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 이세돌과 알파고가 또다시 격돌했다. 이번 격돌은 국회에서 벌어졌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두 사람이 나란히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을 언급하며 정치 마케팅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먼저다'라는 문 전 대표와 과학기술 발전과 혁신을 강조하는 안 대표의 정치적 메시지가 충돌하는 것이다. ▲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가 한 장소에서 스쳐지나가고 있다.(사진=뉴시스)
문 전 대표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세돌은 승부에서 알파고에게 졌다. 하지만 이세돌은 영웅이 됐다. '바둑의 낭만을 지키겠다', '이세돌이 진 것이지 인간이 진 게 아니다' 등의 말은 그 어떤 정치가의 연설보다 사람들의 마음 속을 파고들었다"라며 "대중을 휘어잡은 이세돌의 조용한 웅변이 부럽다. 승리 후 '한판의 승리가 이렇게 기쁠 수 없다'라며 환하게 웃던 이세돌의 얼굴이 떠오른다. 그의 웃음이 인류에게 희망과 기쁨을 줬다"고 극찬했다.
그러면서 "정치는 바둑을 통해 배우는 점이 많다. 작은 희생을 감수하며 훗날을 기약해야하고 작은 것을 버리고 큰 곳으로 나아가야하는 것이 정치"라는 문 전 대표는 "저도 대한민국의 부조리와 불공정, 반칙과 특권들로부터 'Resign(물러나다)'을 받고 환하게 웃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와 함께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더욱 적극적으로 '알파고'를 언급했다. 과거 IT전문가로 활동한 안 대표의 전적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지난달 19일 서울시 동대문디자인프라자에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에서 축사에서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바둑 대결은 모두에게 충격과 감동을 줬다. 미래 변화는 급격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다가오는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제2의 과학기술 혁명과 교육혁명, 창업혁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3월 이세돌 9단과 알파고와의 대결 당시 '인공지능과 바둑 심포지움 콘서트'에 참여해 경기를 관람한 안 대표는 "바둑이 취미고 정보기술(IT)은 주 분야다. 두 가지가 만나는데 어떻게 빠지겠느냐"고 말하며 "앨빈토플러는 회사는 시속 100마일, 사회단체는 시속 90마일, 가족은 시속 60마일로 변하고 정치는 시속 3마일로 변한다고 말했는데, 이 느려터진 낡은 정치를 좀더 빠르게 변화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3월에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에서도 "알파고의 연승에서 인류가 느끼는 엄청난 충격과 두려움이 있다"며 "그러나 미래는 피할 수 없는 우리의 내일이다. 익숙한 낡은 것과 이별하고 낯선 새로운 상상력이 필요한 때"라며 정치혁신을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