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8년 11월18일 북한 측의 적극적인 개발 계획에 의해 그 빛을 보기 시작한 금강산 관광은 올해로 6년째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해로와 육로를 통해 금강을 찾은 남쪽 사람들은 약 70만명. 금강산은 더 이상 '금단의 땅'이 아니라 맘만 먹으면 언제든 다녀올 수 있는 곳이 되어가고 있다. 해로로 4시간 걸리던 것이 이제는 육로로 40분이면 갈 수 있고 당일관광도 가능하게 됐다. 분단의 비극과 민족의 한(恨)이 서린 역사의 현장이 우리 눈앞에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천하명승 금강의 절대미색
한반도 중부의 동서 분수령을 이루는 태백산 줄기 북단에 자리 잡고 있는 금강산은 행정구역상 강원도 고성군과 금강군, 그리고 통천군의 일부에 걸쳐 있다. 금강산의 동서 너비는 약 40km, 남북길이는 약 60km로 그 면적은 약 530㎢에 달한다. 이 산의 최고봉인 비로봉(1,639m)의 남북을 기준으로 동쪽의 봉우리들에서는 동해가 한눈에 들어오고, 서쪽으로는 내륙 산악지대와 접하고 있는데, 비로봉을 중심으로 지역적 특성과 기후관계, 식물분포와 탐승노정에 따라 이들 지역을 각각 외금강, 내금강, 해금강이라고 부른다. 외금강은 비로봉의 동쪽지역을 차지하고 있는데, 산세가 웅장하고 기발하고 씩씩한 것이 남성적이라고 하여 외금강이라고 부르며, 여기에는 11개 명승구역이 있다. 내금강은 비로봉의 서쪽 내륙지방을 차지하고 있는데, 산세가 온유하고 수려하며 우아한 것이 여성적이라고 하여 내금강이라고 하고, 8개의 명승구역이 있다.
해금강은 외금강의 산줄기가 바다 쪽으로 뻗어나가 바다의 금강을 이루었다고 하여 해금강이라고 하는데, 3개의 명승구역이 있다. 이처럼 금강산은 세계적으로 드물게 산악미와 해양미를 동시에 갖추고 있는 매력 넘치는 명산이다. 또한 금강산은 계절에 따라 이름을 달리하는데, 새싹이 돋아나고 만물이 소생하며, 꽃을 피우는 봄철은 금강석과 같다고 하여 금강산이라고 하며, 녹음이 우거지고 흰 구름과 안개가 감도는 여름철의 금강산은 마치 신선, 선녀가 사는 산 같다고 하여 봉래산이라고 한다. 그리고 단풍으로 붉게 타는 가을철의 금강산을 풍악산이라고 하며, 기기묘묘한 바위들에 흰눈이 덮인 겨울철의 금강산을 개골산 혹은 설봉산이라고 한다. 금강산 일대는 한반도의 전반적 기후에 비해 비교적 따뜻하며, 비와 눈이 많이 오는 지역의 하나이다. 태백산 줄기의 북단에 놓여있고, 동쪽면이 바다와 접해 있으므로 기후 조건에서 동쪽과 서쪽의 차이가 심하다.
하늘이 내린 절경도 운이 좋아야 보배(?)
금강산 일대는 높은 지대에서는 하늘이 맑았다가 갑자기 안개에 휩싸이기 일쑤다. 이러한 기후의 변화는 금강산의 모습을 시시각각으로 변하게 하여 아름다움과 호기심을 더하게 한다. 금강산을 이룬 지질층은 태고계로부터 신생계에 걸친 오랜 지질시대에 속하는 여러 종류의 암석들로 되어 있으며, 특히 검은 운모를 섞은 화강암과 얼룩을 가진 화강암이 가장 널리 퍼져있고 곳에 따라서는 화강-편마암과 거대한 수정돌맥을 이루고 있으며, 이러한 암석들은 거의 모두가 백옥 같은 흰 빛깔을 나타내거나 강한 광택을 띤 가지색으로 금강산 특유의 산 빛을 드러낸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돌들은 자체의 특성에 의하여 결이 가로, 세로로 나고 그 밖에도 여러 가지 복잡한 방향으로 절리가 발달되어 그것이 오랜 풍화작용과 지각운동을 받아 변화 많은 특이한 지형과 기이한 바위들을 도처에 이루어 놀라운 광경을 자아내고 있다. 또한 940여 종(그 가운데 꽃이 피는 식물은 880여 종)이나 되는 다종다양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는 금강산은 하나의 대자연 식물원과도 같고 기후가 비교적 따뜻하고 산림이 울창하며, 또 높은 산악지대가 있어 여러 가지 동물들이 지역별로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으며 20여 목에 속하는 새들과 한반도 고유어종을 비롯한 물고기 및 다양한 곤충들이 분포되어 있어 말 그대로 살아 있는 자연사박물관을 방불케 한다.
이러한 금강산관광은 총 22개 루트 중 잘 알려진 3개 루트를 시작으로 현대상선에 의해 1998년 11월 18일 4박 5일 코스의 해로(海路)관광이 전개되었지만, 고가의 관광비용으로 인해 관광객수가 예상을 크게 밑돌자 현대상선은 금강산관광 사업을 포기했다. 이후 모든 권리는 현대아산으로 넘어갔고, 2003년 2월 21일부터 보다 저렴한 가격의 육로관광이 시작되었다. 여기에 지난 7월 1일 금강산 해수욕장 개장에 이어 3일부터 당일관광까지 시작돼 과거 실향민들의 평생염원은 이제 당연한 대한민국의 관광코스가 된 것이다. 당일관광의 경우 상품가는 어른 12만원, 학생 9만원이나 당일관광시작을 기념하여 현대아산에서는 9월말까지 어른 9만 9,000원, 학생 7만 9,000원에 특별할인 판매한다. 예약문의 02)3669-3000
금강산관광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금강산 관광코스
만물상(萬物相)코스
수많은 바위봉우리가 촘촘히 들어선 만물상은 가히 금강산을 대표하는 코스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이하게 생긴 봉우리마다 전설이 있고, 남성적인 기상이 느껴지는 기암괴석 사이사이 맑은 폭포와 연못 이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다.
① 관광순서 : 온정리 - 금강산호텔 - 관음폭포 - 육화암 - 만상정 - 삼선암 / 귀면암 - 칠층암 - 절부암 - 안심대 - 망장천 - 천선대 - 망양대
② 거리 및 소요시간 : 왕복 32.1㎞(버스 28㎞, 도보 4.1㎞) / 4시간 20분
구룡연(九龍淵)코스
구룡연 코스는 외금강에서 가장 빼어난 계곡미를 감상할 수 있는 코스이다. 등산로가 잘 갖춰져 있어 안전하게 오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발길 닿는 곳곳마다 탄성을 자아내는 경치가 금강산 제일의 탐승지로 꼽힌다.
① 관광순서 : 온정리 - 신계사터 - 목란관 - 수림대 - 앙지대 - 삼록수 - 금강문 - 옥류동 - 무대바위 - 연주담 - 비봉폭포 - 구룡폭포 - 상팔담
② 거리 및 소요시간 : 왕복 19㎞(버스 10.6㎞, 도보 8.4㎞) / 4시간
해금강(海金剛)코스
'해금강'이라는 이름은 17세기 말에 와서 처음으로 생긴 말인데, 원래는 고성군 해금강리의 수원단으로부터 남강 하구의 대봉도를 거쳐 화진포에 이르는 구간의 명승만을 포괄하여 부르던 것이 오늘날 삼일포와 총석정까지 포함하여 해금강이라고 부르고 있다. 해금강은 여성 적인 해안미와 남성적인 산악미가 오묘하게 어우러져 또 다른 절경을 펼쳐 보인다.
① 관광순서 : 온정리 - 삼일포 - 해금강
② 거리 및 소요시간 : 왕복 36㎞(버스 31㎞, 도보 5㎞) / 3시간 30분
동석동(動石洞)코스
동석동은 집선봉(1,351m)과 세존봉(1,160m) 사이에 펼쳐진 계곡이다. 동석동이 유명한 것은 계곡에서 바라보는 경치가 특히 아름답고 장엄하기 때문이다. 동석동의 골짜기에는 단풍나무, 박달나무, 물푸레나무, 참나무 등이 자라는데 여름에는 밀림처럼 우거져 아늑한 정원 같은 느낌을 주며, 가을이면 여러 색깔의 나뭇잎이 계곡을 장식해 가을의 동석동은 산림과 계곡미의 극치를 이룬다.
① 관광 순서 : 영춘대 - 동석동 - 배바위 - 합수목폭포 - 세존봉
동석동에 얽힌 전설
백련폭포의 위아래에는 거북바위가 있는데, 전설에 의하면 천갑자의 생일을 며칠 앞둔 동해바다의 용왕이 신하들을 불러놓고 궁녀들에게 흰 비단천을 가지고 옷을 해 입힌 다음 잔치를 차리도록 분부하였는데, 바다에서는 흰천을 구한다는 것은 불가능하여 신하들은 난감해하고 있었다. 이때 지상세계에서 다니다 돌아온 거북이가 와서 백련폭포 이야기를 해주면서 비단을 몇 백필이라도 구해올 수 있다고 말해주었다.
이 말에 용왕의 신하들은 그 즉시 커다란 돌배 한 척을 묶은 다음 거북이에게 천을 구해오도록 분부하고 용을 불러 삽시에 두 마리의 거북이를 백련폭포에 다다르게 했다. 길잡이 거북이는 비단필을 구해 가야하는 생각을 까맣게 잊은 채 산수풍경에 매혹되어 돌아다녔고, 백련폭포에 처음 온 거북이는 흰 비단필이 쉬임없이 흘러내리는 황홀경에 빠져 비단천을 구하는 것도 용궁으로 돌아갈 것도 다 잊어버리고 있다 그만 돌로 변하였다.
다른 한 마리도 백련폭포 돌 머리에 앉아서 문양 고운 비단천에 흘러내리는 것 같은지라 아까워서 끊기를 주저하고 앉았다가 세월이 흘러 돌로 변하였고 거북이들이 타고 왔던 돌배는 안개가 걷히자 가지도 오지도 못하고 그만 돌배대로 산마루에 계속 남아있다 한다.
◈ 절부암에 얽힌 전설
옛날 하늘나라 옥황상제에게는 예쁜 공주가 있었다. 공주는 하늘나라가 싫어져 외출하기를 즐겼는데, 하루는 옥황상제가 가는 곳을 묻자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금강산에 놀러 간다고 대답했다. 옥황상제는 머리를 끄덕이며, 내려가 놀되 늦게 다니지 말라고 허락했다.
공주는 무지개를 타고 내려가 절부암 바위 위에 앉아 비파를 타며 노는데, 바로 이때 어디서인지 구성진 노랫소리가 바람에 실려와 골짜기를 내려다보니 키가 늠름하고 얼굴이 잘생긴 나무꾼 총각이 올라오고 있었다.
총각이 공주를 쳐다보더니 바위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바위가 험하여 미끄러지기를 거듭하다 지쳐 주저앉고 말았다. 공주는 아쉬워하고 있는데, 갑자기 나무꾼이 지게에 꽂혀있던 도끼를 뽑아 바위의 허리를 찍기 시작하였다.
아무리 애를 써도 올라올 수 없게 되자 바위 밑으로 훨훨 내려와 나무꾼에게 "당신은 뉘신데 바위를 도끼로 찍으시나요?"하고 묻자 총각은 자신은 금강산의 나무꾼인데 당신이 너무나 아름다워 만나고 싶어서 그랬다고 했다. 공주는 그런 나무꾼의 태도에 감동되어 시간가는 줄 모르고 금강산에 대해 이야기를 주고받았고, 공주는 아름다운 금강산에서 나무꾼과 오래오래 살고 싶다고 간절히 애원했다. 그리하여 나무꾼과 공주는 한 쌍의 부부가 되어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