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성(性) 문화전을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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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성(性) 문화전을 가다
  • 글/노혜란 기자
  • 승인 2004.07.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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性, 호기심을 지식으로 깨우다
성문화가 달라지고 있다. 적어도 한국의 성문화는 시대에 따른 변천을 넘어서 이제는 세대가 공유할 수 있는 문화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밀실 속에서 은밀히 논하던 때를 지나 공중파와 전시회 등을 통해 가족과 사회가 함께 논하며 지식을 내려주는 시대가 왔다.


음지문화를 드러내 가족문화로 완성하는 2004 세계성문화전
특히 성문화 전시회는 종래 보수성과 음란성의 이중적 가치관이 혼재하고 있던 우리나라에서 건강한 성의식이 확고히 자리 잡는 효과적 대안이 된다.
컬렉션 업체 ㈜솔로몬의 김민석 대표가 지난 20여년간 60개국에서 수집한 1,000여점의 애장품을 공개 전시한 '세계性문화전'(5월 26일~7월 6일)은 이러한 사회 흐름을 반영하고, 성에 대한 이야기를 양지로 끌어냈다.
서울 여의도 63빌딩 1층 이벤트홀에서 열리고 있는 이 전시회는 시대와 장소를 초월해 인류문명과 함께 해 온 '성'에 대해 보다 정확하고 폭넓은 이해를 돕고, 온 가족 모두가 공통의 화제로서 성을 논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자 하는 취지로 마련됐다.
어린이·청소년을 위한 성교육관, 아프리카관, 유럽관, 아메리카관, 아시아관, 성인관 등 총 7개 전시관으로 나누어 아프리카 겔레데 부족의 다산 기원 마스크, 유럽의 정조대 사진, 위트와 해학이 돋보이는 '응큼한 개구리' 삽화와 실물크기의 섹시한 '마릴린 먼로' 인형, 일본의 춘화등 나라별 춘화도, 조각상, 조형물 등 성문화 예술품을 전시하고, 19세 이상 관람할 수 있는 성인관에서는 세계에서 수집한 다양한 자위기구도 전시하고 있다.
또한 성문화 예술품에 대한 숨겨진 이야기도 들려주고 있어 관람의 재미를 더했다.
예를 들어 11~13세기 서유럽에서 유행한 정조대는 슬픈 사연을 간직하고 있다. 아내의 부정을 막으려고 채운 정조대 열쇠를 친지나 친구에게 맡겼는데, 오히려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히는 경우를 당했다거나, 대-소변 뒤처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부인이 위생 문제로 자살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좁은 나라에서 난잡한 성행각이 소문날까 두려워 상류층이 썼다는 베네치아 가면은 카사노바나 바람난 귀부인이 얼굴이 드러날까 두려워 사용되었다. 중국인은 전족을 이용해 상상하기도 힘든 규방비기를 48가지나 개발했다고 한다.
김민석 대표는 "아프리카 지역은 순수하게 다산을 기원하는 생산적인 의미의 성문화가 주류인 데 반해 유럽은 난잡하고, 아시아의 성은 무척 절제돼 있어 지역별로 두드러진 성문화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며 "'사랑'이 깃들지 않은 물건은 동물적인 쾌락만 추구하는 것이어서'즐거움'을 엿볼 수 없지만 사랑이 깃든 성문화 예술품, 즉 인간의 본능을 예술로 승화시킨 작품은 전혀 외설스럽지 않다. 인간의 본능을 예술로 승화시킨 작품을 통해 많은 이가 순수한 성과 사랑을 발견했으면 좋겠다"며 작은 바램을 내비쳤다.
관람객들은 전 세계 성문화에 대한 소개를 통해 성에 대한 인식과 문화의 변천사를 한눈에 볼 수 있고, 가족·연인끼리도 부담없이 성의 실체를 함께 고찰 할 수 있는 기회에 더없이 만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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