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대재앙 에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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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대재앙 에이즈
  • 글/이종철기자
  • 승인 2004.08.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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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급증, 안전지대가 없다”
지난 2001년 6월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열린 유엔 에이즈 특별총회에서 180여 개국의 정상과 대표들이 모여 에이즈 예방과 퇴치를 위한 지구촌 차원의 공동협력과 아프리카 극빈국에 대한 지원기금 조성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결의문을 채택함으로써 유엔 창설 56년 역사상 처음으로 에이즈라는 특정 질병을 주제로 다루는 역사를 기록한 바 있다. 20대부터 40대까지의 활발한 노동인력이 에이즈로 사망하여 결국은 심각한 노동력 상실로 이어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에이즈가 1981년 미국 로스엔젤레스에 거주하는 5명의 남성 동성애자들에게서 발생한 후 20여 년이 지나면서 지구촌 차원의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여성의 성병과 에이즈감염이 크게 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에이즈 감염자 급속 증가
청소년도 분당 5명 꼴로 걸려 가는 오늘날의 상황에서 어느 나라 어느 누구도 에이즈로부터 안전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현재는 아프리카 지역이 최대의 에이즈 발생지역이지만 아시아 지역의 감염율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어 강력한 예방대책을 세우지 않고 이대로 방치할 경우에는 향후 10년 이내에 아시아가 아프리카를 능가하는 에이즈 최대 발생지역이 될 것이라고 유엔에이즈기구가 보고서를 통해 경고한 것이다.
에이즈 감염자 중국내 성 접촉이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늘어나는 것을 볼 때 사회 전반적인 성 개방 풍조로 인하여 이제는 본격적으로 이성간의 성 접촉을 통해서 전파가 진행되어 많은 감염자 발생이 예상되며, 현재 다른 나라에 비해서 전체 에이즈 발생이 적게 나타남에 따라 에이즈에 대한 관심이 부족한 것이 오히려 감염자 수를 증가시키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국내외적으로 창궐하고 있는 에이즈에 대한 입장도 제각각이다. 일부에서는 에이즈 예방을 위한 특별 대책과 함께 예방 백신이나 완치제가 시급히 만들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아직도 에이즈를 남의 일로만 여길 뿐, 자신과는 무관하다고 생각한 나머지 에이즈 환자에 대해 편견과 차별의 차가운 시선을 보낸다. 인터넷과 같은 빠른 매체를 악용한 청소년 원조교제와 같은 그릇된 성문화가 범람하는 요즘의 우리 사회에서는 걷잡을 수 없이 에이즈가 확산될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국내 에이즈 확산 과정 태국과 비슷
태국은 1984년부터 에이즈가 발생하여 1985년에는 주로 남성 동성애자와 양성애자에게서 발생하여 이들을 상대한 여성 파트너들도 감염되기 시작하였고, 1988년에는 혈관마약 사용자에게서 급속히 확산되었으며, 이어서 1989년에는 여성접대부들에게 번졌고, 1990년에는 이들 여성접대부를 상대한 젊은이와 군인들이 많이 감염되었으며, 1991년부터는 접대부에게서 감염된 남편으로부터 그 아내들이 감염되고, 이들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에이즈에 감염되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출산된 아이의 에이즈 감염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그 부모가 감염자임을 거꾸로 확인하는가 하면, 남편과 함께 여러 병원을 전전하다가 남편이 에이즈 환자임을 확인하고는 본인의 감염사실을 알게 된 아내, 마약사용으로 인한 감염자까지 발생했다. 에이즈는 무분별한 성 접촉을 통해서 급속히 전파되고 있고, 그 증가율이 이성간 성접촉이 전년대비 16%임에 비해, 동성간의 성 접촉이 25%로서 동성애자의 에이즈 감염이 더욱 심각하다. 그러나 동성애든 이성애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람직한 성 윤리를 갖추는 것. 아직 수적으로는 많은 사람이 에이즈에 걸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있지만, 그 확산과정에 있어서는 1백만명 이상의 에이즈 감염자와 환자가 발생한 태국과 흡사하다는 점을 볼 때 특단의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우리와 인접한 중국도 150만 명 이상의 감염자가 보도되고 있다. 그 동안 국제공항과 항만을 통해서만 에이즈 유입이 가능했지만 이제는 육로를 통한 금강산 관광이 펼쳐진 현실을 감안한다면 조만간 육로를 통한 에이즈 유입도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그야말로 육․해․공 모두가 에이즈에 노출될 위기에 처해 있다. 따아서 이제는 에이즈에 대하여 누구든 스스로 예방할 수 있어야 한다.


◆◆AIDS때문에 아시아 경제도 뒤탈
에이즈가 경제적인 면에서도 아시아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경고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최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제15차 국제에이즈회의에서 “에이즈는 아시아 주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 지역 경제 사회의 발전을 가로막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이어 “아시아 경제 발전이 최근 수십년간 여타 지역보다 두드러졌지만 에이즈 확산을 막지 못하면 상황이 역전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노동기구(ILO)도 “에이즈가 아시아 등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노동력 손실이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ILO 보고서에 따르면 15~49세 취업연령대의 에이즈 환자는 3650만명이다. 에이즈 출현 이후 지금까지 이 병으로 노동력을 잃게 된 사람은 2800만명에 달했다. 이런 노동인구의 상실 규모는 2010년에 4800만명이고 2015년에는 세배인 7400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ILO는 특히 에이즈로 인한 경제적 손실에 주목했다. 에이즈가 환자뿐 아니라 환자를 돌볼 간호 인력까지 노동시장에서 빼앗는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이 국제기구가 아시아 아프리카 등지 50개국을 대상으로 1992~2002년 중 에이즈가 노동력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결과 국내총생산(GDP) 손실률(감염자가 없을 때와 있을 때의 GDP 성장률의 차이)은 연평균 0.2%포인트(250억달러)에 달했다. 1인당 GDP 손실률의 경우 상대적으로 빈곤층이 많은 에이즈 환자의 특성상 GDP 손실률보다 낮은 0.1%포인트 였다.
특히 태국, 짐바브웨 등 경제 규모가 비교적 작은 41개국만 떼놓고 따져보면 GDP 손실률은 0.9%포인트(170억달러)로 높게 나타났다. 이런 성장 손실이 15년간 쌓이면 감염자가 없었을 때보다 GDP가 무려 14%(2700억달러)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됐다. 피터 피오트 유엔 에이즈 프로그램 사무총장은 “이제 에이즈의 경제적 폐해에 주목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에이즈, 정확한 지식 있어야 대처 가능
에이즈에 대한 막연한 생각만으로는 에이즈에 대해 적절히 대처할 수 없다. 우선 전파경로에 대해 정확한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예방할 수 있다. 에이즈는 감염자의 혈액 수혈, 감염자와의 성 접촉, 그리고 모자 감염과 같은 전파 경로만 차단하면 충분히 예방된다. 수혈의 경우 에이즈 바이러스에 오염된 혈액 수혈은 100% 감염된다. 그러나 모든 혈액은 철저한 검사를 거친 후에 사용되므로 안전하다. 다만 의료여건이 열악한 외국 여행 시에는 급하지 않으면 귀국하여 수혈 받는 것이 바람직하며, 다른 사람의 혈액이 묻은 도구를 사용할 때에는 조심해야 한다. 모자감염(일명 수직감염)은 감염 여성이 임신하면 그 태반을 통하여, 출산과정에서 모체의 혈액에 노출될 때, 출산 후 모유 수유 시에 아기에게 전파되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도 전문의의 도움을 받는다면 안전할 수 있다.
에이즈 상식이 없어 감염 위험행위 후의 불안 끝에 직장을 그만두거나, 가출을 하거나 사업장까지 문을 닫고 심지어 죽기 직전에 상담 전화를 하는 사람도 가끔 있다. 에이즈는 감염된 사람과 성 접촉을 했다고 해서 다 감염되는 것이 아니며, 어떤 증상이 느껴진다고 감염을 꼭 의심할 필요도 없다.
에이즈는 혈액 검사를 통하지 않고는 전혀 그 결과를 알 수 없다. 전국의 모든 보건소에서는 주소지에 관계없이 무료, 가명으로 검사받을 수 있으며, 결과를 본인에게만 알려준다. 검사 결과 양성(걸렸음)으로 진단된 때라도 일상생활로는 타인에게 전파되지 않으므로 모든 생활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감염자가 2천 명을 넘어선 데다 특히 남녀노소, 직업 구분 없이 감염되고 있어 확산 속도는 예전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빨라질 것이다.


◆◆에이즈, 남의 일이 아니다……적극적 예방 절실
에이즈는 더 이상 특별한 질병이 아니라, 성 행동이 가능한 사람이라면 누구든 걸릴 수 있는 질병이다. 에이즈로부터 자신과 가족을 보호하고, 감염인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일소하여 더불어 사는 우리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에이즈에 대한 각계각층의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비감염인에게는 더 많은 홍보와 교육이, 감염인과 환자에게는 부담 없는 치료 환경이 필요하다. 정부의 적극적인 예산의 뒷받침과 에이즈 감염인과 환자에 대한 우리 모두의 차별 없는 시선과 관심, 배려가 적극 요청된다.
국립보건원에서는 에이즈의 전파, 확산을 막기 위해서 에이즈 예방 홍보교육을 강화하고, 국내 HIV 감염의 최대 원인인 성 접촉을 통한 감염을 감소할 수 있도록 콘돔자동판매기 보급과 콘돔 사용 확산을 위한 대국민 캠페인을 펼친치고 있다. 또 누구나 24시간 에이즈와 관련된 충분한 정보와 상담을 제공받을 수 있는 상담전화의 개설 및 운영을 위하여 대한에이즈예방협회 등 관련 민간단체와 더욱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또한, 공신력 있는 국내외 에이즈 관련정보 제공과 감염인을 위한 전문지식과 의료기관 이용 안내, 성별과 연령별에 맞는 맞춤형 정보 제공을 위한 인터넷 포털사이트도 운영할 계획이다.
이러한 일련의 계획들이 결실을 맺기 위하여서는 모두가 에이즈 문제에 관심을 갖고 적극 동참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미 감염된 사람들에 대한 편견과 오해의 시각이 바뀌어야 한다.

◇에이즈치료제 어디까지
수년내 정복하지 못하면 인류 전체 심각한 위기 맞을 수 있어
20세기의 흑사병으로 알려진 에이즈(AIDS)는 과연 언제쯤 완치가 가능할까. 후천성 면역결핍증인 이 질환은 1981년 12월 미국에서 처음 발견된 이후 전 세계 감염자가 1억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될 만큼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HIV’라고 하는 바이러스에 의해 감염되는 에이즈는 진단이 내려지기까지 최고 10년 이상 걸린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이같은 이유로 인해 HIV 감염자가 어느 정도인지 정확한 통계를 잡을 수 없다고 설명한다.
우리나라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다만 2003년말까지 에이즈 감염자수가 최소 1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산하고 있다. HIV는 감염자의 면역 세포를 파괴하면서 지속적으로 증식하기 때문에 환자의 면역 기능이 점차 파괴되고 말기가 되면 에이즈로 전환돼 환자의 100%가 6개월~2년 이내에 사망에 이르게 된다. 때문에 앞으로 수년 이내에 이를 정복하지 못하면 인류 전체가 심각한 위기를 맞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치료제 개발 어디까지 왔나
지금 세계 각국은 그 어느해보다 이 무서운 질환치료제를 개발하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 HIV는 9개의 유전 정보를 가지고 있는 작은 바이러스로 여러단계의 효소반응을 통해 증식을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때문에 지금까지 개발된 치료제들은 이 효소반응을 물리적으로 막아 HIV의 증식을 억제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예컨대 HIV가 복제되는 과정에 약물을 투여해 증식을 억제하는 ‘역전사효소(RT) 억제제’와 HIV가 복제된 후 세포 밖으로 방출되는 과정을 차단하는 ‘단백질분해효소(프로테아제) 억제제’가 대표적이다.
지금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에 의해 승인돼 비교적 효과적으로 에이즈 치료에 사용되고 있는 약물은 대략 20여종에 가깝다. 우선 1987년 글락소웰컴(현 글락소스미스클라인)사가 처음 개발한 지도부딘(AZT)과 1991년 개발된 ‘다이데노신(ddI)’, ‘잘시타빈(ddC:1992)’,‘스타부틴(d4T:1994)’,‘라미부딘(3TC:1995)’,‘네비라핀(nevirapine:1996)’ 등을 들 수 있다. 이들 치료제는 역전사효소 억제제로, HIV가 이 효소를 이용해 백혈구속에서 증식한다는 사실에 착안해 개발된 약물이다.
또 다른 약물은 ‘사퀴나비르(인비라제:1995)’, ‘인디나비어(크릭시반:1996)’, ‘리토나비르(노르비어:1996)’, ‘비라셉트(1997) 라는 단백질분해효소 억제제다. 이들 치료제는 단독으로 사용할 경우 별 효과가 없으나, AZT, 3TC 등 두 종의 RT 억제제와 하나의 프로테아제 억제제를 병행 처방할 경우 HIV를 거의 ‘제로’에 가깝게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칵테일요법이라 한다.

◆◇최근에 개발된 약물
가장 최근에 개발된 약물로는 GSK사가 2003년 10월 FDA로부터 시판 승인을 받은 ‘렉시바(Lexiva)’라는 치료제를 들 수 있다. 같은 프로테아제(protease) 억제제인 이 약물은 1200여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결과 기존 치료제에 비해, 복용량의 엄수사항이 덜 까다롭고 약물 복용시 동반섭취가 불가능한 음식도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효능이나 안전성도 더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앞서 FDA는 2003년 1월 융합 억제제(fusion inhibitor)로 불리는 새로운 계열의 에이즈바이러스약인 ‘후지온(Fuzeon)’을 승인했다. 기존의 약물이 세포 내에서 작용하는 것과 달리, 후지온은 HIV가 사람의 면역세포에 들어오기 전에 차단하는 작용기전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기존의 항바이러스제에 저항성을 가진 HIV에 활성을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한다.
하지만 이런 치료제들이 HIV의 감염 및 AIDS의 완치를 돕는 것은 아니다. 또 모든 환자의 증세를 호전시키는 것도 아니며 환자에 따라 심각한 부작용을 호소, 도중에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약물의 혼합투여로 HIV가 대부분 소멸될 수 있지만 휴지(休止)세포에 잠복하고 있던 HIV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되살아나지 않더라도 잠복성 HIV가 인체속에 오래 동안 숨어 있다가 변이를 계속하면서 언젠가 유전을 통해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인간게놈지도 규명이라는 유전공학의 공헌에도 불구 아직 에이즈 치료제 개발은 험난한 여정을 남겨 놓고 있는 셈이다.
한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과학자들에 의해 HIV가 인체내에서 어떻게 증식하는지 그 작용 메커니즘이 규명됨에 따라 에이즈 백신 개발의 가능성이 높아졌고 환자의 치료의지에 따라 에이즈를 무력화 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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