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본 4대강 보(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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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본 4대강 보(洑)
  • 박희남 기자
  • 승인 2009.10.28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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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3악(三岳)’살리고 황포돛배 통과…‘명품 보’ 총출동

4대강 살리기 사업의 랜드마크가 될 16개 보(洑, 작은댐)의 디자인이 27일 공개됐다. 기존의 칙칙한 보가 아닌, 주변 자연경관과 지역의 특성을 살린 자연친화적인 보들이 눈에 띈다.

특히 이 보들은 모두 수문을 열고 닫을 수 있는 가동보와 고정보가 혼합돼 있어 평상시 때는 물을 가두었다가 우기나 퇴적물 제거·수질개선 등 유지관리시 수문을 개방하고 홍수위험이 있을 때는 완전 통수함으로써 홍수를 예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보 상류의 퇴적물 배출이 용이하게 설계돼 있어 유수의 흐름을 이용한 수질개선이 가능해 기존 보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수질악화에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공개된 16개 보 디자인은 턴키 1차 실시설계 적격자로 선정된 대림, 현대, GS, SK, 대우, 삼성물산, 포스코, 두산, 현대산업개발, 삼성중공업, 한양건설 등 11개 건설업체가 제시했으며, 직접 보 건설에도 참여하게 된다.

16개 보 디자인의 공통 컨셉은 주변 경관과 인근 지역의 지리·역사·문화적 특색을 고려했다는 점이다. 기존 보가 기능적인 면만 강조해 시간이 지날수록 흉물스러워 지는 현상은 이제 없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낙동강 낙단보의 경우 인접한 낙동강 3대 정자인 관수루에서 아이디어를 따와 보 전망대를 기와 얹은 정자 모양으로 디자인했다. 이 보는 3개의 수문이 있는데, ‘상주 3악(三岳)’을 형상화한 것.

낙단보 설계를 맡은 (주)제일엔지니어링 홍완택 상무는 “지역 어르신들로부터 상주에는 3개의 큰 산(노음산·천봉산·갑장산)이 있다는 말을 듣고, 이를 모티브로 해 수문을 3개로 디자인 한 것”이라며 “이외에도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많이 반영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영산강의 죽산보는 16개 보 가운데 유일하게 배가 다닐 수 있게 디자인해 관심을 끌었다. 현재 영산강에서 운항중인 황포돛배와 나주시에서 건립중인 고대나주선이 보를 통해 오갈 수 있도록 통선문(열린나루)를 설치하겠다는 것.

황포돛배 이동이 가능하게 통선문을 설치하게 될 죽산보.

이러한 아이디어는 지역주민들의 의견에서 착안됐다. 보 시공을 맡은 삼성중공업 이영환 과장은 “황포돛배는 영산강의 대표적인 역사이자 문화로 인식돼 왔기 때문에,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설계한 것으로 안다”며 “이같은 지역친화적 설계로 (통선문이) 하나의 관광자원화될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쳤다.

이외에도 금강 부여보의 경우 백마강을 지키기 위해 돌아온 계백장군이 말을 탄 모습을 형상화 했으며, 낙동강 강정보는 후기 가야시대의 중심이라는 지역특성을 반영해 가야금과 수례바퀴토기 등 문화적 상징성을 모티브로 해 디자인했다.

멸종위기의 국내 유일 2마리의 따오기를 낙동강 살리기의 희망심볼로 도입한 합천보.

또 나주쌀을 형상화한 영산간 승촌보, 멸종위기의 국내 유일 2마리의 따오기를 희망심볼로 도입한 낙동강 합천보, 세종대왕의 한글 독창성과 측우기 과학성 등을 가미한 금강 금남보 등 단순 구조물이 아닌 각 지역의 특성을 고려했다.

이날 공개된 보들은 또하나의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16개 보 모두 이명박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 중 하나인 ‘저탄소 녹색성장’ 개념을 십분 반영해 신재생에너지인 소수력발전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전체 보 길이가 591m에 이르는 한강 이포보의 경우 전체 발전용량이 3000Kw인 소수력발전소가 좌측에 설치되는데, 연간 1만4532Mwh의 전력 생산이 가능한 규모이다.

4대강살리기추진본부에 따르면, 16개 보에 설치되는 소수력발전소를 통해 2억7848만kWh의 청정에너지 생산이 가능해 47만 배럴의 유류대체 및 15만 톤의 온실가스 감축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토부는 보 완공 후에는 강변저류지 등에 민간자본을 유치해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한강 이포보에는 물놀이기가 가능한 수중광장이 설치된다.

보에는 또 지역주민들이 자전거를 타고 보의 양단을 오갈 수 있도록 공도교가 설치되고 전망타워 등이 마련돼 이용객들의 편의시설로 활용된다. 특히 한강 이포보에는 물놀이가 가능한 수중광장과 모래비치 시설인 생태광장 등을 조성해 강과 사람의 융합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

특히 보 주변에는 다양한 어종이 이동할 수 있도록 자연형 어도를 설치해 생태계 단절 문제를 해소하고, 여울과 하중도를 설치해 이동어류의 휴식공간도 제공하는 등 친환경성을 고려하게 된다.

추진본부는 보의 설치로 낙동강 등의 수질이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가동보를 통해 보 상류의 퇴적물 배출과 물의 흐름을 이용한 수질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심명필 4대강살리기추진본부장은 “보를 건설할 때 수리학적으로 안전한 보를 만드는데 주안점을 둘 것”이라며 “또, 친환경적이고 지역경과 및 특성과 어우러지는 보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편, 추진본부는 보를 일반인들에게 공개하고 지역주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해 ‘온라인 보 품평회’ 이벤트를 실시한다. 이벤트는 10월28일부터 11월6일까지 4대강살리기 홈페이지(www.4rivers.go.kr)에서 진행되며, 투표를 통해 16개 보 가운데 우수디자인 보를 선정하고 추첨을 통해 다양한 경품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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