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민족이든 기후와 풍토에 맞는 독특한 양조 방법에 의한 전통주가 있듯 우리나라에서도 전통의 방식을 이어오고 있는 전통주들이 있다. 진도의 대표적인 ‘홍주’역시 옛 선조들의 맥을 이어가는 전통곡주로 유일하게 진도군에서만 전승 제조하고 있다. 진도홍주는 이미 세계 여러 곳에서부터 그 독특한 색과 맛에 매료되어 외국에서 먼저 인정한 우리나라 전통곡주로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맛과 향, 색을 고루 갖춘 전통명주 ‘홍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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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도한샘홍주 이순영 대표 |
진도홍주는 다른 전통주와 달리 6개월 숙성을 거쳐 제조되는 웰빙주로 술의 빛깔이 붉어 붉을 ‘홍(紅)’자를 써서 홍주라 한다. 찐 쌀과 보리쌀에 누룩을 넣어 숙성시킨 뒤 증류하여 지초를 통과하게 만들거나 지초를 증류주에 침출시켜 그 색과 기능성 물질이 술에 녹아들게 하는 방법으로 빚는데, 먹기도 전에 그 아름다운 색에 반하는 술이다.
진도홍주의 유래는 고려 때 원나라에서 들어온 홍주에서 근원을 찾을 수 있다고 하지만 진도홍주의 주재료인 지초를 당시 몽골 지역에서 재배했다고 보기 어려워 고려 후기 이후 전해 내려온 홍주가 대중화되는 과정에서 진도홍주만의 특징이 만들어진 것이라 보고 있다.
‘홍주’에 사용되는 붉은색 원료인 지초는 ‘자초’, ‘자근’, ‘지치’로도 불리며 지초를 통과한다 해서 ‘지초주(芝草酒)’라고도 한다. 지치는 예로부터 혈액순환 촉진과 해열, 해독, 소염제로 많이 이용해 왔다. 지치 색소 추출물은 또 뼈 조직을 파괴하는 파골세포 분화를 억제해 관절염으로 인한 뼈 조직 파괴를 막아주는 효과 역시 입증됐다.
농촌진흥청은 국내 산야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 약초 지치의 뿌리에서 분리한 시코닌(shikonin)계 붉은 색소 성분(RE803A)이 관절염 치료 효과를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처방되고 있는 관절염 치료제의 72% 감소와 비슷한 항염증 효과라고 농진청은 밝혔다.
대한명인이 만드는 진도한샘홍주
맛과 향, 색을 고루 갖춘 전통명주로 유일하게 진도군에서만 전승 제조하고 있으며 지리적 표시제가 적용되어 있어 진도 지역에서만 생산할 수 있다.
진도군 내에서도 홍주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진도한샘홍주 영농조합법인의 이순영 대표는 1984년 친정어머니로부터 홍주 제조 기술을 전수받아 전통방식을 고집하며 지금껏 홍주를 만들어 오고 있다.
진도홍주는 다른 소주와 달리 증류된 소주를 지초뿌리를 넣은 삼베주머니에 통과시키면서 선홍색 홍주가 만들어진다. 이는 전라남도 지정 무형문화재 제26호로 지난 2012년 별세한 허화자의 제조비법을 2007년 진도군에서 13단계의 표준 모델로 만들었다.
이순영 대표는 “가능보유자만 있는 다른 전통주와는 달리 ‘진도전통홍주보존회’가 기능보유단체로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라며 “그중 군수품질인증을 받은 진도한샘홍주 영농조합법인과 5개 업체가 운영되고 있다”라고 설명한다.
진도한샘홍주는 지난 2001년 4월 제조면허를 취득하고 2001년 12월 리큐르 제조 신고 시설공사 착수, 2003년 12월 리큐르 제조 신고 시설 준공을 하며 전통의 맛을 그대로 살린 진도홍주를 생산하고 있다.
현재 진도한샘홍주는 진도한샘찹쌀홍주 1호 40%(700㎖), 호랑이찹살홍주 2호 40%(700㎖), 주전자찹쌀홍주3호, 루비콘홍주(군수품질인증제품)3호 40%(700㎖), 루비콘홍주(군수품질인증제품)4호 40%(500㎖), 루비콘홍주(군수품질인증제품)5호 40%(375㎖), 루비콘홍주 선물세트(군수품질인증제품)5호 40%(375㎖), 루비콘홍주(군수품질인증제품)8호 40%(400㎖*2), 진도한샘홍주 1호 40%(700㎖), 진도한샘홍주 2호 40%(400㎖), 진도한샘홍주 7호 40%(1,800㎖), 진도한샘홍주 60%(700㎖), 진도한샘홍주 9호 40%(2,000㎖), 진도한샘홍주 2L 60%(2,000㎖), 진도한샘홍주 미니어처 40%(50㎖) 등 세트로도 출시되어 선물용으로 인기가 높다.
진도군은 맛과 향, 색을 고루 갖춘 전통명주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지난 2009년 7월 7일을 홍주의 날로 지정하는 한편 진도홍주 공동브랜드 ‘루비콘’과 ‘아라리’를 만들어 진도군을 대표하는 전통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홍주의 품질 향상을 위한 국제 심포지엄 등 다양한 마케팅을 추진해오고 있으며, 일본·중국 전통주 전문가와 교수 등을 초청해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있다.
진도군의 이러한 노력이 바탕이 되어 진도홍주는 2007 대한민국 대표 브랜드 지자체 전통주 부문 대상에 선정되었다.
자긍심으로 전통주의 맥을 이어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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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주를 만든다는 것은 자긍심과 자존감 없이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며, 늘 정성과 노력이 필요하다. |
지난 2007년 10월 사단법인 대한명인 문화예술교류회에서 제 07-186회 전통주/진도홍주 분야 대한명인에 선정된 이 대표는 “전통주를 만든다는 자긍심과 지존감 없이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고 강조하며 홍주예찬을 한다.
역량을 갖춘 사람이라고 해도 진도홍주의 후계자가 되기 위해서는 인내와 끈기가 필요하다는 이 대표의 생각이다.
30여 년 전 친정어머니로부터 홍주 제조 기술을 전수받아 지금껏 홍주를 만들어 오고 있는 대한명인 이 대표는 “전통주를 만든다는 것은 자긍심과 자존감 없이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며, 늘 정성과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한다.
지금껏 진도홍주를 만들어 온 이 대표는 “오래전 진도홍주 제조면허 없이 집에서 술을 만들다가 1999년 해남세무서 부정주류단속반에 적발되어 벌과금 100만 원 이상의 벌금을 낸 적도 있다”라고 회고한다. 이 대표의 진통주에 대한 열정과 노력이 엿보인다.
이 대표는 “진도한샘홍주는 이러한 옛 선조들의 맥을 이어가는 전통곡주로서의 자존심을 유지하는데 한층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