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사주지는 교구 대중 위한 시자”
8월24일, 마곡사 주지 선출을 위한 산중총회에서 대중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주지에 당선된 원혜 스님, 당선 뒤 스님은 주지로서의 일성으로 “본사주지는 교구 대중을 위한 시자”라고 규정했다.
원혜 스님은 “본사 주지는 군림하는 자리가 아니라 말사 스님과 불자 등을 위해 심부름꾼 역할을 하는 자리입니다. 앞으로 마곡사는 기도와 수행만 하는 곳이라는 고정관념을 벗어나 시민들이나 종교가 없는 사람들도 와서 마음을 닦고 정화하면서 평화도 찾을 수 있는 곳으로서 많은 사람들이 쉬어 갈 수 있는 마음의 쉼터를 제공할 것입니다. 앞으로 저의 소임은 불자님들뿐만 아니라 마곡사를 찾는 모든 이들이 평안을 얻고 늘 긍정의 에너지를 마음에 담아갈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심부름을 하는 ‘시자’입니다”라고 취임소감을 대신했다.
그 동안 원혜 스님은 갈수록 침체되어가는 지역 포교에 활기를 불어넣는 동시에 한국 불교의 미래라 할 수 있는 어린이, 청소년 포교의 활성화를 위해 어린이 법회인 룸비니 지도법사를 시작으로 대불련, 청년회 등의 지도법사를 맡아 미래 포교에 열정을 쏟아왔다.
원혜 스님은 “가장 바람직한 포교 모델은 도시와 농촌 사찰의 결연이라고 생각합니다. 세간에서도 도시와 농촌이 결연이나 연대를 통해 서로가 상승발전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듯이 우리 교계에서도 도심 사찰과 농촌 사찰이 결연한다면 바람직한 공존, 공생의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강남 봉은사의 주지로 재임할 당시 불교생활협동조합을 만들어 도농 직거래를 하면서 소박하게나마 소외계층을 위한 보시행을 실천했었습니다. 대도시 포교활동의 경우에는 정신적으로 방황하고 있는 청소년들과 갈등이 있는 부부들을 위해 자원 봉사자들과 함께 무료 상담을 했고, 고령화로 인한 노인문제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이런 포교 활동을 통해 얻은 깨달음과 지혜를 앞으로도 많은 불자들에게, 지역 주민들에게 전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몇 해 전부터 템플스테이를 상설해 불자는 물론 이웃 종교인, 일반인들에게도 불교의 가르침과 수행을 더욱 쉽고 편안하게 체험하고 배울 수 있도록 배려해 온 마곡사에는 최근 마곡IC의 개통으로 접근성이 더욱 용이해짐에 따라 템플스테이를 체험하려는 이들의 발길이 부쩍 늘었다. 기존의 템플스테이에 마곡사의 3대 지표에 관련된 수행, 생태 프로그램을 가미해 수행의 질적 향상을 꾀한다는 것이 스님의 복안이다.
원혜 스님은 “템플스테이로 이름난 우리 마곡사는 몸과 마음이 지치고 힘든 사람들이 편안하게 쉬면서 희망의 에너지를 충전해 갈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마음을 다스리고 관찰할 수 있는 차 명상이나 참선과 같은 수행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으며 사찰에서의 소소한 즐거움을 체험할 수 있는 ‘소박한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도시와 농촌 공동체’의 일환으로 일하면서 참선하는 ‘선농일치(禪農一致)’도 실천하겠습니다. 생태농장을 경작해 직접 농사도 짓고, 도시인이 마곡사의 농장에서 자연의 소중함을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마곡사는 보다 많은 이들이 템플스테이에 동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충정지역에 기반을 둔 기업들의 연수와 가족명상, 부부명상, 실직 및 학생-직장인을 위한 계층별 템플스테이를 상설,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공주지역 관광의 활성화를 꾀하기 위해 지금은 공주시청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매주 토요일 저녁, 마곡사 관광지 야외무대에서 천년고찰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마곡사 토요무대’를 열어 마곡사를 중심으로 한 문화공동체를 구현하고 있다. 마곡사가 발원하는 마음을 맑게 하는 수행공동체, 자연과 하나 되는 생태공동체, 이웃의 고통을 보듬는 나눔 공동체는 바로 사람이 부처님의 성품을 닮아가는 세상이다.
![]() 그리고 늘 깊은 향내가 나는 사람이 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향을 싼 종이는 향내가 나고 생선을 싼 종이는 비린내가 나는 법입니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사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진다는 말이지요. 저도 아직은 그런 사람이 되지 못해 그러한 발심(發心)을 되새기기 위해서 이 말을 자주 쓰곤 합니다. 이런 사람들이 많이 있다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아울러 자신의 행복과 평안을 위해서라면 진심으로 타인을 먼저 행복하고 편안하게 해줘야 합니다. 다른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지 못하고 행복하게 해주지 못한다면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없습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정이 오고가는 마음의 씨앗을 심고 가꾸는 일에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것이 불성(佛性)이고 자량심(資糧心)입니다. 저 또한 이러한 꽃씨들을 마곡사를 방문하시는 모든 분들께 나눠드릴 것을 약속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