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논란 속 ‘루저’, ‘위너’가 되어 방송계 점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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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말 논란 속 ‘루저’, ‘위너’가 되어 방송계 점령
  • 백아름 기자
  • 승인 2009.12.14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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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뜨겁게 달군 ‘루저’ 발언, 프로그램 소재로 큰 인기
2009년 한 해를 마무리하며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논란의 소재가 있다. 바로 대한민국 남성들의 분노를 폭발시킨 ‘루저의 난’이다. 한 개인의 적절치 못한 발언이 여과 없이 공중파를 통해 방송되며 구설수에 올랐고, 이어 전국민적인 맹비난을 받았다.

논란이 이어지면서 배우 이준기는 ‘난 2cm 부족한 루저’, ‘부족한 키 대신 다른 것으로 채우면 된다’ 라며 일침을 가하는 의견을 밝혔고 뿐만 아니라 각계각층에서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는 의견들이 쏟아졌다. 또 가슴 사이즈가 C컵 이하면 루저 라는 ‘여자 루저’ 발언이 등장하는가 하면 키가 153cm 밖에 안됐다는 예수는 ‘할렐루저’, 할리우드 톱스타 톰 크루즈는 ‘톰 크루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 웨인 루니는 ‘웨인 루저’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재치 있는 패러디까지 등장했을 정도.

이러한 가운데 최근 ‘루저’가 방송에서는 역으로 인기의 요소가 되는 경우를 찾아볼 수 있다. 애니메이션 채널 애니맥스는 키 156cm의 남학생과 170cm여학생이 서로의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알콩달콩 사랑을 키워가는 내용을 담은 ‘러브 콤플렉스’를 방영한다. 또 KBS의 대표 인기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한 ‘천하무적 야구단’이 방송의 재미 요소로 이하늘, 김창렬, 임창정 등 왕년의 스타들을 ‘루저 라인’으로 설정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 애니맥스, 2009년 ‘루저의 난’에 점을 찍는 ‘러브 콤플렉스’ 방영

24시간 애니메이션 전문채널 애니맥스(스카이라이프 채널 656, 쿡TV 채널 222, 브로드앤TV 채널 101)는 12월 18일부터 매주 월~금요일 저녁 8시, 무려 14cm신장 차이를 극복한 고등학생 커플의 유쾌한 사랑 이야기를 담은 ‘러브 콤플렉스’를 방영한다. 각자의 키로 콤플렉스를 가진 두 남녀가 우여곡절 끝에 크리스마스를 기점으로 사랑을 이룬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원작인 단행본이 쇼각칸 만화상을 수상, 등장 인물 전원이 구수한 사투리를 쓴다는 점이 작품의 신선한 매력을 더하지만, 키가 156cm인 남자 주인공의 캐릭터로 더욱 크게 이목을 끌고 있다.
애니맥스는 ‘루저’ 논란 이후 팬들의 방영 문의가 쇄도하자 이를 반영하여 12월 편성에 ‘러브 콤플렉스’ 추가를 결정했다. 애니맥스 마케팅팀 신경모 차장은 ‘현실 속 논란과 대비되는 풋풋한 감성이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은 것 같다’며 ‘2009년을 마무리하며 루저 논란의 점을 찍는 의미로 12월 방영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 루저 캐릭터를 적극 활용한 KBS ‘천하무적 야구단’, 호감도 급 상승

KBS ‘천하무적 야구단’은 국내 야구계의 부흥기를 불러온 2009 WBC를 기점으로 스포츠 버라이어티의 새로운 장을 연 예능계의 야심작이다. 방영 초기 마이너 연예인들의 대거 출연과 미완성된 프로그램 구성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시청률 부진을 보였지만 전국 아마추어 팀과의 대결 등 콘텐츠를 강화하며 KBS 주말 예능의 대표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올드 멤버로 대표되는 몇몇 연예인들을 ‘루저 라인업’ 하며 더욱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다. 이들의 넘치는 끼와 재치, 솔직하고 걸쭉한 입담이 프로그램에 큰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것. 비록 ‘루저’라는 말 자체는 부정적 의미로 탄생했지만 프로그램을 통해 발견하는 그들의 매력에 시청자들은 더욱 열광하며 박수 갈채를 보내고 있다.

◆ 루저 발언을 누르는 당당한 위너의 활약 MBC ‘무한도전’

있는 캐릭터로 장수를 누리고 있는 MBC 간판 프로그램 무한도전은 ‘루저들의 도전기’라는 새로운 애칭을 얻으며 멤버들의 독특한 캐릭터들이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은 키가 작은 루저는 아니지만 많은 시청자들을 대변해 ‘루저’라는 소재를 활용하여 논란을 비웃어주고 있는 셈인 것이다.

‘루저’라는 발언이 방송을 통해 큰 구설수에 올랐지만 이를 긍정적으로 풀어내는 것도 방송이 그 몫을 다하고 있다. 다시 없어야 할 논란이지만 그 논란을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방송계의 노력이 돋보인다.

그 밖에 MBC ‘무한도전’ 또한 루저 발언의 긍정적인 효과를 보고 있다. 친근하고 정감있는 캐릭터로 장수를 누리고 있는 MBC 간판 프로그램 무한도전은 ‘루저들의 도전기’라는 새로운 애칭을 얻으며 멤버들의 독특한 캐릭터들이 다시 한 번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은 키가 작은 루저는 아니지만 많은 시청자들을 대변해 ‘루저’라는 소재를 활용하여 논란을 비웃어주고 있는 셈인 것이다.

‘루저’라는 발언이 방송을 통해 큰 구설수에 올랐지만 이를 긍정적으로 풀어내는 것도 방송이 그 몫을 다하고 있다. 다시 없어야 할 논란이지만 그 논란을 웃음으로 승화시키는 방송계의 노력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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