한 답들만 늘어놓는다. 한마디로, 리필 서비스 때문에 ‘돈이 안 된다’는 것이다. ‘탐앤탐스’는 2004년부터 업계 최초로 리필 가격을 받았다. 음료 크기에 따라 리필 가격도 다르다. 톨 리필은 500원, 그란데 리필은 1,000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무상으로 하기에는 매장의 단가의 문제도 있고 영업을 하는 입장이다 보니 500~1,000원을 받고 서비스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커피 전문점 ‘세븐몽키스’도 아메리카노에 한해 500원을 받는다. ‘할리스’의 레귤러 리필 가격은 1,000원이다.
소비자들은 작은 것에 감동하고 작은 것에 불평한다. 이런 이유로 서비스업계에서는 소비자의 입맛을 맞추는 게 힘들다고 말한다.
소탐대실하는 커피전문점을 보면서 소비자에게 정을 쏟으면 돈도 명성도 따라 오지만, 소비자에게 인심을 잃으면 더 큰 것까지 놓칠 수 있다는 불변의 ‘시장 이치’가 떠올랐다.
물론 이 모든 것이 경기침체의 골이 깊은 탓이다. 왜 고객에게 더 많이 주고 더 잘해주고 싶지 않겠는가. 불황에 시달리는 때, 원가절감만이 기업을 이끌어 갈 수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것이 기업의 목소리다.
오는 2010년에는 지구촌 경기도, 나라경제도 나아져 커피인심이 좀 더 넉넉해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