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행정의 저변확대와 의용소방대 법 제정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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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행정의 저변확대와 의용소방대 법 제정 필요
  • 신현희 차장
  • 승인 2009.11.10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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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속의 소방관’으로서 묵묵히 사회의 구석진 곳을 돌보다

▲ “좋은 사람들이 사랑의 줄을 이으면 세상은 따뜻하고 행복해 질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라는 서울시의용소방대연합회 이양호 회장.
현대는 과학이 지배하는 이성적인 사회다. 수학적인 논리와 이치가 중요시되는 사회, 하지만 세상이 아무리 발전하고 시대가 변해도 ‘나눌수록 작아진다’는 산술(算術)법칙과 반대인 것이 있다. 나눌수록 커지는 ‘사랑’과 ‘기쁨’이 바로 그것이다. 경제가 어렵고 삶이 고달프다고 생각될 때 주위를 한 번 둘러보자. 곳곳에서 펼쳐지는 나눔과 사랑이 사회를 밝히고 절망 대신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런 이웃들이 있기에 그래도 살 만한 세상 아닌가.

‘주민 속의 소방관’으로서 사회 곳곳을 돌보는 역할
“좋은 사람들이 사랑의 줄을 이으면 세상은 따뜻하고 행복해 질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서울시의용소방대연합회 이양호 회장의 말이다. 그는 2008년 연합회장으로 취임 이후 실질적인 ‘주민속의 소방관’으로서 활발한 활동을 보일 뿐 아니라 오랜 봉사의 노하우와 리더십으로 연합회를 이끌어오고 있다. 특히 의용소방대는 다른 봉사와는 달라 몸과 마음이 모두 고된 일이다. 진정으로 봉사의 소명이 없으면 하기 힘든 것이다.
의용소방대의 활동은 일제시대부터 시작되어 60년의 역사가 넘었다. 처음에는 단순히 소방관의 도우미나 보조역할 정도로 인식되었으나 지금은 불우이웃돕기를 비롯, 소외된 곳곳을 돌보는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현재 서울은 22개 소방서에서 1,000여 명의 의용소방대원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매월 각 서에서 4시간씩 교육하고 있다. 또한 각 지역 대장들은 모여서 워크샵을 하는 등 국민의 안전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
이양호 회장은 “소방관들이 불끄고 간 자리, 화마가 휩쓴 삶의 터전을 다시 일으키기 위해 의용소방대원들은 희생과 봉사를 아끼지 않습니다. 뒤처리는 물론 그들의 아픔을 위로하고 보듬어 주는 것까지 우리 몫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라며 “화재는 특히 예방이 중요합니다. 이에 의용소방관들은 재난의 사각지대에 있는 곳곳을 두루 살피고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은 소화기를 흔들어주는 등 실질적인 화재 예방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것이 도심의용소방대의 역할이라 생각합니다”라고 밝혔다.
이렇듯 지역의 빛과 소금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의용소방대는 현재 전국적으로 10만 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하지만 각 시도의 조례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서로 체계가 틀려 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어려움이 있다. 오랜 세월동안 지역의 소외된 곳을 돌보며 힘든 일을 자처하면서도 아직 의용소방대에 대한 홍보부족은 물론 구체적으로 통일된 체계도 없다는 것은 그간 의용소방대에 대한 행정적 관심이 부족했었는지를 말해주는 단적인 예다. 이에 이양호 회장은 제도권 내에서 제대로된 체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 이양호 회장은 지난 2008년 연합회장으로 취임 이후 실질적인 ‘주민 속의 소방관’으로서 활발한 활동을 보일 뿐 아니라 오랜 봉사의 노하우와 리더십으로 연합회를 이끌어오고 있다.
소방행정의 저변확대를 위한 연구
이양호 회장이 의용소방대원이 된 지 16년이 지났다. 이웃을 위한 사랑과 배려는 아버지의 영향이 크다고 회상한다. 충남 태안이 고향인 그는 외과의사인 아버지의 나눔과 봉사정신을 그대로 이어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리포 근처에 병원이 있었던 당시는 하루하루가 사고의 연속, 배에서 불이 나거나 불의의 사고가 닥칠 때면 어김없이 뛰어가 치료하고 사고처리를 했던 아버지를 보고 자란지라 이 회장의 봉사는 이미 몸에 배어 있다.
너무나 올곧은 아버지를 일찍 여읜 그는 곧바로 인천으로 가 우리나라 최연소로 자동차 기술 1급 자격증을 땄다. 이후 꾸준한 자기계발과 연구에 몰두했던 이양호 회장은 누구보다 배움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다. 연세대 정치행정학사, 연세대 경영학 석사를 거쳐 이제는 박사과정을 밟을 예정. 현대사회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소방행정학이 무엇보다 필요한 데 이를 연구하려는 노력과 학문이 부족하다고 생각한 그는 소방행정의 저변확대를 위한 연구를 할 계획이다.
이 회장은 “평소 모임이나 잔치가 있을 때 저는 소화기를 선물합니다. 이는 의용소방대원으로서 당연한 일이기도 하지만 받는 분들도 아주 좋아합니다. 직접 소화기 사용법을 가르치면 소화기 확산뿐 아니라 화재예방을 위한 일석이조의 이벤트가 되기도 하지요. 소화기로 예방할 수 있는 화재는 소방차 열 대 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할 수도 있습니다”라며 생활 속에서의 작은 습관이 큰 화재를 예방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거듭 강조했다.

▲ 이양호 회장이 의용소방대원이 된 지 16년이 지났다. 이웃을 위한 사랑과 배려는 아버지의 영향이 크다고 회상한다. 충남 태안이 고향인 그는 외과의사인 아버지의 나눔과 봉사정신을 그대로 이어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 이웃과 우리 사회를 위한 기도
이양호 회장의 궁극적인 삶의 목적은 ‘하나님의 말씀 따라 사는 삶’이다. 그는 “어렵거나 힘든 일이 있을 때만 더욱 절실해지는 나의 기도지만 한 번도 외면한 적 없이 응답을 해 주시기에 오늘날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저 한 명의 힘은 비록 미약하지만 하나님의 말씀 따라 살기를 원하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힘을 모은다면 보다 어렵고 소외된 이웃을 위해 나눔을 실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웃을 위해 할 일이 얼마나 많은지. 그는 보다 낮은 자세로 삶의 동반자인 내 이웃에 진실한 나눔과 섬김을 실천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남들보다 더 많이 일하고 더 열심히 공부한다. 그렇게 자신에게 주어진 달란트를 충분히 나누어 이 사회에 빛과 소금이 되고 싶다고 한다.
여의도 순복음교회 장로로 있는 이양호 회장은 (주)한길자동차 내에 예배당을 만들어 주일이면 지역민 1,800여 명이 실시간 화상 예배를 드리고 있다. 또한 그는 12명으로 구성된 한길찬양선교단 단장으로, 선교단을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간다. 기타와 섹소폰을 멋들어지게 연주하는 것이 그의 몫이다.
물질적으로만 돕는 것이 봉사가 아니다. 물질보다 기도가 앞서고 마음이 먼저 간다. 이양호 회장은 자신을 위한 기도보다 타인을 위한 기도를 먼저한다. 나보다 내 이웃이 더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하나님의 사랑을 몸소 실천하는 것이다.

▲ 이웃을 위해 할 일이 얼마나 많은지. 그는 보다 낮은 자세로 삶의 동반자인 내 이웃에 진실한 나눔과 섬김을 실천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남들보다 더 많이 일하고 더 열심히 공부한다. 그렇게 자신에게 주어진 달란트를 충분히 나누어 이 사회에 빛과 소금이 되고 싶다고 한다.
세상을 사랑의 띠로 연결시키고 싶다
최근 의용소방대에서 강서구의 어르신들을 초청해 한강투어 이벤트를 진행했다. 바자회 등으로 모은 기금으로 맛있는 것도 대접하고 한강에서 화재진압하는 장면도 연출하는 등 무료한 어르신들에게 잠시나마 즐거운 시간이 되기를 바랬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정치적인 복선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 회장은 “그런 시선 때문에 의용소방대장으로서 지역 어르신들을 모시지 못한다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행동인 것 같습니다. 정치적인 의도가 있었다면 이렇게 떳떳하게 행동하지 못할 겁니다”라며 단호하게 말했다. 그의 진정성이 느껴진다.
“이 사회는 결국 ‘사랑’으로 지속되는 것입니다. 사람에게는 기본적으로 헌신과 봉사의 마음이 있기에 세상이 바르게 돌아가는 것이지요. 사람의 마음 속에 묻혀져 있는 사랑을 양지로 끌어내 세상에 도움의 손길로 이어지게 하는 것, 이것이 제 소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세상을 사랑의 띠로 연결시키고 싶다는 이양호 회장의 바람이 널리 퍼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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