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방식 통해 수확·가공하는 서남해의 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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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방식 통해 수확·가공하는 서남해의 보석
  • 채규진 부장
  • 승인 2016.07.08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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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의 자존심·대한민국의 특산품 ‘멸치신랑 새우각시’

서남해 국립해상공원과 인접한 전라남도 진도군은 오염되지 않은 청정해역과 풍성한 수산물로 유명한 보배의 섬이다. 풍부하고 싱싱한 수산자원을 갖춘 이곳에 터를 잡은 ‘멸치신랑 새우각시 영어조합법인’은 지난 2002년 설립됐다. 진도 앞바다에서 잡아 올린 멸치를 비롯해 홍새우, 김, 다시마 등 건어물을 생산 판매하며 진도를 대표하는 건어물 유통 판매전문기업으로서 연간 매출의 20%를 재투자해 끊임없이 발전을 이뤄가고 있다.

‘멸치신랑 새우각시’는 진도산 수산물만을 고집한다. 특히 진도멸치는 서남해 청정바다에서 재래방법인 낭장망으로 수확한다. 최상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잡은 즉시 선상에서 천일염을 넣고 삶아 햇볕에 말린다. 때문에 영양소가 그대로 보존돼 담백한 맛을 자랑한다.

선홍빛을 띠는 새우 역시 남다르다. 일반적으로 새우는 바닷물로 씻지만 ‘멸치신랑 새우각시’는 민물로 씻는다. 무게는 덜 나가지만 짜지 않고 고소한 맛을 내기 위해서다. 일반적인 새우가 붉은색을 내는 것과 달리 선홍색을 내다보니 약품처리를 한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맛을 본 사람들은 그 진가를 단번에 알아본다.

멸치와 새우의 선별과정도 남다르다. 생산자가 한 번, 포장과정에서 한 번씩 두 번의 꼼꼼한 선별과정을 통해 최상 품질의 상품만 공급한다.

김학 대표는 “아무리 좋은 상품도 선별이 잘 이뤄지지 않으면 좋은 값을 받지 못한다”라며 “초기에는 어업인들의 불신과 대도시 중개상들의 담합 때문에 고생도 많이했다. 까다로운 선별 방법에 대해 불만을 갖는 어업인들도 많았지만 최상의 상품을 공급해 경쟁력을 갖추는 것만이 살길이라고 각고의 노력으로 설득한 끝에 오늘에 올 수 있었다”라고 회고했다.

 

제품 다양화와 품질 고급화로 승부

   
▲ 멸치신랑 새우각시 영어조합법인 김학 대표

어류를 많이 보고 접하는, 바다 근처에 사는 사람들은 육안으로 싱싱한 상품을 구별할 수 있지만 일반적인 도시 사람들이 멸치를 눈으로 보고 품질을 알 수 있을까.

수년 전 김 대표는 땀과 노력, 정성을 들여 생산한 멸치를 싣고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를 찾았다. 아파트 단지 내에서 열리는 진도 특산품 판매 장터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다.

“처음에는 ‘멸치신랑 새우각시’를 알아봐주실까 반신반의했습니다. 처음 두려움과 달리 사람들의 호응이 좋았고 싣고 간 멸치가 금새 동이 났습니다. 당시 일반적인 홍새우는 1kg에 6000원 정도 했는데 저희 상품은 1kg당 2만 원이 넘는데도 불구하고 날개 돋힌 듯 팔려나갔습니다. 그동안 품질에 매달리며 노력해온 결과물을 얻은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그간 자신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에서 자신감을 얻은 김 대표는 매출은 적어도 품질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후 인터넷 판매만으로 연간 7억 원의 수익을 올릴 만큼 승승장구했고 지금의 ‘멸치신랑 새우각시’를 이룰 수 있었다.

김 대표는 상품의 품질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의 인식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서 각고의 노력을 펼쳤다. 전국 시도 31명의 부녀회장을 진도로 초청해 시식행사를 열고, 진도 수산물의 우수성을 알렸다. 까다로운 주부들의 입맛까지 공략한 ‘멸치신랑 새우각시’는 현재 지역 부녀회에 직거래로 제품을 납품하고 있으며 대형마트와 유명 백화점에서도 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김 대표는 이러한 여세를 몰아 다양한 직거래 유통 라인을 확보하고 수요가 급증한 인터넷 판매에도 심혈을 기울여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는 “우리 조합법인이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제품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입니다”라며 자평했다.

소비자뿐만 아니라 공공기관으로부터 맛과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 2004년과 2007년 ‘전라남도지사 품질인증’을 획득했으며 2006년에는 김 대표가, 해양수산부장관 선정 ‘신지식인상’을 수상하며 관련 업계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2015년 제9회 수산신지식인 학술대회’에서 기술혁신대상을 수상하면서, 수산물 가공과 유통 관련 전자상거래 시스템 구축에 따른 수산가공품 수요 확대에 기여하고 혁신적인 도전정신과 아이디어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정성을 다 하면 반드시 성공한다”

   
▲ 멸치신랑 새우각시는 진도 앞바다에서 잡아 올린 멸치를 비롯해 홍새우, 김, 다시마 등 건어물을 생산 판매하며 진도를 대표하는 건어물 유통 판매전문기업으로서 연간 매출의 20%를 재투자해 끊임없이 발전을 이뤄가고 있다.

지금에야 진도 생산품 전도사가 됐지만 IMF 이전까지 김 대표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IMF라는 거대한 태풍에 휘말려 모든 것을 잃었을 때 지인의 권유로 진도로 내려온 것이 신의 한수였다.

도심 속 세상은 풍비박산이 났지만 진도 바다는 여전히 사계절 멸치, 홍새우, 김, 미역, 다시마 등 다양한 수산물들이 풍족하게 생산되고 있었다.

다만 경쟁력을 갖고 사업화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남다른 무언가가 필요했다. 김 대표는 제품의 선별과 품질 향상에 대한 노력부족으로 인해 소비자 선호도가 낮음을 인식하고, 진도산 수산물을 수매해서 직접 작업 후 규격화, 고급화 시켰다. 목포어판장에서 경매되는 품질 좋은 진도산 수산물을 확보하기 위해 중매인 자격도 취득했다.

최근에는 중국, 베트남, 미국 등을 겨냥한 김 스낵과 조미김을 생산하는 제2공장 설립 계획과 진도 특산 진도 멸치, 미역, 톳 등 다양한 건어물 수출을 준비하고 있다.

그렇게 수매한 수산물의 종류를 늘리고 포장을 현대화하고,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펼쳐 인지도를 높여갔다. 뿐만 아니라 어민들의 소득 증대를 위해서 어업인들이 바라는 ‘수산물 제값받기’에 앞장서기도 했다. 지역과 상생하는 삶을 실천해온 김 대표는 지금도 이익금의 일부를 부녀회와 불우이웃을 위해 기부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김 대표는 “지역 명품이라는 명예를 걸고 최고의 상품을 공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라며 “정직한 신용과 믿음을 자산으로 최상의 선도 유지를 통해 국민 건강에 기여할 것입니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아울러 그는

값싼 외국산 농수산물에 밀려 국내산이 설 자리를 잃어가는 요즘. 김 대표는 생산자로서의 이익만 추구하기 보다는 순수한 국내산 상품을 고집하며 우리 것의 좋은 점을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전통 방식으로 수확하고 가공한 질 좋은 먹거리 공급을 통해 국민 건강에 기여하겠다는 그의 목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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