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주 '아름다운 은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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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주 '아름다운 은퇴'
  • 백아름 기자
  • 승인 2009.10.22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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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체전서 마지막 완주 우승으로 마쳐

"큰 짐을 내려놓은 것처럼 마음이 편합니다."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의 아름다운 레이스가 마침내 끝났다.

이봉주는 21일 대전에서 열린 제90회 전국체전에서 마지막 레이스를 우승으로 장식하며 20년 화려한 마라톤 인생을 마무리했다. 그는 남자일반부에 고향인 '충남' 대표로 나와 42.195㎞를 달린 뒤 2시간15분25초의 기록으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은퇴 무대에서도 녹슬지 않은 실력을 뽐낸 이봉주는 대회를 마친 뒤 "후배들에게 모범을 보이고 물러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뜻대로 된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이봉주는 19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1위에 3초 뒤진 2시간12분39초로 은메달을 따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냈고 2001년 최고 권위의 보스턴마라톤에서 우승하며 승승장구했다. 특히 2000년 도쿄마라톤에서 기록한 2시간7분20초의 기록은 현재까지 한국최고기록으로 깨지지 않고 있다.

위기도 있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는 14위에 그치며 '한물간 선수'취급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다시 일어섰다. 2007년 서울국제마라톤에서 막판 대역전극을 펼치며 2시간8분4초로 정상을 밟아 6년 만에 국제대회에서 우승컵을 안았다.

그는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에서 28위에 그친 뒤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고, 결국 이날 레이스를 끝으로 20년 마라토너 인생에 마침표를 찍었다.

마라톤 인생 20년 동안 소속팀의 해체, 발바닥 부상 등으로 여러차례 시련이 찾아왔지만 그 때마다 특유의 성실함으로 극복해 내며 끈임없이 다시 일어서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잠시도 한 눈 팔지않고 마라톤 외길 인생을 달려온 그에게서 국민들의 가슴은 다시금 뻐근 해지곤 했었다.

이봉주는 이날 대회를 마치고 "앞으로의 계획은 아직 생각하지 않았다. 당분간 쉬면서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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