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살리면 일자리 크게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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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살리면 일자리 크게 늘어
  • 편집국
  • 승인 2009.11.24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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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효과 IT산업 ‘5배’…관광수지 9년 만에 흑자

관광산업이 국가 경제의 신성장동력이자 미래 희망산업으로 떠올랐다. 관광은 다른 업종의 동반 성장을 유도함과 동시에 고부가가치와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내는 ‘효자 산업’이기 때문이다. 한류, 녹색, 의료, MICE(국제회의)로 대표되는 신흥 관광산업은 ‘행복한 국민, 활기찬 시장, 매력적인 나라’를 만드는 발판이 되고 있다.

“꼬마야, 너 대장금 옷 입었구나!” “이벤트에 당첨되면 한국 여행 상품권 준대.” “얼굴 예뻐졌네. 한국에서 쌍꺼풀 수술 했니?”

오가며 주워들은 이야기가 아니다. 대만의 인기 드라마에 나오는 대사들이다. 아시아권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은 ‘겨울연가’ ‘대장금’ 같은 한류 드라마의 영향으로 이처럼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한국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몰랐던 외국인들도 우리 드라마에 매료돼 스스로 한국어를 익혀 배낭여행을 오고 있다.

정부는 드라마 ‘대장금’ 등 한류문화를 비롯해 우리가 가진 강점들을 관광상품으로 개발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의 원동력으로 삼고 있다.

모로코 출신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컴퓨터공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는 힌드 함라위(23) 씨도 그들 중 한 사람이다. 1년 전 우연히 인터넷을 서핑하다 비와 송혜교 주연의 ‘풀하우스’를 보고 한류 마니아가 된 함라위 씨는 한국과 한국인의 삶을 직접 체험해보고 싶어 올 여름 연세어학당 한국어교실에서 한국어를 배웠다. 우크라이나로 돌아가서도 그는 한류 전도사를 자처하며 가족과 친구들에게 한국에 대한 판타지를 심어주고 있다. 이제 한국은 그들에게 ‘꼭 한번 가보고 싶은 매력적인 나라’가 됐다. 바로 이것이 한류의 힘이다.

한류를 통해 한국에 호감을 느낀 외국인들은 드라마 촬영지와 좋아하는 배우의 팬미팅 행사를 찾아다니며 우리의 외화벌이에 기여하고 있다. 덕분에 전국 각지의 드라마 촬영지가 새로운 관광 명소로 부상했음은 물론이다.

관광 고용효과 IT산업 ‘5배’

그렇다고 한국에 한류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녹색 관광지와 5천년 역사의 숨결이 살아 있는 문화유적이 곳곳에 있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큰 국제행사를 열 수 있는 컨벤션센터와 시설 좋은 호텔도 여러 군데 마련돼 있다. 스킨케어, 미용성형, 치과, 안과 등 의료 기술도 선진국 수준이다.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9월 말까지 전년 대비 15퍼센트 늘었다.

정부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러한 강점들을 관광 상품으로 개발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의 원동력으로 삼고 있다. 한류, 녹색, 의료, MICE(국제회의)로 대표되는 신흥 관광산업은 다른 업종의 동반 상승을 유도함과 동시에 고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탁월하기 때문이다.

관광은 단순히 외화 획득 차원을 넘어 국가의 위상을 높이고, 지속적으로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역할도 한다. 관광산업에 10억원을 투자할 때마다 유발되는 취업 인원은 정보기술(IT)산업(10명)의 5배가 넘는 52명에 달한다. 관광산업이 ‘고용 없는 저성장시대’의 새로운 돌파구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다. 관광은 굴뚝 없는 산업이라는 점에서 지구촌의 당면 과제인 저탄소 녹색성장과도 맥을 같이한다.

연 750만명 예상…일본인 관광객 300만명 돌파할 것

세계 각국은 이미 관광산업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 정책을 쏟아내며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한국관광공사를 비롯한 관광 유관기관 및 업체들이 협력해 2012년 해외 관광객 1천만명 유치를 목표로 뛰고 있다. 

백담사에서 템플스테이를 즐기는 외국인 관광객들.
정부는 2008년을 관광산업 선진화 원년으로 선포하고,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관광산업 경쟁력 강화 대책을 수립하는 등 관광부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밑거름을 마련했다. 아울러 서비스산업 선진화 대책,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 남해안 투자활성화 대책 등을 추진하는 등 관광산업 여건도 개선하고 있다.

환율효과와 이러한 적극적인 정책에 힘입어 우리나라는 올해 관광수지를 9년 만에 흑자로 끌어올리는 쾌거를 이뤘다. 유엔 세계관광기구(UNWTO)는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해 올해 전 세계 관광객 수가 지난해보다 6퍼센트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일본, 싱가포르 등 아시아지역 경쟁 국가들이 두 자릿수 감소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9월 말까지 전년 대비 15퍼센트의 고속성장을 기록했다.

김봉기 한국관광공사 글로벌마케팅본부장은 “올해 목표치인 7백50만명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일본인 관광객 수는 사상 처음으로 3백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관광부국으로 거듭나려면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단기적으로는 신종플루로 인한 여행심리 위축과 원화가치 상승에 따른 가격경쟁력 저하가 관광산업의 가장 큰 위협 요인이 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한국 관광의 실질적인 경쟁력을 향상시킬 구체적인 전략과 외래 관광객을 지속적으로 유치하기 위한 차별화된 관광 콘텐츠가 필요하다.

관광 여건에 대한 안전문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최근 부산의 한 실내사격장에서 일어난 화재참사는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안전 불감증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건이었다. 관광업계에서는 이를 계기로 숙박, 교통, 통역, 음식 등에 대한 전반적인 안전 점검과 체질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만일의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안전대책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과 함께 업계 종사자들의 능동적이고 자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003년부터 의료관광에 주력해온 KONC여행사 김용진 사장은 “정부에서 안전 단속을 좀 더 철저히 하고, 관광객 유치업자들도 돌다리도 두들겨보는 심정으로 손님을 맞아야 한다”며 “정부가 관광객에 대한 배려뿐 아니라 관광객 유치업자들에게도 국가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좀 더 많은 관심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소신을 밝혔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김석기 관광산업실장은 “정부와 관광 유관기관, 관광객 유치업자가 각기 맡은 바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이야말로 관광부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UNWTO는 아태지역 보고서에서 글로벌 경제위기에 맞서 한국이 가장 적극적으로 관광 활동을 전개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지난 9월 열린 TTG 트래블 어워드에서는 특별상인 올해의 목적지상을 한국에 안겨줬다.

정부는 내년부터 3년간 추진될 한국방문의 해를 기점으로 관광산업의 유기적 협력 시스템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관광산업을 한국 산업 전체를 견인할 성장동력으로 키워나가는 것, 아울러 세계인들에게 ‘매력적인 관광 한국’을 각인시키는 것이야말로 앞으로 우리가 함께 실현해야 할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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