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막 시각세포 진화 기원, 기존 학설 뒤엎는 새로운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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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막 시각세포 진화 기원, 기존 학설 뒤엎는 새로운 발견
  • 김현기 실장
  • 승인 2016.07.12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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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연구재단

[시사매거진]한국연구재단은 미래창조과학부 기초연구사업(개인연구)의 지원을 받은 김정웅 교수(중앙대)·아난드 스와룹(미국 국립보건원) 공동연구팀이 어두운 곳에서 사물을 인지하는 간상 시각세포는 밝은 빛을 인지하는 원추 시각세포에서 발생했다는 진화론적 사실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인간을 포함한 포유동물의 눈은 70% 가량이 간상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연구팀은 이 간상세포의 발생과정에서 원추세포의 흔적을 찾아내는데 성공함으로써 시각세포 발달에 있어 원추세포가 먼저 발생하고 일부가 간상세포로 진화하여 어두운 곳에 적응하게 됐다는 새로운 학술적 논거를 밝혀냈다.

연구팀은 먼저 간상세포에서만 녹색 형광이 나타나는 유전자변형 생쥐를 사용하여 간상세포를 분리했다. 생쥐의 망막을 발생 시기별로 수집한 후 형광 유세포 분석기를 이용하여 순수하게 분리 정제한 것이다. 형광 유세포 분석기 (Fluorescence activated cell sorter, FACS) : 형광으로 표지된 세포 및 작은 단일 입자들을 전기적 특성으로 순수 분리하는 장치로 형광이 표지된 세포와 표지되지 않은 세포를 따로 분리해 담아 낼 수 있다.

이후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방법을 이용한 전사체 분석을 통해 원추세포 특성을 보이는 유전자들의 흔적을 간상세포의 발생과정에서 발견하였다. 이러한 특징은 초기 척추동물인 제브라피쉬(어류)에서는 발견할 수 없었고 포유동물(생쥐)에서만 특이적으로 발생한 것이 실험적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유전자들의 흔적인 이른바 분자화석은 간상세포가 원추세포로부터 기원했다는 결정적 증거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결과는 지금까지 망막을 구성하는 시각 신경세포가 각각 서로 다른 망막 기원 세포에서 유래했을 것이라는 종래의 학설을 뒤엎는 근거를 제시함으로써 노인성 황반변성증, 망막 색소변성증 등 눈 질환의 새로운 치료 접근 단서를 제공했다.

또한 이 연구결과를 토대로 백악기 말 지구에 빛이 차단된 오랜 기간 동안 공룡은 멸종하고 포유동물이 살아 남은 이유에 대한 새로운 해석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포유동물은 시각세포의 진화를 통해서 암흑기에 적응하여 주행성 포식자인 공룡을 피할 수 있었고, 반면 주행성인 공룡은 어둠 속에서 먹이를 찾을 수 없어 멸종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정웅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는 간상세포가 원추세포에서 기원하였다는 결정적 증거를 제시한 것이다. 노인성 황반변성증 및 망막 색소변성증과 같은 눈 질환의 발병 메커니즘의 이론적 근거를 마련하였으며, 복잡한 뇌 조직 등에도 유사한 연구방법을 적용할 수 있어 기초 생명과학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 연구성과는 권위 있는 과학기술 학술지 디벨롭멘탈 셀(Developmental Cell) 2016년 6월 20일자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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