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공이순신함이 아프리카 소말리아 해역의 우리 선박 보호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청해부대 3진으로 20일 파견된다. 현지에서 임무 수행 중인 대조영함은 다음달 하순 귀국길에 올라 내년 1월 중 귀국한다.
해군은 18일 “20일 부산 해군작전사령부에서 출항하는 충무공이순신함은 지부티에서 대조영함과의 임무 인수인계 작업을 거쳐 다음달 하순부터 본격적인 선박보호 임무 수행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4500톤급 한국형구축함(DDH-Ⅱ)인 충무공이순신함은 대잠헬기(LYNX)와 고속단정(RIB) 각 1대, 그리고 특수전(UDT/SEAL) 요원 등 검문ㆍ검색팀 30명 등 모두 300여 명의 장병으로 구성됐다.
충무공이순신함의 무장은 근접방어무기인 30㎜ 골키퍼 2문과 127mm 함포 1문, 함대함유도탄 하푼 8기, 함대공유도탄 SM-2 32기를 각각 장착하고 있고 개인화기 K-1ㆍK-2 소총도 다수 확보하고 있다.

해군1함대 군인가족들이 직접 텃밭에서 재배한 배추로 소말리아 해역에서 우리 선박 보호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청해부대 장병들에게 보낼 ‘한마음 김치’를 담그고 있다. <부대제공>
해군 관계자는 “청해부대 파병 시한은 올해 말로, 대조영함의 파병임무 종료 이후에도 일정 기간 남아 있는 데다 국회에서 파병연장 동의안이 처리될 것에 대비해 후속함을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국방위원회는 20일 1년 기한의 파병연장 동의안을 상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에서 이 동의안이 통과되면 이순신함은 내년 4월 초까지 임무를 수행하고 이후 다른 구축함과 임무를 교대하게 된다.
한편 이날 출항을 앞둔 청해부대 3진 충무공이순신함이 정박해 있는 부산 해군작전사령부 부둣가에 대형 트럭 한 대가 도착하면서 수병들이 갑자기 분주하게 움직였다. 트럭에 적재된 상자는 10여 명의 수병이 함박웃음을 터뜨리며 함정으로 옮겨 실었다. 정성스럽게 포장된 상자 안에는 지난 13일 해군1함대 군 가족들의 사랑이 가득 담긴 한마음 김치 900kg이 들어있다.
1함대는 지난주 서경조(해사33기·소장) 사령관을 비롯해 예하부대 지휘관·장병·군인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파병을 앞둔 청해부대 3진과 현재 소말라아에서 우리 선박 보호 임무를 수행 중인 청해부대 2진에 보낼 ‘한마음 김치담그기’ 행사를 가졌다. 한마음 김치담그기 행사를 통해 만든 900kg의 김치 중 400kg은 충무공이순신함에, 500kg은 지부티에서 임무교대 시 대조영함에 전달할 예정이다.
군인 가족들의 훈훈한 소식을 접한 정옥근 해군참모총장은 “군 가족들의 따뜻한 마음을 모아 한데 버무린 김치를 청해부대에 전달한 것은 우리 해군이 유지해 온 훌륭한 전우애의 전통을 세운 것”이라며 “이 전통은 청해부대의 성공적인 임무완수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보고받은 김태영 국방부장관도 “매우 의미 있고 끈끈한 전우애의 표본이 되는 사례”라며 치하했다는 후문.
청해부대에 전달된 김치는 군가족들이 텃밭에서 직접 키우거나 장병들이 작은 정성을 모아 마련한 배추와 지역 마트에서 적립한 마일리지로 구매한 고춧가루ㆍ무 등으로 버무려져 의미가 깊다. 특히 3일 동안 양념을 비롯, 재료 준비에서부터 배추 다듬기·절이기·버무리기 등 손이 많이 가는 전 과정에 군가족과 장병들이 직접 참여했다.
김치담그기 행사에 참가한 군가족 김정란(53) 씨는 “이역만리 타국에서 고생하는 자식 같은 장병들이 먹을 음식이라 생각하며 정성껏 만들었다”며 “1함대 군인 가족들과 이웃이 한자리에 모여 한마음이 돼 오히려 우리가 큰 선물을 받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현지에서 조달하는 김치는 맛과 질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가격은 7배나 비싸다. 이 때문에 정 총장은 해군순항훈련함대를 통해 청해부대 1진에 김치를 전달, 장병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