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떤 계기로 사주학에 입문하게 되셨는지.
명리학을 공부하게 된 것이 올해로 20년째가 됩니다. 처음에는 재미있어서 흥미를 갖고 하게 된 것이 저로 하여금 명리학에 빠져들게 하더군요. 이후로 전문성을 갖추고 심층적으로 파고들게 되면서 오늘날까지 이르게 된 것입니다. 공교롭게도 명리학을 공부하면서 이게 제 팔자 안에 있는 길이란 것을 알게 되고 담담하게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어렸을 때는 “운명이란 게 어디 있어 열심히 노력하면 되지”라고 생각하는 운명부정론자였습니다. 그런데, 운명은 노력을 통해서 취할 수 있는 운명적인 부분과 노력을 아무리 하더라도 취할 수 없는 숙명론으로 나눠진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염세주의 혹은 비관론자 같은 사고방식을 가졌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현실이 그렇습니다. 간혹 명리학을 연구하시는 분들이 이 부분을 이해치 못하고 단순히 책만 들여다보게 되면 ‘운명은 노력하면 바꿀 수 있는 것’이라고 둥글게 얘기를 하게 되는데, 이것은 노력을 통해서도 변화하지 않는 상위개념과 노력을 통해 변화되는 하위개념에 대한 차이를 나누지 못하는 공부가 되어서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운명을 바꿀 수 없다는 말인지.
그것은 아닙니다. 사주는 70% 정도 정해져 있지만 나머지 30%를 위해서는 살아왔던 환경적인 요인과 사회적인 요인 등으로 인해 바뀔 수는 있습니다. 사람들은 삶을 살아오면 수많은 결정을 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운명은 조금씩 개척해 나갈 수 있습니다. 하지만 큰 틀에서의 사주는 변하지는 않습니다. 만약 찾아온 손님이 한달 뒤에 좋지 않는 일이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되면 큰 화를 입지 않게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화를 면하기 위해선 본인의 노력도 필요합니다. 너무 현실 비하적인 비유이긴 하지만 아이큐 70으로 태어난 사람이 남들과 똑같이 열심히 공부한다고 해서 소위 명문대학이라 불리는 곳에 들어가지는 못합니다. 또한 운동신경이 태생적으로 아둔한 사람이 노력한다고 해서 세계무대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그들이 삶의 결정의 시간에 다양한 결정을 할 수 있기에 바보도 충분히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고 운동신경이 뛰어나지 않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코치 및 감독 등으로 변하여 그 위치의 최고의 사람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교훈적인 내용과 현실적인 부분은 분명 차이가 있습니다. 명리학은 이러한 부분에 있어서 냉정하고 무섭기도 하지만, 큰 틀 안에서 자신을 업그레이드 할 수는 있습니다.

20년 이상을 공부하고 청화학술원에서 박청화 선생님에게 지도를 받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상담을 하다 보니 저절로 눈앞에 안개가 걷혀졌습니다. 30년, 40년 이상 공부하신 분들이 들으시면 건방지다고 얘기하실지 모르지만 명리학이란 것이 눈이 뜨이는 것이 중요하고 두 번째로 이에 걸맞는 실력이 있어야 하지만 명리학은 평생을 공부해도 깨우쳐야 할 것이 수없이 많습니다. 사람의 생애를 살피는 기본패턴은 20년 정도 공부를 하게 되면 겸허히 이해하게 되고 도덕적, 인문학적 관점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삶의 공식으로 이해하게 되는 힘이 생깁니다. 그리고 그러한 것들을 매우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에 가장 중요한 것은 공부도 중요하지만 먼저 훌륭한 스승 밑에서 갈고 닦으며 정진하고 자신을 개발하면서 명리학에 눈을 뜨는 것이 핵심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는 박청화 선생님에게 배우면서 명리학에 눈을 뜨게 되었는데, 예언이라 함은 저를 찾아온 사람의 사주를 보면 입체적으로 들여다보게 되면 이 사람의 부모, 형제 등의 사주도 함께 파악, 이 사람이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머릿속에 보입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일어날 일들과 이 사람을 어떤 방향으로 인도해야 좋을 것인지 보이게 됩니다.
창원에서 활동하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서울 역삼동에 덕암철학원이란 이름아래 자리를 틀게 된 것이 2달여 되고 있습니다. 서울에는 아직 소문이 많이 나지 않아 창원에서 활동했을 때 보단 방문하는 손님은 많이 없지만, 새롭게 찾아오는 분들에게 그들의 올바른 삶의 방향을 제시해주고 그들이 저를 통해 삶의 활력을 되찾고 자신에게 맞는 길을 선택, 승승장구 하는 모습을 보면 많은 보람을 느낍니다. 최근에는 저에 대한 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하루에 10명 이상 상담을 하게 되면 제 머릿속도 복잡해져 그 이상의 손님은 받고 있지 않습니다. 머릿속이 복잡할 때는 제가 좋아하는 낚시를 통해 명상을 하고 머릿속을 비워서 돌아오곤 합니다.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제가 창원에 있을 때 어떤 합기도 관장님이 찾아오셨습니다. 그 손님의 사주를 들여다보니 다음해 3월 큰 사고가 있을 것이라고 사주에 나와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손님에게 보험을 많이 들어두고 사고를 대비하라고 전했지만 그 손님은 허무맹랑한 소리라고 하며 제 말을 귀 기울여 듣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다음해 3월 교통사고가 나게 되어 크게 다치는 상황이 일어나게 되어 제 말을 듣지 않았던 것을 후회하고 있다고 손님의 지인을 통해 듣게 되었습니다. 또한 제가 2008년 금융위기를 예견하여 저를 찾는 고객들 중 주식투자를 하게 된 손님에게 이를 알려주고 빨리 팔 것을 충고했으나, 욕심을 버리지 못하여 계속 버티고 있다가 주식폭락으로 모든 것을 잃고 말았다. 반면 제 말을 믿고 따랐던 손님들은 많은 손실을 보지 않았습니다. 이렇듯 저에 말을 참고하여 자신의 운명을 바꾸고자 했었던, 또한 저에 말을 참고하지 않고 자신의 의지만을 믿었던 사람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제 말을 무조건 믿으라고는 하지 않습니다. 저의 역할은 사람들의 안 좋은 일들을 미연에 방지하고 순탄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조언해주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