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 작업은 군수품 보급을 위한 직무수행으로 보아야

권익위는 ‘순직’ 인정 여부에 대해 단순히 사망자의 직무수행 행위 자체만을 보지 말고 당시의 시대적 상황, 부대와 직무의 성격, 사망 이유, 국가에 대한 희생과 공헌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故 김 모 씨는 1954년 처자식이 있는 서른 살의 늦은 나이로 육군 최전방 전초부대(GOP, General Outpost)에 입대했다가 부대 식량공급을 위해 軍부대 영내 농장에서 작업 중 땅 속에 묻혀있던 총유탄이 폭발해 1957년 사망했다.
고인의 아들은 2014년 관할 보훈청에 아버지를 국가유공자인 ‘순직 군경’으로 등록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관할 보훈청은 고인의 사망 시의 직무가「국가유공자법」상의 국가의 수호 및 안전보장 등과 직접 관련이 없다며 단순 재해로 보고「보훈보상자지원법」상의 ‘재해사망 군경’으로 결정했다.
이에 고인의 아들은 “아버지는 단순 재해로 사망한 것이 아니라 軍 복무 중 직무수행 중에 발생한 폭발로 사망했으니 순직군경으로 인정해 달라” 라며 권익위에 민원을 제기했다.
권익위의 조사 결과, 고인은 6.25 전쟁이 종료된 직후 준 전시상태인 1954년에 고지전이 치열하게 전개됐던 최전방 부대에서 軍 복무를 했으며 그 지역 일대는 지뢰, 수류탄, 총유탄 등이 산재했던 위험 지역으로 밝혀졌다.
권익위는 군수품의 원활한 생산·공급 및 조달이 어려웠던 시기에 일반사병인 고인이 했던 농장작업이 軍부대의 식량 공급을 위해 진행됐던 주된 직무수행 중 하나로써 국가유공자의 요건인 ‘군수품의 정비·보급·수송 및 관리’에 포함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고인 자신의 과실로 사망했다고 볼 수 없는 점, 상관의 지시나 보직임무에 따라 작업을 수행했던 점 등으로 미루어 법률규정을 단편적으로 적용하기 보다는 당시의 시대적 상황, 부대와 직무의 성격, 사망 이유, 국가에 대한 희생과 공헌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순직군경 여부를 재심의 하라고 국가보훈처에 의견표명 했다.
권익위 관계자는 “6.25전쟁 직후 위험한 환경에서 군인으로서 국가의 수호 및 안전보장과 관련된 직무를 수행한 고인의 희생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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